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험 전부 끄읕!'
미국에서 공부중인 아들에게 짧은 톡이 왔다.
'울아들 온다!
1년간 정말 잘했다!
고맙다.
사랑한다'
짧은 톡을 보냈다.
태양은 이미 하루를 밝혔다.
하지만, 아직 새벽이다.
나는 바카라상앞에서 글을 쓰고
아들은 그 곳 바카라상앞에서 시험을 치렀다.
나는 새벽을 지켰고
아들은 밤을 지켰다.
그렇게 하루하루
서로 다른 나라에서
같은 자리를 지키며
우리는 함께 걸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은 거짓이다.
몸이 떨어져 있어도
오히려 서로의 시간을 더 깊이 함께 할 수 있음을
아들 덕에 알았다.
늘 마주보고 걷는 일이 아닐 수 있다.
다른 자리에서
서로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무너지지 않게 지키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놓지 않는 일이었다.
떨어져 있지만
사랑은
말보다,
부딪히는 어깨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해내는 시간으로 증명되었다.
매년 겪지만
이번 1년도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대신 살아주지 못하는,
같은 공간에 머물지 못하는 시간.
하지만,
각자 사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서로의 틈에 머무르는 일상.
지금 내게
그 이름이 여럿 떠오른다.
사랑이기도,
연결이기도,
공존이기도 하다.
거창하지 않아도
일상을 함께 하는 것.
그렇게 서로의 삶에 연결되어 있는 것.
결코,
함께 머물지 않아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얕지 않은 것.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더 단단히 묶을 수 있다.
- 2026. 05. 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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