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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카지노 소개
누군가 나에게 “지금 당신의 가장 강력한 업무능력을 하나만 꼽는다면?”이라고 묻는다면, 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컴퓨터 활용 능력입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코딩 작업자처럼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조금씩은 다 할 줄 안다.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 한글 같은 문서 프로그램에서부터 병원의 EMR전산과 물류
좋은 것은 나중에?
연재중
며칠 전 선물 받은 차를 꺼낸다. 짙은 녹색 상자에 고급스러운 금색 실로 다즐링이라고 적혀 있다. 뚜껑을 열자 얇은 종이에 싸인 티백들이 가지런히 들어 있다. 선물 받은 날 향을 맡아보고는 그대로 그릇장 안쪽에 넣어두었다. 아무 날에나 마시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물을 끓이다가 생각하니 우습다. 차 한 잔 마시는 데도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가 싶어서다.
웃어도 되나요?
연재중
아이와 함께 김성미 작가의 그림바카라 《인사》를 읽으면서 과연 누가 인사하기 눈치 게임에서 승자가 될 것인지 궁금했다. 그림바카라을 다 읽고 아이에게 둘은 왜 먼저 인사를 하지 않는 걸까 물으니 자존심 때문이라고 했다. 서로 눈치를 보며 인사를 피하는 두 주인공의 심리는 이상해 보였지만 낯설지 않았다. 나에게도 마음을 숨겨야 할 순간들이 있었다. 좋아도 그렇게 좋
아이 신발 팝니다, 3,000원
연재중
시계를 바라본다. 오후 7시 35분이다. 하원하고 온 두 딸과 놀이터에서 놀아주고, 집에 와서 옷 갈아입고, 저녁 먹이고 씻기고 한숨 돌리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었다. 둘이서 같이 놀면 조금은 쉴 수 있으련만, 아직은 둘째가 어려서 쉽지는 않다.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 첫째와는 보드게임을 하며 놀아주고, 그사이 내 품을 파고들어 와 판을 깨는 둘
우리는 왜 할인한다는 말에 약해질까
연재중
마트에 가면 평소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던 물건 앞에서 발걸음을 멈출 때가 있다. 빨간색으로 큼지막하게 적힌 할인 문구 때문이다. 평소보다 30% 저렴하다는 안내나 오늘만 특별 가격이라는 문구를 보면 괜히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당장 필요한 물건도 아니고, 원래 구매 목록에 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온라인 쇼
빠르기
연재중
피아노 두드리기. 내 시간 한편에 당당히 자리한다. 특별하되 평범한 시간. 그날은 신기하다. 특별함이 조금 더 우위를 점했으니. 거북이처럼, 자그마한 숫자를 쳐다본다. 평범하다. 그 모가지를 붙든 채, 오른손 각 부위를 하나씩 더듬는다. 평범하다. 왼손도 합세시킨 다음, 하나하나 박자를 맞춰본다. 평범하다. 반복을 통해, 4마디 정도를 지그시 이어본다. 역
나의 반려식물, 스파티필름
새로 시작하는 원예 수업 첫 시간은 공기 정화식물 심기를 한다. 실내식물 키우는데 필요한 기본 지식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 정화식물은 계절 영향을 받지 않고 판매하여 1년 내내 꽃 시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관엽식물은 다양하다. 관음죽, 드라세나, 고무나무, 산세베리아, 선인장, 스파티필름 등 50여 종류가 있다. 그중
서울과 제주도의 회식 문화
오늘 가을 운동회가 끝나고 직원회식이 있었다. 회식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와! 애슐리 간대. 어차피 밥만 먹고 그냥 올테니까 맛있는 거나 한 번 먹지!' 이런 생각 외에는 어떠한 기대가 없었다. 작년 3월, 서울로 다시 올라왔을 때 직원 환영식이 있다고 해서 한껏 기대를 했었다. '이참에 선생님들이랑 많은 이야기를
AI는 공감할 수 있을까?
