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과 재수생은 서로 다른 질문을 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입니다.
이번 글은 고3과 재수생에게 직접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9월 모의평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3에게도 부담스럽고, 재수생에게는 더 무겁게 느껴지는 시험입니다. 같은 시험지를 풀지만, 이 시험이 갖는 의미는 학생마다 다릅니다.
고3은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수시 원서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써야 할까, 교과전형으로 안정 카드를 잡아야 할까.
수능최저를 맞출 수 있을까? 정시 가능성도 남겨야 할까?...
9모가 안 나오면 수시를 낮춰야 할까?
이런 질문이 한꺼번에 옵니다.
재수생은 조금 다릅니다.
대부분 공부의 무게중심이 정시에 가 있습니다. 수시라는 선택지가 일부 남아 있더라도, 마음속 중심은 수능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9월 모의평가가 더 직접적으로 다가옵니다.
'재수했는데 이제는 점수가 나와야 하는데...'
'이번 9모도 안 나오면 올해도 어려운 거 아닐까?'
'작년과 달라진 게 없으면 어떡하지?'
'부모님께 뭐라고 말하지?'
'수능 때는 정말 달라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따라옵니다.
그러니 9월 모의평가는 모두에게 같은 시험이지만, 모두에게 같은 의미의 시험은 아닙니다.
고3과 재수생은 9월 모의평가를 다르게 준비해야 합니다.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고3과 재수생은 서로 다른 질문을 해야 합니다
고3은 입시의 축을, 재수생은 실패의 반복을 확인해야 합니다.
Q. 고3은 9모 전에 무엇을 정해야 할까요?
고3은 9모를 보기 전에 먼저 자기 입시의 축을 정해야 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수시냐, 정시냐를 정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가 어떤 방식으로 입시를 치를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승부를 볼 것인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안정적인 카드를 잡을 것인지.
수능최저가 있는 전형을 얼마나 넣을 것인지.
최저 없는 카드를 몇 장 확보할 것인지.
논술이나 면접을 병행할 것인지.
정시 가능성을 어디까지 남길 것인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9모를 보면, 성적표를 받아도 해석이 되지 않습니다.
고3들은 자주 말합니다.
"일단 9모 보고 정할게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9모 결과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9모를 보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정하겠다는 말은 위험합니다. 9모는 결정을 시작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이미 세운 전략을 조정하는 시험이어야 합니다. 9모 전에 아무 구주와 기준이 없는 학생은 9모 뒤에도 흔들립니다. 조금 잘 보면 갑자기 정시가 될 것 같습니다. 조금 못 보면 수시를 전부 낮춰야 할 것 같습니다. 영어가 한 등급 떨어지면 최저가 다 깨질 것 같습니다. 탐구 한 과목이 흔들리면 원서 전체가 불안해집니다. 그때부터 원서는 전략이 아니라 감정이 됩니다.
고3에게 9모는 '내가 어느 대학을 갈 수 있을까'보다 먼저 '나는 어떤 전형으로 싸울 사람인가'를 묻는 시험입니다. 특히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더 냉정해야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나 학생부교과전형을 준비하는 고3에게 9모는 단순한 점수 확인이 아닙니다. 수능최저를 실제로 맞출 수 있는 구조가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내 수시 6장 중 최저가 걸린 카드는 몇 장입니까
그 최저는 어떤 과목 조합으로 맞출 생각입니까
영어가 흔들리면 최저가 깨지는 구조입니까
탐구 한 과목 실수로 최저가 깨지는 구조입니까
국어와 수학 중 어느 과목을 최저 조합의 중심으로 둘 수 있습니까
최저 없는 카드는 몇 장입니까
최저가 높은 카드와 낮은 카드를 어떻게 섞을 생각입니까
위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최저는 맞춰야죠." 이 말은 전략이 아닙니다.
최저를 맞춘다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과목 조합입니다.
예를 들어 2합 5를 맞춰야 하는 학생이 있다고 해봅시다. 국어 3, 수학 4, 영어 2, 탐구 3이라면 이 학생은 총점만 보고 무너질 일이 아닙니다. 영어와 탐구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면, 최저 조합의 중심을 어디에 둘지 계산해야 합니다. 반대로 영어가 2와 3을 오가고 탐구도 시험마다 흔들린다면, 최저 있는 카드만 과감하게 늘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수시 중심 고3에게 9모는 정시 가능성을 판정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최저가 걸린 수시 카드의 위험도를 계산하는 시험입니다.
수시와 정시를 병행한다는 말도 조심해야 합니다.
"수시도 하고 정시도 할 거예요."
이 말은 듣기에는 성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하루 시간표에 그 비율이 보이지 않으면 전략이 아닙니다. 그냥 불안일 수 있습니다.
