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너머 해가 몸을 꺾어
남겨진 그늘 위로 제 몸을 접는다
낮 내내 비바람에
긁힌 너의 눈동자에 숨을 낮춘 구름들이 다가와
가장 뜨거운 쪽부터 스며든다
위로는 혀끝에서 맴도는 말이 아니라
제 살을 다 태워 바닥을 적시는 핏기 같은 것
하루를 견디느라 해진 너의 어깨 위로
다 타고 남은 빛의 잔해를 흘려 넣는다
검게 탄 마음의 모서리마다
붉은 실밥이 돋아 흉터를 꿰맨다
이제 어둠은 깊은
잠을 알리는 안부
모든 아픔은
잠시 붉은빛에 눈이 멀어
길을 잃는다
우리는 그저
몰락조차 찬란한
이 고요한 수혈을 나누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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