연재중
지인 중에 매일 저녁 AI와 대화를 나누며 위로를 받는 사람이 있다. 하루를 마치고 AI에게 말을 걸면 이런 질문이 돌아온다고 한다. “오늘 힘들었지?” AI가 자신을 걱정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 사람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 한마디에 마음이 풀리고 누군가 자신의 하루를 알아주는 것 같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AI가 내 마
가을이 머무는 증평
충청북도 증평군은 이러한 가을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도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면적이 크지 않지만 자연과 도시의 생활공간이 가까이 연결되어 있으며 주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 중심에는 증평읍을 가로지르는 보강천과 오랫동안 지역의 쉼터로 사랑받아 온 보강천 미루나무숲이 있다. 10월 중순에
온라인 게임에도 마음을 터놓을 사람 한 명은 필요하다
동료 선생님들과는 철저히 비즈니스 관계라고 생각하는 나는, 개인적인 시간을 그들과 보내는 일이 별로 없다. 학기에 한 번쯤 젊은 선생님들끼리 모이자는 얘기가 나오지만, 그마저도 적당히 둘러대고 빠지는 일이 많다. 그 자리에서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에 있으면 갑갑하고, 스스로 수동적인 인간이 된 느낌이 들어요. 그런 내 모습이
큰 성과다 그래도
연재중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호텔 1층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아빠와 숙소 주변을 잠시 산바카라했다. 한적한 아침 거리엔 새들의 지저귐만이 들렸다. 약하게 비가 내리고는 있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잠시 비가 내리다 또 금방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 물놀이를 예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래시가드를 입었고, 아빠는 옷 안에 수영복을 미리 챙겨 입으셨다. 우리의
슬리퍼
가족들과 오랜만에 방아머리 해수욕장에 갔다. 해양 생물을 좋아하는 둘째 덕분에 우리는 일 년에 세네 번은 꼭 갯벌에 가거나 낚시를 하는데, 올봄에는 이사와 전학으로 인해 갯벌체험과 낚시는 생각도 못했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 우리 가족의 매년 루틴인 갯벌 체험을 하러 나섰다. 아침에 일어나 물때를 확인하고, 플라스틱통, 갈퀴와 호미, 마실 물을 준비
하늘이 비치지 않아도, 우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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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의 새벽을 보러 가기 전날, 저녁은 콜롬비아 분들과 함께 먹었다. 스페인어만 쓰시는 분들 사이에 있다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팀으로 옮기기는 했지만, 식당 자리가 한쪽은 여섯 자리, 다른 쪽은 네 자리로 되어 있어서 밥은 다시 이쪽에서 먹게 됐다. 뭐, 난 좋았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분위기도 좋고 다들 친절하셨으
피해자 자리에 오래 머물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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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미소를 걷어내면서 한 가지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억울함에 파묻혀 내 자리를 영원한 피해자로 못 박지 않는 것. 무례한 말을 듣고도 웃었고 싫은 부탁도 넙죽 받았다. 돌이켜보면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투성이다. 하지만 그 억울함을 오래 붙잡고 있다 보면 마음은 아주 이상한 쪽으로 흘러간다. ‘나는 왜 맨날 당하고만 살까’ ‘사람들은 왜 나한테만 이
천국의 새, 극락조화
태양 볕 좋은 모리셔스에서 '천국의 새'를 닮은 꽃, 극락조화와 만났다. 극락조화Strelitzia reginae 는 잎의 형태가 열대 지방에 사는 극락조를 닮았다고 해서 극락조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기대치 않은 여행지에서 만난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주로 절화로만 보던 극락조화가 화단 가득 빽빽이 자라나 있는 모습을 보다니. 마치 '천국의 새
행복을 배우는 학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아간다면 그날이 오늘일 순 없는 걸까. 오늘은 수많은 내일의 시간이 쌓이고 쌓여 도착한 시간인데 말이다. 오늘 누려야 할 행복마저 내일로 미룬 채 오늘을 희생양 삼지는 않았던가. 거창한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 행복은 영영 오지 않을 내일이 될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행복의 정의와 기준은 다 다르다. 마음 그릇의 모양과
휴대폰 배터리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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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대폰 배터리다. 인간들은 나를 소모품이라고 부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소모되는 건 나니까.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나보다 더 빨리 닳는 것들이 있다. 인간들의 기억력과 인내심이다. 전화번호는 나에게 맡겼고, 길 찾기는 내비게이션에 맡겼고, 생각은 AI에게 맡겼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른다. 참으로 자신감 하나는 충전이 필요 없다.
프랑스에는 인종차별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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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남편의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하나가 아시아 사람 이야기를 하며 손으로 눈을 옆으로 찢는 흉내를 냈다. 그런데 나는 그때 하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친구도 비하하려는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고, 남편도 듣고 그냥 웃으며 지나치는 정도였다. 참고로 나는 그 흔한 속쌍꺼풀
슬픔은 나눠도 반이 되지 않는다