수시와 정시를 병행한다는 것은 이런 뜻이어야 합니다.
수시 6장 중 최저 있는 카드를 몇 장 넣을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최저 없는 안정 카드를 몇 장 둘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면접 준비가 수능 공부 시간을 얼마나 가져갈지 계산되어 있어야 합니다.
논술을 넣는다면 몇 장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정해야 합니다.
수능 공부 시간은 평일 최소 몇 시간 확보할지 보여야 합니다.
탐구가 최저 조합에 들어간다면 매일 어떻게 유지할지 정해야 합니다.
이 정도가 있어야 병행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시는 수시대로 불안해서 쓰고, 정시는 정시대로 포기하지 못하고, 최저는 최저대로 막연히 기대하고, 면접과 논술은 면접과 논술대로 시간을 가져갑니다. 하루는 바쁩니다. 그런데 전략은 없습니다. 병행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시간표입니다.
정시 중심 고3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시 중심이라고 말하는 학생들도 수시 원서 기간이 되면 흔들립니다. 친구들이 원서를 씁니다. 담임 선생님이 상담을 합니다. 부모님이 보험을 이야기합니다. 주변에서 논술이라도 넣으라고 말합니다.
그때 자기 원칙이 없으면 흔들립니다.
수시 원서는 최소 안전장치로만 쓸 것인지, 논술이나 면접준비는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수시 준비가 수능 공부 시간을 얼마나 침식하는지, 학교 수업과 자습 시간을 어떻게 수능 공부로 연결할 것인지, 9모 이후 실전 모의고사는 언제부터 어떻게 볼 것인지, 탐구는 언제까지 안정화할 것인지.
이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정시 중심 고3에게 9모는 수시 원서에 흔들리지 않고 수능 중심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그러니 고3은 9모 앞에서 더 이상 미루면 안 됩니다.
"9모 보고 정하자."
이 말 뒤에 숨어 있으면 안 됩니다. 9모 전까지 반드시 원서 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9모는 그 구조를 조정하는 시험이어야 합니다. 9모가 끝나고 나서야 처음으로 자기 전형을 고민하면 늦습니다.
원서는 희망으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 가능성을 계산해서 쓰는 것입니다.
고3의 9모 대비는 공부 계획이면서 동시에 원서 전략입니다.
Q. 재수생은 9모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재수생은 고3과 다릅니다.
고3은 수시와 정시 사이에서 입시의 축을 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재수생은 대체로 정시에 공부의 무게중심이 더 많이 가 있습니다. 그래서 9모가 더 무겁습니다. 9모 점수가 곧 올해의 판결처럼 느껴집니다.
재수생은 9모 앞에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달라야 한다.'
'작년보다 많이 했으니 이제 나와야 한다.'
'이번에도 안 나오면 어떡하지.'
'부모님께 보여줄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수능 때는 더 잘 볼 수 있겠지.'
네....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재수생에게 9모는 단순한 모의고사가 아닙니다. 1년을 다시 쓴 사람이 처음으로 크게 성과를 확인받는 자리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위험한 일이 생깁니다. 9모를 자존심으로 읽는 것입니다.
점수가 나오면 안도하고, 점수가 안 나오면 무너집니다.
작년보다 올랐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작년과 비슷하면 실패라고 느낍니다.
한 과목이 무너지면 올해 전체가 끝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재수생에게 9모는 판결문이 아닙니다.
자기 공부의 약점이 드러나는 시험입니다.
더 정확히는,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무너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재수는 시간을 한 번 더 산 것이 아닙니다.
작년에 무너진 방식을 고칠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것입니다.
그러니 재수생이 9모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점수만이 아닙니다.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무너졌는가.
이 질문입니다.
작년 수능 때 국어에서 어려운 지문 하나를 만나고 전체 리듬이 무너졌습니까?
수학에서 한 문제를 오래 붙잡고 쉬운 문제 검토 시간을 잃었습니까?
이번 9모에서도 그랬습니까?...
작년 수능 때 탐구 1과목에서 실수하고, 그 감정을 2과목까지 끌고 갔습니까?
영어 듣기 이후 독해 리듬이 흔들렸습니까?
점심 이후 집중력이 떨어졌습니까?
마킹 시간이 부족했습니까?
이번 9모에서도 그랬습니까?
이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어땠지'가 명료할수록 9모의 학습효과가 큽니다.
재수의 성과는 점수 상승에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망하지 않는 데서 먼저 나타납니다.
예컨대,
작년에는 국어 한 지문이 무너지면 시험 전체가 무너졌는데, 올해는 다음 지문에서 복구했다면 달라진 것입니다.
