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사면을 오를수록
허파는 희박한 공기에 찢기듯 조여 오고
나는 기어이 수직의 바위 위에 엎어진다.
지나온 삶의 비린내가 목구멍까지 차오를 때,
위벽을 긁으며 쏟아지는 신물 속에서
내가 삼켰던 것들의 얼굴이 비로소 드러난다.
검게 굳어버린 실패의 뼈다귀들,
살 속에 박힌 채 곪아가던 악연의 파편들이
붉은 흙바닥 위로 우두둑 떨어진다.
살기 위해 행하는 처절한 반추,
잘못 삼킨 삶의 찌꺼기들을 기어이 게워내겠다는
마지막 토설(吐說)이다.
우욱, 우욱, 거친 구역질이 등줄기를 뒤틀 때
참나무의 거친 껍질이 등을 긁고
암벽의 냉기가 척추를 타고 오른다.
안의 검은 찌꺼기가
비로소 산의 깊은 품으로 스며들고 있다.
입가에 묻은 질긴 침을 닦아내며 고개를 들 때
거기, 내가 게워낸 오물 위로
산바람 한 줄기 스쳐 지나가고,
산이 나를 통째로 다시 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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