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나는 자주 제압당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데,
가까이 가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바카라상 앞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던 한 청년 앞에서
나는 괜히 말을 붙이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함께 밥을 먹으며 아무 얘기나 하고 싶었는데
타이밍을 몇 번이나 놓쳤다.
오른손엔 숟가락, 왼손엔 포크를 쥔 채
아무렇지 않게 샐러드를 먹는 그 앞에서
나는 괜히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말은 입 안에서만 맴돌았다.
말을 걸어도 될지 몇 번이나 재보게 만드는 공기,
가만히 있는 것조차 어색해지는 순간.
아주 잠깐인데도
내 편함이 통째로 밀려나고,
나는 내가 아닌 사람처럼
스스로 불편한 쪽으로 물러나 괜히 패한 느낌에 빠졌다.
함께 밥을 먹는데 머리 속엔 온통 '내가 왜 이러지?'만 맴돌았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사람이 뿜어내는 기운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사람을 움직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녀는 나를 압도할 생각조차 없었을 것이다.
내가 내 자신에게 말도 안 되는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자리가 끝나고서
나는
나를 뒤져서 찾아봤다.
화도 아니고 후회도 아니다.
모르겠다.
그냥,
내가 왜 그런 마음으로 앉아 있었는지 모른다.
사람의 기운이란.
이런 건가. 하는 마음뿐.
그 사람이 나를 지배해서가 아니다.
그 앞에서 내가 나를 밀어낼 때,
나는 너무 쉽게
내 자리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다.
- 2026. 05.03.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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