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을 배우는 줄 알았는데,
먼저 배운 건 정렬되는 법이었습니다."
[정렬: Align]
아침마다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진다
나는 그 위에
조용히 나를 올려둔다
어제의 나와
조금 어긋나 있던 부분들이
하나씩 맞춰진다
색을 고르려다
창을 닫는다
허용된 색만
깜빡인다
[크기 조절: Resize]
모서리를 잡으면
나는 조금씩
말수가 줄어든다
작아진 날에는
자리가 생기고
커진 날에는
먼저 지워진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적당한 크기를 흉내 낸다
[복사: Copy & Paste]
내가 복제된 날을 기억한다
복사된 것은 얼굴이 아니라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네”라고 말하는 속도
고개를 끄덕이는 각도
회의실에는
비슷한 표정들이
겹쳐 앉아 있었다
아무도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순서 정하기: Order]
한 번
맨 앞으로 올라간 적이 있다
말이 끝나기 전에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그제야 알았다
앞이라는 자리는
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빨리 지나가는 자리라는 것을
그래서 어떤 날은
스스로 뒤로 간다
조금 더 오래 남기 위해
[그룹화와 삭제: Group & Delete]
우리는 가끔
하나의 이름으로 묶였다가
다시
각자의 자리로 흩어진다
이름이 풀린 뒤에야
나는 잠깐
선 밖에 서 있었다
아무도 나를 맞추지 않았고
아무 색도 칠해지지 않았다
잠깐이었다
Del 키는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텅 빈 화면 위에
누군가의 어깨가
다시 선에 맞춰진다
이번에는
내가 아닌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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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행간에 다 담지 못한 더 많은 그림과 소박한 기록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든 편히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