작년에는 수학 한 문제를 15분 붙잡고 있었다면, 올해는 5분 뒤 넘겼다면 달라진 것입니다.
작년에는 탐구 한 과목의 실수를 다음 과목까지 끌고 갔다면, 올해는 끊어냈다면 달라진 것입니다.
작년에는 쉬운 문제를 놓쳤는데도 몰랐다면, 올해는 시험 중간에 검토해서 회수했다면 달라진 것입니다.
이것은 현재의 점수표에 바로 크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에서는 큰 차이가 됩니다.
달라져야 합니다.
무엇을 바꿀지 정하고 연습해야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해드립니다, 재수생에게 9모는 자존심을 확인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작년의 실패가 아직 반복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그리고 9모 이후에는 공부의 우선순위를 다시 짜야 합니다.
전 과목을 다 올리겠다는 말은 듣기에는 좋습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냉정하게 나누어야 합니다.
올릴 과목이 있습니다.
아직 점수 상승 여지가 크고, 약점 유형을 압축하면 실제로 오를 수 있는 과목입니다. 이 과목에는 시간을 넣어야 합니다. 다만 막연히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원, 어떤 유형, 어떤 시간대에서 무너지는지 좁혀야 합니다.
지킬 과목이 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안정권이지만 무너지면 전체 전략이 흔들리는 과목입니다. 이 과목은 새것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감각 유지와 실수 방지가 중요합니다. 영어 등급, 탐구 한 과목, 국어의 최소 점수 방어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변동성을 줄여야 할 과목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나오는데 실전에서 흔들리는 과목입니다. 이 과목은 개념을 더 넣는 것보다 시험 운영을 고쳐야 합니다. 시간 안배, 넘길 문제 판단, 쉬운 문제 회수, 마킹, 멘탈 복구가 중요합니다.
9모 이후의 재수 공부는 전 과목 상승 전략이 아닙니다.
과목별 역할 분담 전략입니다.
모든 과목을 다 올리겠다고 말하고 있다면, 그 말이 실제 계획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니면 그저 불안해서 하는 말인지 봐야 합니다. 남은 시간에 모든 것을 다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바꿀 수 있습니다.
- 한 문제에 매달리는 습관
- 어려운 지문 하나에 시험 전체를 맡겨버리는 습관
- 탐구 한 과목의 실수를 다음 과목까지 끌고 가는 습관
- 쉬운 문제 검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습관
- 점수가 흔들리면 공부 전체를 부정하는 습관
이것을 바꾸어야 합니다.
9모는 점수표 하나로 끝나는 시험이 아닙니다.
준비한 것과 미뤄온 것을 동시에 드러내는 시험입니다.
고3에게는 입시의 중심 축이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재수생에게는 작년과 다르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그러니 9모를 보고 단순히 '잘 봤다', '망했다'로 끝낼 수가 없습니다.
고3이라면 물어야 합니다.
나는 수시와 정시를 병행하고 있는가, 아니면 둘 다 놓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는가
나는 수능최저를 준비하고 있는가, 아니면 최저를 맞출 수 있기를 바라고만 있는가
나는 원서를 전략으로 쓰고 있는가, 아니면 성적표가 무서워서 도망갈 카드를 찾고 있는가
나는 9모를 보고 전략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9모가 끝난 뒤에야 처음으로 입시를 생각할 것인가
재수생이라면 물어야 합니다.
나는 작년과 다르게 무너지고 있는가
나는 작년에 놓친 쉬운 문제를 올해는 지키고 있는가
나는 막힌 문제를 넘길 수 있는가
나는 한 과목의 실패를 다음 과목으로 끌고 가지 않을 수 있는가
나는 점수가 아니라 무너지는 방식을 기록할 수 있는가
나는 모든 과목을 다 올리겠다는 말 뒤에 숨지 않고, 올릴 과목과 지킬 과목을 구분할 수 있는가
9모는 끝이 아닙니다. 하지만 변명할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는 맞습니다. 고3은 입시의 축을 정해야 합니다. 재수생은 실패의 반복을 끊어야 합니다. 9모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점수만이 아닙니다. 전략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그리고 작년의 자신, 혹은 어제의 자신과 정말 다르게 시험을 치르고 있는가. 그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수능은 멀리 있는 시험이 아닙니다. 9모는 수능이 먼저 보내는 질문입니다.
"너는 정말 준비하고 있니?"
이 질문 앞에서 이제는 대답해야 합니다.
본 글은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 컨설턴트 박태찬의 교육상담 기록과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저작권은 컨설턴트 박태찬에게 있으며, 무단 전재, 복제, 재배포, 2차 가공 및 상업적 활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