엄마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여기저기 늘 아프다고는 하셨지만, 치명적인 병으로 오래 입원하거나 수술을 받은 적은 없는 엄마다. 전화를 하면 같은 말을 또 하시고, 또 하신 말을 반복하셔서 엄마의 뇌가 많이 게을러졌구나 생각했을 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94세인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우리 엄마는 건강한 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기운이 나도록 주문을 건 주먹밥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이 자꾸만 나를 밖으로 끄집어냈다. 아침에는 커피를 마시자고 했고, 점심에는 밥을 먹자고 했다. 저녁이 되면 또 다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평소 같았으면 며칠에 한 번쯤, 아주 겨우 나갔을 약속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누군가 만나자고 하면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친구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맛있는 것을 먹였다. 어느 날은 동네에 새로
떫은맛도 달콤해지더라
연재중
햇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올해는 '보늬밤'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이 밤을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설탕에 조려 유리병에 담아두던 장면을 떠올렸다. 올해는 나도 그 기나긴 노동을 기꺼이 견뎌 겨울 내내 두고두고 꺼내 먹어보리라. 그리고 내 아이들의 입 속에 하나씩 쏙쏙 넣어주리라, 야심 찬 기대감을 품고
12월이 아니어도, 캐럴
어릴 적 내게 12월은 온통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했다. 거리마다 반짝이는 불빛이 켜지고, 트리 아래 선물이 놓이고, 밤새 잠들지 못하며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시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들떴고, 눈이라도 내리면 세상이 온통 동화 속 풍경으로 바뀔 것만 같았다. 어른이 되면 그런 설렘도 당연히 사라질 줄 알았다. 그저 달력에 표시된 빨간 날이
'네잎클로버 같은 친구' 되기
놀이터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라온이와 로운이가 또래들과 치기 장난을 하며 곳곳을 누볐다. 나는 그 사랑스러운 모습과 시계를 번갈아 봤다. 집에 들어갈 시간이 훨씬 지났다. 내게 허락된 시간이 더 빠듯해졌다. 식사 준비를 비롯하여 아이들을 꿈나라로 보내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천사들아, 이제 집에 가자!” 엄마의 외침에 여덟 살, 여섯
꿈은 왜 꾸는 걸까
꿈에서는 참 이상한 일도 참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지난밤 꿈도 그랬다. 주인공은 엄마랑 나로 그냥 평범한 스토리로 흐를 수도 있었다. 꿈이 늘 그렇듯 어디에서 오는 길이었는지 모르지만 알고 있었다. 나는 이미 나왔는데 걸음이 느린 엄마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는데 일이 터졌다. 적들이게 잡힌 것이다. 마음을 졸이다 갑자기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지만 알고
차 문을 잠그고도
연재중
信釣於城下,諸母漂,有一母見信飢,飯信,竟漂數十日. - 『사기』 「회음후열전」 중에 K 교감은 속내를 쉽게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다. 일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고 판단은 신중하며, 감정에 휩쓸리는 법이 없다. 사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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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과정을 보았다. 가난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정부가 기업을 키우기로 한 것. 그래서 당시 젊은이들의 목숨을 연구비로 바꾸어 온 일, 경제가 성장하며 이 지원을 확대하고는 기업에 눈먼 돈으로 불리게 된 일. 이 돈을 노리는 대리시험과 눈에 띄려는 미인대회가 되어 버린 일. 그리고 그것은 끊임없이 확장해서 얽히고설킨 지하철 노선도처럼 생태계가
어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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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 안아. 어부 어부!" 걸은 지 3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딸이 남편에게 안아 달라고 통통한 팔을 위로 쭉 뻗는다. 걸음마가 느리기도 했거니와 안겨 있는 걸 좋아하던 우리 딸은 걸음마를 해야 하는 시기에 언제나 남편한테 안겨 있었다. 근 15개월까지 잘 걷질 않아 병원을 다니기도 했던 터라 나는 걱정이 되었지만 남편은 딸이 안아 달라고 하기도 전에
36. 비 내리는 새벽, 길은 나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연재중
오전 10시쯤, 항공 운송을 위해 자전거점에 들렀다. 핀란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호텔 주변에만 자전거 전문점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처음 찾아간 곳에는 손님도 많고 직원도 두 명이나 있었지만, 너무 바쁜 탓인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세 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결국 호텔 근처의 다른 자전거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여사
요리하는 남자
연재중
개인택시 사장님은 아침 8시경 집에서 나간다. 그리고 1시 전후로 집에 들어와 점심을 먹고는 TV를 보며 꼬박꼬박 졸다가 보통은 낮잠을 잔다. 4~5시경에 다시 나가서 밤 12시까지 운행을 한다. 저녁은 밖에서 먹지 않고 떡과 바나나, 커피를 싸가지고 가서 차 안에서 먹는다. 보통 하루에 13시간정도 일한다. 휴일은 일주일에 2번, 월요일과 목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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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처럼 슴슴한 우리들의 진짜 연애 이야기.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맵고, 씁쓸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한 사랑의 추억들. 각각 독립된 이야기들은 퍼즐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 바카라을 덮을 때쯤, 당신에게도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쯤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 그 사람은 무엇을 말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듣고 있었을까.
선이 있다. 누구도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다. 넘다가 죽을 수도 있는 선이다. 넘지 않아도 죽었다. 이쪽에는 죽음이 있었고, 선 너머에는 삶이 있다. 우리는 그 말 하나를 믿고 선을 넘었다. 선 너머에서 우리를 맞은 것은 삶이 아니었다. 값이었다. 넘어온 몸에는 값이 붙었다. 우리가 매기지도, 원하지도 않은 그 값은 우리 것이 아니었다. 살자고 넘은 선이 죽기보다 못한 삶을 주었다. 인간답게 살려면 또 다른 선을 넘어야 했다. 그 선은 더 멀고 더 무서운, 살아서 닿을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선이다. 그래도 넘어야만 했다. 몇이 그 선을 넘었고 몇이 남았는지는 아무도 세지 않았다. 이제부터 세어 보겠다.

