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by선비천사

지게를 진 떠돌이가
지천에 메추리알 프라이를 부쳐놓았다.


볕 잘 드는 언덕마다
하얗고 노란 기름 냄새가 번지고


낮달이 서성이는 둔덕을 걷다가
나도 몰래 마른 입술을 적신다.


프라이 한 입 베어 물고 싶어
온 들녘이 허기의 꽃상을 차려 놓았다.


누구도 손대지 않는 둥근 접시들.
부서지는 햇살 아래
허기는 자꾸 꽃잎을 깨운다.


상주도 없는 잔칫상.


바람이 불 때마다
개망초는 흰 꽃잎의 속살을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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