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입니다.
안녕하세요!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입니다.
이번 글은 조금 날을 세워서 시작해야겠습니다.
어제 온라인카지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교육 글을 보았습니다. 요지는 단순했습니다. 학원을 많이 다니는 아이들은 친구가 없어진다는 취지의 글이었습니다. 글도 아니었죠, 그냥 짧은 한 마디 만화 같은 대화였습니다.
저는 읽다가 멈췄습니다. 그런 컨텐츠가 높은 순위에 오른다는 사실이 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학원을 많이 다니는 아이가 지칠 수 있습니다. 친구를 만날 시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관계가 성적과 레벨 중심으로 좁아질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그러려니 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곧바로 "친구가 없다"는 결론으로 가져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것은 진단이 아니라 비약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제대로 해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는 못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하루를 실제로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쉽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만 친구를 사귀지 않습니다. 학원에서도 친구를 사귑니다. 독서실에서도 관계를 만들고, 스터디카페에서도 서로를 알고, 온라인에서도 연결됩니다. 같은 강의를 듣고, 같은 레벨 반에 있고, 같은 시험을 준비하면서 만들어지는 관계도 있습니다.
학원을 많이 간다 = 친구가 없다
이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아이를 관찰한 말이 아니라, 그냥 학부모들끼리 시시덕거리는 장면을 상상해서 쓴 말에 불과합니다.
학원을 많이 다니면 친구가 없어진다는 말은 맞을까요?
문제는 학원에 다니느냐가 아니라, 학원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입니다.
사교육의 폐해와 대결해온 컨설턴트의 관점에서, 정확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Q. ‘학원을 많이 다닌다’는 말이 왜 곧 ‘친구가 없다’는 뜻이 될 수 없을까요?
학원을 많이 다닌다는 사실만으로 아이의 관계를 판단하는 것은 너무 게으른 해석입니다.
아이의 관계는 시간표만 보고 알 수 없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 곧장 학원에 간다고 해서 아이가 혼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주말에 학원 일정이 있다고 해서 아이에게 또래 관계가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학원은 단순한 수업 공간이 아닙니다.
학원 끝나고 같이 편의점에 갑니다.
모르는 문제를 카톡으로 묻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시험 범위를 공유합니다.
학교에서는 조용하던 아이가 학원에서는 편하게 말하기도 합니다.
같은 레벨, 같은 강의, 같은 테스트를 겪으며 묘한 소속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학교 친구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성적 고민을 학원 친구에게 털어놓기도 합니다.
이것이 지금 아이들의 현실입니다.
학교가 유일한 또래 관계의 장이라는 전제부터 이미 낡았습니다. 학교 친구는 진짜 친구이고, 학원 친구는 가짜 친구라는 구분도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물론 학원 친구가 있다는 말이 그냥 학원을 많이 보내셔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학원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도 질이 다릅니다. 어떤 관계는 아이에게 힘을 줍니다. 같이 버티게 하고, 시험 정보를 나누게 하고,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게 하고,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감각을 줍니다.
반대로 어떤 관계는 아이를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레벨로 서로를 비교하고, 성적으로 서열화하고, 공부량 경쟁만 남기고, 쉬는 시간까지 불안을 공유하게 만듭니다.
그러니 부모가 봐야 할 것은 친구가 학교 친구인지 학원 친구인지가 아닙니다.
그 관계 안에서 아이가 어떤 아이가 되는지입니다.
친구와 있으면 아이가 편안해지는지.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공부 불안이 낮아지는지, 더 커지는지.
서로 돕는 관계인지, 서로 비교하는 관계인지.
그 관계가 아이를 살리는지, 소모시키는지.
이것을 봐야 합니다.
학원 때문에 친구가 없어진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학원 일정이 아이의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재배치하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학원은 아이의 관계를 끊는 공간이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학교 밖에 있는 또 하나의 또래 생활 공간이기도 합니다.
Q. 좋은 학원은 아이에게 무엇을 남겨야 할까요?
그렇다고 제가 학원을 무조건 옹호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학원을 비판하려면 제대로 비판해야 합니다. 학원을 옹호하려면 제대로 옹호해야 합니다. 학원을 많이 다니면 친구가 없어진다는 말처럼 단순한 비판은 현실을 보지 못합니다. 반대로 학원에 많이 다니면 무조건 성적이 오른다는 말도 현실을 보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학원에 다니느냐가 아닙니다.
학원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입니다.
영리교육, 사교육을 다루고 있는 연구물들은 학원에 가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면학분위기(학습 정서)
자료(학습 재료)
질의응답(학습적 소통)
이 세 가지가 없다면 학원은 아이의 시간을 많이 쓰는 장소일 뿐입니다. 반대로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학원은 아이에게 필요한 공부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좋은 학원은 면학분위기, 학습 정서를 향상시킵니다.