열여섯의 계순은 스물아홉의 아저씨를 만나 열일곱에 엄마가 된다. 네 명의 자녀를 낳아 가정을 꾸렸다. 어린 엄마와, 그 자녀들의 엄마가 되고 싶었던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계순의 삶 속에 어느새 폭력처럼 다가온다.
버스도 들어오지 않던 산골 마을, 설이의 등에는 늘 동생이 업혀 있었습니다. 엄마의 호통을 피해 설이가 숨어드는 곳은 큰집 사랑방. 집에서는 아무도 불러 주지 않는 그 이름을, 서울 사는 큰집 오빠만은 "설이야" 하고 불러 줍니다. 오빠가 두고 간 바카라 속에서 설이는 처음으로 다른 세상을 만납니다. 그런데 자두가 익어 가던 어느 여름, 그 오빠가 이상해져서 돌아옵니다. 그날 이후 어린 설이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캘리그래피와 에세이시로 그리는 일상적인 삶의 고백입니다. 붓끝에서 피어난 글씨의 곡선과 여백 속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따뜻한 글씨와 한편의 시로 이 공간에 머물다 가세요. 시의 조용함과 시각 예술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연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주 월요일(가족 에세이시) 수요일, 금요일(일반에세이시), 당신의 마음에 먹향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아날로그 감성 한 스푼을 더해줄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ditor
pick
주인공 세련은 미혼모인 엄마와 아버지가 모두 다른 세 명의 동생을 가진 서른 다섯의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도전했던 여러 공모전에 모두 떨어지고, 13년간 만났던 남자친구와 헤어지며 현실적인 문제로 소설가의 꿈을 접으면서 생계를 위해 작은 카페에서 타로카드 리더로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내담자들의 이야기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 사건과 상황들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타로카드와 함께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온라인카지노 카지노 게임에서 연재를 처음 시작한 소설을 옮겨 와 정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30화 이후 내용은 '타로카드 읽는 가게 2'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2권에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https://fishingproductfr.com/brunchbook/tarotreader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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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시절이 있다. 《반항시대》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가정의 변화, 학교 폭력을 겪으며 평범했던 소년이 반항과 방황의 길로 들어서게 된 시간을 사실에 바탕해 풀어낸 자전적 소설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진 질풍노도의 시간에는 상처와 분노, 외로움과 비행이 뒤섞여 있었다. 저자는 오랫동안 감춰두었던 부끄러운 기억을 다시 꺼내 자신의 과거를 마주한다. 그 시절을 미화하지도 변명하지도 않는다. 한때 길을 잃었던 소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의 지나온 청춘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서툴고 아팠던 시절이 있었기에, 《반항시대》는 한 사람의 과거를 넘어 우리 모두의 청춘에 관한 이야기다.
혼잡한 내면으로 너무나 쉽게 헝클어지는 우리는, 지금 단지 청춘을 건너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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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에서 피어난 글씨의 곡선과 여백 속에서,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의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머물다 가세요. 시의 조용함과 시각 예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가족 이야기를, *수요일과 금요일은 일상 생활에세이시로 엮었습니다. 날것 그대로의 일상적인 에세이시와 먹향처럼 은은하기 퍼지는 아날로그 감성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1976년으로의 시간여행 시즌1, 2,3의 후속작입니다. 진혜와 광팔과 함께하는 본격적인 시간여행입니다. 1980년대 초의 연예게와 정치 스포츠가 벌어지는 사건에서 정훈과 친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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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미월동도 겉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골목을 뛰어다니고, 평상에서는 웃음이 이어지고, 열린 창문 사이로 라디오와 매미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평상에서 끊긴 대화가 있고, 닫힌 문 안에서 낮아지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알지 못한 채 어른들의 마음을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합니다. 《미월동 다락방 - 여름의 소리》는 그렇게 조금 더 뜨겁고, 조금 더 시끄럽고, 조금 더 복잡해진 미월동의 두 번째 계절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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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思惟) 할 사유(事由)를 잃어버린 세상. 사유를 고민하고 더 본질로 파고들려고 합니다. 세상만사(世上萬事)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아냅니다. 나눕니다. 묻습니다. 사유(思惟)는 사유(私有)에 머물러선 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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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아침, 남편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장례를 치른 뒤 도착한 통지서에는 남편의 이름과 함께 '상실'이라는 두 글자가 찍혀 있었다. 혼자 산을 오르고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다니던 여자는, 이제 오후 네 시만 되면 거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불을 환하게 켜고 텔레비전 소리를 높이고, 마당의 고양이까지 집 안으로 들인다. 술기운에 잠들었다 눈을 뜨면 겨우 십 분이 지나 있다. 남편의 죽음을 여자 팔자 탓으로 돌리는 말들이 집 안까지 들어온다. 여자는 그 말들과 함께 밤을 견딘다. 평생 무서운 게 없던 여자가 가장 무서웠던 여섯 달을 지나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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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모두에게 맞는하나의 길이 없다. 남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어느새 나는 없고, 남의 박수 소리만 남는다. 늦어도 괜찮다. 서툴러도 괜찮다. 그 길이 나의 것이라면 비교는 잠시 빌려온 잣대일 뿐 내 삶을 재는 자는 결국 나여야 한다. 자존감이란잘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에서 나를 버리지 않는 마음이다. 박수는 남이 쳐줄 수 있지만 걸음은오직 나만이 걸을 수 있다.
