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한 송이 안아보지 않고서야

- 어찌 삶을 안다 하겠습니까

by선비천사

제비가 날개 끝으로 하늘을 찍고 간 자리에서

오월의 숨소리가 번져옵니다

들판은 초록색 수건으로 몸을 닦고

뻐꾹새는 목청이 넘치도록 연두를 삼킵니다


꼭 맞는 옷으로 갈아입을 때

마음속에 푸른 자국이 번져

끝내 참지 못한 선홍빛 울음이 터집니다

누구는 불길에 일생을 태우고

누구는 향기에 취해 길을 잃겠지요

안아보지 않고서야, 삶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만져보면 아직도 펄떡이는 살내음,


피가 뜨거워 잠 못 들던 밤을 지나

낙엽이 지는 길목에 서서

가장 붉은 시간을 묶어 당신께 보냅니다


오월이 오면, 다시 오월이 오면

당신의 가슴에도 붉은 향기 한 점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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