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 비용 12일차
오늘 박과장이 긴 휴가를 끝내고 사무실에 복귀했다.
남편이 다리 수술을 해서 병원에서 간병을 하느라
휴가를 썼다.
점심을 먹는 내내 병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은 힘들었겠다며 위로해 줬다.
나는 그냥 듣고 있다가 물었다.
“간병인은 왜 안 구하셨어요?”
“과장님~ 간병비 엄청 비싸요. 하루에 20만원이 넘어요.”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하루에 20만원이면 열흘이면 200만원이다.
돈이 무섭긴 무섭다.
사람마다 형편도 다르고 돈을 쓰는 기준도 다르니까.
나라면 어땠을까?
오빠도 축구를 좋아해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올해 초에는 안와골절로 전신마취하고 수술까지 해야 했다.
하필 그때 나는 외부감사 중이였고, 휴가를 내지 못했다.
오빠는 괜찮다고 혼자가도 된다고 했고,
나는 진짜 괜찮은 줄 알았다.
수술하러 가는 오빠에게 내가 해준 건 별것 없었다.
“잘 갔다 와.”
그 말을 하고 나는 회사에 갔다.
그때 간병인이라도 구해줬어야 했는데..
그리고 다음 날 퇴근하고 병원에 갔다.
그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수술은 의사가 하는 거고 나는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오늘 박과장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그날의 오빠가 생각났다.
전신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얼마나 아팠을까?
눈을 떴는데 옆에 아무도 없으면 얼마나 서러웠을까?
나는 그걸 이제야 생각했다.
회사 일이 뭐라고.
외부감사가 뭐라고.
그날 하루쯤 내가 옆에 있어도 됐을 텐데...
돈이 아까워서 직접 간병을 하는 사람도 있고,
회사 일이 걱정돼서 수술하는 남편을 혼자 보내는
사람도 있다.
누가 맞고 틀린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그렇게 나가고 싶은 회사에서 무슨 인정을 받고 싶었던걸까?
나는 요즘 쓰지 않은 돈을 찾아 주식계좌로 보내고 있다.
배달비를 아끼고,
택시비를 아끼고,
술값을 아낀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아껴야 할 돈도 있지만
아끼지 말아야 할 것도 있구나.
하지만 가족이 아플 때 함께 있어주는
시간까지 아끼지는 말자.
그날의 오빠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오늘도 귀찮아 비용 10만원을 입금했다.
알뜰살뜰 모아서 오빠한테 자랑해야지.
오늘 아낀 비용 : 100,000원
누적금액 : 558,900원
누적 주식 수 : 리얼티인컴 7주
목표 : 리얼티인컴 10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