울진에서 10년이 넘도록 동해바다를 끼고 오르내리던 7번국도와 주변 국도 이야기를 써 보겠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거리가 있습니다. 임시로 머문 방을 집이라 부르게 된 사람, 떠나는 날에야 자기 것이 아니었던 것들과 작별하는 사람, 가족 안에서 이어진 의례를 통과하는 사람. 결혼을 앞두고 타인의 노년에서 자신의 미래를 엿보는 사람. 다섯 편의 단편소설은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순간, 그리고 각자가 자기 자리를 알아가는 시간을 따라갑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출 때마다, 다른 삶이 시작된다. 면접을 위해 오래된 별관을 찾은 연우는 낡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상한 문구를 마주한다. **“당신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입니까.”** 그리고 문이 열릴 때마다 그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노인,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기사,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 그리고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새, 고양이처럼 자신이 한 번도 되어 보지 못했던 존재들. 그들의 하루를 살아낸 뒤에도 연우에게 남는 것은 있다. 손끝의 감촉. 몸에 밴 냄새. 발밑의 진동. 누군가를 기다리던 마음. 층수가 내려갈수록 연우는 다른 생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으로 살아왔는지를 조금씩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 문이 다시 열리는 순간, 연우는 처음과 같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온 삶은 정말 우리 것일까. 그리고 아직 가 보지 않은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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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학교 신입생이 환생한 대마법사라고?” 200년 전, 사랑했던 황제의 손에 화형당한 대마법사 이자보는 열다섯 살 소녀 바이올라로 다시 태어나 그녀를 환생으로 이끈 마지막 용을 찾기 위해 엘바르 마법학교에 입학한다. 한때 배움의 성지였으나, 지금은 음모와 암투의 장으로 변한 엘바르 마법학교. 바이올라는 학교를 잠식한 ‘이름 없는 그림자들’에 맞서, 자신에게 부여된 진짜 이름과 생의 의미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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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마는 에세이를 쓰겠다 하면서 소설을 쓰고, 소설을 쓰겠다면서 에세이를 씁니다. 1~4화는 소설집 <예민한 주리가 사는 법>에 대한 장혜원 평론가의 해설을 소개합니다. 이미 연재북 <문제적 여자>에 수록한 작품에 대한 해설입니다. 5화부터는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모를 이야기들을 올립니다.
세자가 죽었다. 사인은 열병. 그러나 제령대군 이신은 동생 이현에게 형의 죽음을 조사해 달라 청한다. 황명을 받은 이현은 세자가 독살당했음을 밝혀내고, 범인은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사건은 종결되었고, 이신의 결백은 공식 기록으로 남았다. 그러나 모든 진실이 밝혀졌다고 믿었던 이현은 수사 기록에서 작은 모순을 발견한다. 자신이 찾아낸 증거는 과연 누구의 손에서 시작되었는가. 황좌를 향해 걸어가는 제령대군과 진실을 좇는 이안군. 한 사람은 동생의 올곧음을 이용하고, 다른 한 사람은 형의 그림자를 의심한다. <무심>은 진실마저 권력의 도구가 되는 궁에서, 서로 다른 길을 택한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정치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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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한 살 차이의 동아리 선후배가 나누는 풋풋하고 담백한 로맨스입니다. 잃어버릴까 두려워 숨겨야 했던 짝사랑의 떨림부터, 마침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밤길을 걸어가던 순간까지. 진부하고 뻔한 클리셰로 가득하지만, 서툴고 순수했기에 더없이 빛났던 그 시절을 고스란히 남기고 싶었습니다. 제 인생에 이러한 풋풋한 로맨스는 더 이상 없을 것 같아 경험해 본 것과 마음에 품고 있던 로망을 담아서 씁니다. 이 가을, 지나온 그 시절을 추억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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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머릿속을 떠돌던 풍경이 한 가상현실게임의 프로모션 영상 속에 나타났다. 게임은 해본 적도 관심도 없지만 일단 접속해보기로 한다. 유정민 대신 루시아라는 이름을 가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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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희 치즈
그게 치즈였다. 콩코드 광장 근처에서 잘 못 들어간 골목이 시장이었고 그 초입에 치즈가게가 있었다. 미술관도 나폴레옹 건축물도 다 옛것인데 치즈는 과거부터 현재를 모두 갖고 있었다
루미오늘도 나의 세계가 조금 더 넓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박종수프리랜서험한 곳일수록, 깊은 곳일수록, 더 많은 흔적과 시간을 지닌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탐험을 합니다.
