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가장 깊은 상처에 돋는 마지막 살

- 민둥산의 배후에서 배운, 무너지며 사랑하는 법

by선비천사

헐벗은 능선은

제 뼈를 깎아

끝내 푸른 이끼를 길러낸다


굽이치는 강물은

제 살을 덜어

낮은 곳의 허기를 채우며 흐른다


나는 그 길 위에 서서

무너진 돌담 사이

바람을 버티는 무릎을 본다


삶은

지독하게 눈부시다


흉터 위에 돋은 비늘이

햇살을 받아 번뜩일 때


나는 마침내

껴안는다


먼지처럼 쌓인 외로움과

그 아래서 자라난 통증을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되돌아온 눈물의 짠 기척을


사랑은 결국

가장 깊은 상처에 돋는

마지막 살


나는

진물 맺힌 생의 가장자리를 붙잡고

다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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