혼자 공부가 잘 안 되는 아이에게 공부하는 분위기는 실제 자원입니다. 아이들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옆 사람이 문제를 풀고, 질문하고, 다시 앉고, 버티는 장면을 보면서 자기도 움직입니다.
좋은 면학분위기는 아이를 겁주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너 이렇게 하면 망한다."
"남들은 이미 다 한다."
"이 정도도 못 하면 안 된다."
이런 말로 아이를 몰아붙이는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좋은 면학분위기는 아이가 다시 앉고 싶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나도 해야겠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조금 더 버텨볼 수 있겠다."
"여기 오면 다시 공부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이런 감각이 생겨야 합니다.
둘째, 좋은 학원은 자료를 줘야 합니다.
자료가 많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료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다음 공부를 정확히 만들어줄 때 좋은 자료입니다.
학교별 기출
시험 범위별 핵심 정리
자주 틀리는 유형
서술형 대비 자료
변형 문제
오답 재풀이 자료
시험 직전 다시 볼 압축 자료
이런 자료가 아이의 현재 상태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자료를 많이 받아와서 바카라상 위에 쌓아두는 것은 공부가 아닙니다. 좋은 자료는 아이에게 다음 행동을 만들어줍니다.
"이 유형은 다시 풀어야겠다."
"이 개념은 시험 전에 한 번 더 봐야겠다."
"나는 서술형에서 조건을 빠뜨리는구나."
"이 단원은 문제를 더 풀기 전에 개념을 다시 확인해야겠다."
이런 판단이 생겨야 합니다.
셋째, 좋은 학원은 질의응답이 자유롭습니다.
아이들이 혼자 공부하다 무너지는 지점은 대부분 막혔을 때입니다. 모르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해설을 봐도 이해가 안 될 때, 이해는 되는데 다시 풀면 막힐 때, 그때 공부가 멈춥니다.
좋은 학원은 이 지점에서 아이를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다만 질의응답도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는 시간이면 부족합니다. 좋은 질의응답은 답을 대신 주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어디까지 생각했어?"
"처음 막힌 지점이 어디야?"
"왜 이 조건을 못 썼을까?"
"해설을 덮고 다시 풀면 어디서 막힐 것 같아?"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무엇을 먼저 봐야 할까?"
이런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학원은 아이 대신 공부를 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기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학원을 다녀왔는데 공부가 더 하기 싫어진다면, 그 학원은 아이에게 공부 자원이 아니라 피로만 남기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학원을 다녀온 뒤 아이가 조금 더 공부하고 싶어지고, 노력하고 싶어지고, 자신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 학원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학원은 아이를 의존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자기 과제를 발견하게 합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더 해야 하지?"
"이번 주에는 어떤 유형을 다시 봐야 하지?"
"시험 전까지 어떤 자료를 다시 풀어야 하지?"
"내가 반복해서 틀리는 지점은 무엇이지?"
"선생님께 무엇을 질문해야 하지?"
이런 질문이 아이 안에 남아야 합니다.
그러니 학원을 많이 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학원을 안 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핵심은 아이가 학원을 수동적으로 소비하고 있는지, 능동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입니다.
학원은 다니는 곳이 아니라 이용하는 곳입니다. 학원에 오래 앉아 있었다는 것과 공부가 된 것은 다릅니다. 강의를 들었다는 것과 자기 과제가 생긴 것도 다릅니다. 자료를 받아왔다는 것과 다음 공부가 정리된 것도 다릅니다. 학원이 좋으려면, 학원 밖에서의 공부가 달라져야 합니다. 좋은 학원은 아이를 붙잡아두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학원 밖에서 다시 공부하게 만드는 힘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그러니 다시 묻겠습니다.
학원을 많이 다니면 친구가 없어진다는 말은 맞을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학원을 많이 다니는 아이가 지칠 수 있습니다. 관계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학원 일정 때문에 자발적으로 친구를 만날 시간이 부족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학원을 많이 간다는 사실이 곧 친구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원에서도 친구를 사귑니다. 학원에서도 관계를 만들고, 학원에서도 서로를 비교하고, 학원에서도 위로받고, 학원에서도 불안해집니다.
문제는 친구를 사귀는 장소가 아닙니다.
관계의 질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학원에 다니느냐가 아닙니다.
학원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입니다.
학원을 많이 간다 = 친구가 없다
이런 등식은 결코 성립하지 않습니다.
교육 컨텐츠 생산자들은 그렇게 말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은 아이들을 정말 위하는 말이 아닙니다.
교육 현실을 모르는 글은 대개 여기서 드러납니다. 아이의 실제 생활을 보지 않고, 어른의 낡은 도식으로 아이를 설명합니다. 다양한 학원들이 아이를 망치는 공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다시 공부하게 만드는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차이는 학원을 얼마나 많이 다니느냐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 글은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 컨설턴트 박태찬의 교육상담 기록과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저작권은 컨설턴트 박태찬에게 있으며, 무단 전재, 복제, 재배포, 2차 가공 및 상업적 활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