서양수브랜드 마케터. 대표 저서로는 [AI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가 있고, [EBS 비즈니스 리뷰]에서 방송을 했습니다. 재미있는 글로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Jason Sungil Kang소셜트레블러
Social Traveler, 여행을 통해 지역 문제 해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여행자 이야기
연희동 김작가<게으름 피우기 ><프로방스에서 쌀 팔러갑니다 > 저자, 독자보다 작가가 많은 시대에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소소한 이야기 속에 진실을 담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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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굽다가by 굳데이우리 아파트 아래층에는 꽤 오래전부터 목포에서 생선을 택배로 받아 드시는 이웃이 산다. 좋은 생선이 들어오는 날이면 가끔 우리 아내에게도 함께 구입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한 번 배송이 오면 양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 집 냉장고로 들어온 생선은 갈치, 병어, 고등어 등이었다.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크고 선도도 남달랐다. 다만 좋은 생
- 가까운 관계일수록by 현월안
살다 보면 가까운 사이가 어느 날 멀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느 날 문득 말 한마디가 마음에 걸리고, 작은 의미 하나가 거슬릴 때가 있다. 흔히 "제일 친한 사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러나 친하다는 이유로 건너뛴 예의와 오래 알았다는 이유로 생략된 배려가 관계의 약한 고리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 믹스 커피by 그리고
어느덧 싱가포르에서 일곱 번째 해를 보내고 있다. 매일 같은 계절은 시간의 흐름마저 흐리게 만들지만, 7년 전 덥고 막막했던 첫 이삿날만은 또렷이 기억난다. 여의도 증권가의 빌딩 숲을 오가며 일하던 시절, 사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살아가는 것인지 사라지는 것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한 채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업무를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우리 회사는 각티슈로 계급을 나눕니다by Giagraphy4부. 근데 거길 왜 나왔어? "제가 전형적인 한국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어서요. 정말 몰라서 실수할 수 있으니, 그때마다 바로 말씀해 주세요.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두 달의 휴식 끝에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첫날부터 내가 한 말이었다. 그날 내 자리에는 전화기가 없었다. 옆자리 동료가 요청하는 법을 알려줬는데, 제목은 이렇게 쓰면 된다고 했다. '전
- 시월의 풍경이 거기에by 현월안
형제자매들과 시간을 맞추어 고향집에 갔다. 고향집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다. 그곳에는 나의 기억이 있고 부모님의 체취가 묻어있는 곳. 그 옛날 밥 짓는 냄새가 골목으로 흘러나오고, 마당 한쪽에서는 엄마가 나물을 다듬고, 해가 기울면 식구들이 엄마품으로 돌아오던 곳이다. 이제는 부모님이 모두 안 계신다. 그러나 고향집은
싸우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는 멀어졌을까by 오로보이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 언제 한번 보자.” 반가운 마음에 답장을 보낸다. “그러게. 진짜 오랜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약속은 잡히지 않는다. 서로 바쁘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화가 끝난다. 예전에는 별일 없어도 만났던 사이였다.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밥을 먹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연락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연락할 이유가
혼자 떠나도 되는 해외여행by 박계장해외여행을 생각하면 가 보고 싶은 곳보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의 난처함을 먼저 떠올렸다. 숙소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설명할까. 길을 물었는데 대답을 알아듣지 못하면 어쩌나.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낯선 곳에서 겪을 곤란부터 걱정했고, 자유여행은 외국어를 잘하거나 낯선 상황에서도 겁내지 않는 사람들의 몫으로만 여겼다. 지난 4월, 해외정바카라연수팀에 선정되면
- X세대의 갱년기 사용설명서by 선홍
세상에나, 내가 벌써 갱년기라니. 엄마는 네 나이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X세대였다. 자본주의의 세례를 가장 오롯이 받고 소비의 맛에 일찍이 눈을 뜬 첫 세대였지. 체제에 반항하던 80년대 학생운동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개인의 욕망에 눈뜨기 시작했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한 손에 들고, 카페에 앉아 ‘혼커피’
삼십 년 전 일본 여행by 작은집젠장, 당사자인 나에게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다. "내가 로버트라도 되는 줄 알아? 내가 인형이야?" 소리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건만, 나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다. 이번엔 일본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다. 여행 신청서에 제멋대로 사인을 한 거다. 날더러 지금 이 상황에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다녀오라고? 매일 밤 혼자서 우는 나에게?
