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모전, 첫 김치국.
나는 약간
시골 분교에 단 하나밖에 없는 학생 같은 느낌이다.
비교 대상이 없고 어쨌든 전교 1등.
주변에서는 내 실력을 모르고, 본 적 없이 그냥 잘한다 잘한다 할 테지.
내가 써 내려간 글들은 마치 유치원생 같아서
저마다 손을 들고 저요 저 먼저요 하고 있어서 어디든 보내야 했고.
보냈다.
1인이자 내가 허락한 전교 1등인 나라서 넣지 말라 막을 손도 없었고. 하하.
몇 군데에 넣었고, 발표의 차례를 기다렸다. 처음은 '시'였다.
"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
그 매력적인 목소리가 맴도는 공간.
지하철역.
3- 혹은 6-로 시작되는 어딘가에 서서 기다리다 보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시들.
언젠가는 나도 저런 데 올려지면 좋겠다,
막연한 생각 같은 게 있었는데, 진짜로, 딱 공모전이 보였다.
200편 정도 뽑는 거였고, 상금은 없었다.
744만 원의 목표에는 부합하지 않는 곳이었지만
나는 언젠가 가족들과 그 플랫폼에 서서 사진을 찍는 상상을 하였다.
단지, 필명이 안 된다는 걸 아쉬워하면서.
그러면서도 엄마가 좋아하시겠지 생각하다가,
누구한테까지 알려야 하지,
가까운 역이면 좋겠다,
지난 연인들이 알아볼까,
그래 내가 아주 흔한 이름은 아니니까 생각이 미쳤었다.
김칫국을 마시다 못해 콸콸콸.
200편'이나' 뽑고 상금도 없어서 얼마나 몰리겠어 싶었고
자신이 있었다.
나는 뻔뻔하게도
내 아주 오래된, 십 년도 더 전에 써놓은 묶음을 꺼내
가장 따뜻한 글을 골랐다.
요구하는 분량에 맞춰 숭덩, 문장을 가위질을 하고, 이쯤이면 되겠지.
당신네 취지가 이런 거지? 따뜻하면 됐잖아?
산뜻하게 제출했다.
진짜. 될 줄 알았다.
무슨 자신감이냐고 묻는다면 중2병이 이제야 왔다고 대답하련다.
내 안에 흑염룡이 뛰놀고 있었다고. 읍.
결과를 말해보자면, 뻔히 보이듯이,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이미 예감하듯이 당연히 떨어지고 말았다.
떨어진 것을 알았을 때의 첫 느낌은 뭐랄까. 억울함?
왜?라는 물음표가 쾅쾅쾅 떠올랐다가
억울해했다는 나 자신이 창피해서 나 진짜 글이란 걸 계속 써도 되나 고꾸라져버렸다.
하룻강아지가 범을 만난 순간인 거다.
지금은 안다. 왜 안 되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다는 아니지만 이제는 그 어설픔이,
싸이월드 감성 같음이, 난 ㄱ r 끔 눈물을 흘린ㄷ r ☆ 같은 감성이 내 눈에 보인다.
마시던 김칫국을 내려놓고 실컷 이불킥을 하고, 다시 자세를 고쳐 앉는다.
얼마나 더 떨어질 수 있을까.
아직도 덜 떨어진, 나의 첫 떨어짐. 대차게 까일 날들이 기대된다.
차이는 건, 내 전공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