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기운이 무서운 것은...

by지담
프리미엄 썸네일(작은) - 2026-06-05T194549.857.png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나는 자주 제압당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데,

가까이 가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바카라상 앞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던 한 청년 앞에서
나는 괜히 말을 붙이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함께 밥을 먹으며 아무 얘기나 하고 싶었는데
타이밍을 몇 번이나 놓쳤다.


오른손엔 숟가락, 왼손엔 포크를 쥔 채
아무렇지 않게 샐러드를 먹는 그 앞에서
나는 괜히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말은 입 안에서만 맴돌았다.


말을 걸어도 될지 몇 번이나 재보게 만드는 공기,
가만히 있는 것조차 어색해지는 순간.

아주 잠깐인데도

내 편함이 통째로 밀려나고,

나는 내가 아닌 사람처럼
스스로 불편한 쪽으로 물러나 괜히 패한 느낌에 빠졌다.

함께 밥을 먹는데 머리 속엔 온통 '내가 왜 이러지?'만 맴돌았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사람이 뿜어내는 기운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사람을 움직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녀는 나를 압도할 생각조차 없었을 것이다.

압도당한 이유는

내가 내 자신에게 말도 안 되는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자리가 끝나고서

나는

나를 뒤져서 찾아봤다.

화도 아니고 후회도 아니다.

모르겠다.

그냥,

내가 왜 그런 마음으로 앉아 있었는지 모른다.


사람의 기운이란.

이런 건가. 하는 마음뿐.


사람의 기운이 무서운 건

그 사람이 나를 지배해서가 아니다.

그 앞에서 내가 나를 밀어낼 때,

나는 너무 쉽게

내 자리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다.

- 2026. 05.03.09:52


https://cafe.naver.com/joowonw/12681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8437169


[지담연재]

월 5:00a.m. [사유의 기록]

화 5:00a.m. [엄마의 유산]

수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목 5:00a.m. [나는 시골을 사랑합니다.]

금 5:00a.m. [지담시선]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사유의 기록]



이전 28화밀어낸 몫은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