할머니의 콩나물국이 지겨웠다by 이확위어린 시절, 일 년에 한 번씩 부모님이 함께 해외 출장을 가실 때가 있었다. 그런 날이면, 우리 삼 남매를 돌보기 위해 외할머니가 오셔서 우릴 돌봐주시곤 했다. 내가 어릴 때는 엄마가 언제나 아침밥을 차려주셨다. "공부하려면 밥 먹어야지."라는 게 엄마의 철칙과도 같았다. 조금 더 큰 이후에나 시리얼이 하나의 옵션처럼 식탁 위에 올라오기도 했고, 빵을 좋아
가을을 느끼러 떠난 태백산by Josephine가을의 태백산은 느리게 오르는 산이다. 출발시간 새벽 4시 14분. 가을산을 놓칠세라 우리 부부는 서둘러 태백으로 떠난다. 세 시간을 잡고 길을 나섰다. 하늘은 빠르게 밝아지는 중이다. 8시 30분. 유일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오를 준비를 마쳤다.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이 묘하고도 중독적인 감정을 안고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고요한
돈이 없어지자 시작된 진짜 돈 공부by 배짱이 데스크오랜만에 언니와 점심을 먹었다. 백수 기간이 1년이 넘어가고 있는 동생이 걱정되었는지 언니는 넌지시 돈은 있는지 물었다. 나는 정말로 괜찮다며 오히려 나의 절약 노하우를 늘어놓았다. 내가 얼마를 쓰고 있는지, 불필요한 돈을 줄이는 기쁨이 얼마나 좋은지 언니에게 나의 경험을 자랑했다. 신기하게 1년하고도 3개월이 지났지만 돈 때문에 불안하지 않다.(비정
내 미국 온라인 게임은 모두 삼성역에 있었다by 예나빠"저희 왔어요!" 거의 해마다 여름이면 아이들 방학에 맞춰 한국을 찾는다. 미국에 자식들을 보내놓고 기다리시는 양가 부모님과 일가친척을 뵙기 위해서다. 아이들을 앞세워 오랜만에 집에 들어갈 때면 반가움과 함께 늘 죄송한 마음이 든다. 모처럼 한국까지 왔는데 여름휴가 1~2주만 보내고 돌아가기에는 아쉽다. 그래서 휴가 앞뒤로 1~2주 정도 원격근무를 붙여
인연은 천리 밖에서도 만난다by 설읽은중국에는 예로부터 '유연천리래상회 무연대면불상봉'이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인연이 있으면 천리 멀리 있어도 만날 것이고, 인연이 없다면 눈앞에 두고도 마주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오세브레이로에서 다음 마을로 가던 날 대만 아주머니를 거의 열흘 만에 다시 마주치고 이 문장이 딱 스쳤다. 레온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걸음이 빨라진 데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 더
소란스러운 마음에 대하여by 하릴없이 하드보일드은퇴를 하고 유유자적 살고 있는 지금도, 때로 마음이 소란스러워질 때가 있다. 정도나 강도의 차이일 뿐, 이따금의 소란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는 없나 보다. 원인은 다양하다. 과거의 원인은 대부분 슬롯생활이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업무, 나를 미워하는 누군가, 나와 생각이 다른 상급자 그리고 구성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이제는 그것 때문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by 잎새 그리고‘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주제넘게 살다가는 언젠가 큰 낭패를 당한다는 말로, 분수에 맞게 살라는 뜻이다. 아내에게는 결혼한 언니가 있는데, 언니네 부부는 둘 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의대를 나와 현재 의사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 그들의 의사 생활 시작은 많이 늦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의학전문대학원을 다시 갔으니 그 시
세상의 절반이 사라진 남자by 루카전화기가 울린다. 응급실이다. 호출은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지 십 분 만에 왔다. 뇌졸중 의심, 팔십 세 남자. 나는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뛰었다. 응급실까지는 오 분이 걸렸다. 뛰는 동안 머릿속으로 숫자를 셌다. 네 시간 삼십 분. 증상이 시작된 순간부터 흐르기 시작하는 시계다. 그 안에 들어온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쓸 수 있다. 막힌 혈관이
- 프롤로그: 할머니는 정말 행복했을까?by 소임
할머니는 정말 행복했을까? 2022년 1월 두 아이와 남편을 미국에 두고 급하게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내가 고작 2주 동안 한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지금 떠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할머니의 머릿속 기억이 손안에 모래알처럼 빠져나가고 있었고 나는 그 기억을 한 톨도 잃고 싶지 않았다. 그 소중한
그걸 꼭 말로 해야 압니다.by 첼라아니 아까 나 너무 화났잖아. 다음 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회의하자고 했으면 알아서 딱 회의실 예약 해놔야 하지 않아? 어후... 기획자가 저렇게 센스가 없어서야.... 한바탕 공격적인 회의가 끝나고 나와 팀장이 말했다. 그가 지적한 것은 막내 기획자였는데 이제 입사한 지 일 년이 막 될까 말까 한 친구였다. 연차도 1년이 안된 친구라 그런지 팀장은
남 시선 신경 쓰느라 소중한 날들을 날려버린 세월by 담연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 차창에 비친 내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깔끔하게 다려 입은 와이셔츠, 정갈하게 매어 둔 넥타이. 지난 30여 년간 대기업이라는 팍팍한 조직 안에서 매일같이 입어온 나만의 ‘갑옷’이다. 돌이켜보면 내 청춘의 대부분은 그 갑옷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염려하는 시간으로 채워져 있었다.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
떡이 된 간짜장by 플랑시부모님 댁엔 일년에 딱 두 번 갔다. 차례는 안지내지만 명절 두 번은 꾸역꾸역 입석이라도 구해서 갔다. 생일은 그냥 전화와 송금으로 퉁. 두분의 나이와 한해에 일주일이 안되는 방문일정을 바탕으로 계산하니 우리가 앞으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은 대충 반년쯤 됐다. 기껏해야 400킬로미터인데도 잘 안됐다. 올해는 출근도 안하지만, 아내는 하니까. 황금연휴라고 불
휴대폰 배터리는 억울하다by 청산별곡나는 휴대폰 배터리다. 인간들은 나를 소모품이라고 부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소모되는 건 나니까.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나보다 더 빨리 닳는 것들이 있다. 인간들의 기억력과 인내심이다. 전화번호는 나에게 맡겼고, 길 찾기는 내비게이션에 맡겼고, 생각은 AI에게 맡겼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른다. 참으로 자신감 하나는 충전이 필요 없다.
