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색 흉터
목을 꺾어야만 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커다란 안구(眼球) 하나가 얹혀 있다
빛을 쏟아내는데도 눈이 멀지 않은 밤,
달아나던 고개가 기어이 붙잡힌다
그간 은닉해 온 은밀한 죄바카라들,
어둠의 수풀 속에 짓개어 둔
잊힌 낮달의 안부들이
저 외눈박이의 수직 서치라이트 아래
끝내 드러난다
그리움이란 가두어 둔 숨소리가 곪아가는 일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 오른 저 흰 눈은
누군가 밤새 삼킨 비명이
둥글게 굳은 안색이다
지우려 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하늘의 백색 흉터
돌아서서 걷는 나의 그림자가
등 뒤에서 번지는 환한 통증에 자꾸만 걸려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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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바카라]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마음이 남았다 | 방철호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