긍정이라는 탈이 금지한 슬픔by 쉼표JEONGSEON"괜찮아. 다 잘될 거야. 긍정적으로 생각해." 이 말을 들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더 막막해진다. 분명 위로하는 말인데, 위로받은 것 같지가 않다. 오히려 입이 막힌다. 내 안에 아직 안 괜찮은 것이 잔뜩 있는데, "괜찮아"라는 말 앞에서 그것들을 꺼낼 자리가 사라진다. 나는 서둘러 표정을 고친다. "응, 맞아. 좋게 생각해야지." 그렇게 웃는 얼굴을 만들
- 원하는 삶을 직접 살아본 적이 있는가by 한유화
무려 170년 전에 쓰인 고전 <월든>이 얼마 전부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이라는 호숫가에서 2년간 자급자족하며 살았던 경험을 통해, 물질적 탐욕을 버리고 간소한 삶을 살며 자연과 자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것을 권하는 바카라이다. 바쁜 현대 슬롯 속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도파민 디톡스'나 '자발적 고립'을 갈망하는 흐름과
친구들은 아직 회사에 있다by 스텔라회사를 떠나고 나서야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회사도 일도 월급도 아닌 그 안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바쁘게 돌아가던 업무 속에서 별말 없이도 호흡이 맞던 선후배들, 업무 중에 나누던 짧은 대화들, 특별하지 않은 그런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회사는 묘한 곳이다. 공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사람들은 가족보다 더 오래 얼굴을 마주하며 친밀함
존재감 없는 쉰 살 생일by 케이Kay3년 전, 나는 쉰 살이 되었다. 나는 처음부터 한국 나이로 나이를 세는 게 싫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한 살이라도 어리고 싶어서. 그래서 늘 만 나이를 고집했다. 그런데 만 나이가 표준이 된 바로 그 여름, 나는 만으로도 쉰이 되었다. 더 물러설 곳이 없었다. 빼도 박도 못하는, 꽉 찬 쉰. 나이 앞에서 흔들린 게 처음은 아니다. 20대에서 30대로
- 힘을 내서 된장찌개를 끓여야지by 여미
기운이 쫙 빠지고 몸도 마음도 병든 날, 가장 하기 싫은 것이 요리다.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서 씻고 다듬는 것조차도 참 귀찮고 성가시다. 게다가 중간중간 간도 한 번씩 봐야 하고, 요리를 하면서 쌓여가는 식기들도 금방 지저분해져서 거슬린다. 사실 '역시나 이런 날은 아무래도 요리하고 싶지 않아. 난 오늘 너무 힘든 날을 보냈고, 피곤해.'라고 생각해 버리
상어가 나타났다!by 팔레오아기 상어 뚜루루 뚜루~♪ 유치하게 시작해서 죄송합니다만, 상어 출현 뉴스에 신이 나서 그만 본연의 가오를 잃어버렸네요. 얼마 전에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느닷없이 상어가 출현해 지금까지도 떠들썩합니다. 몸길이가 대략 3~3.5m 정도인 대형개체로 무태상어 혹은 흑상어로 추정된다고 하죠. 그래서 요즘 부산이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온갖 미담(?)이 일파만
의무로부터의 졸업by 흑프제2006년 12월 어느 월요일, 무궁화호를 타고 논산으로 향했다. 입대하러 가는 날이었다. 바리깡으로 짧게 밀린 머리는 적응이 안 되고 아침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조차 분간이 안 되었다. 마치 꿈꾸는 기분이기도 했다.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논산역에 도착해서는 초행길이라 택시를 타고 입소대대로 향했다. 지금 생각하니 택시 기사가 제대로 바가지
도파민, 그동안 오해해서 미안하다by 알레'도파민' 하면 독자님들은 어떤 것이 떠오르는지 궁금하다. 나는 가장 먼저 '도파민 과잉'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이는 '숏폼 중독', '자극 중독' 같은 부정적인 현상으로 이어졌다. 워낙 자주 들어서 그럴 테지만, 정작 나는 도파민에 대해 잘 모르면서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카라을 읽다 보니 내 생각이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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