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012. “고등학교 가서 하면 되지”라는 말

왜 중학교 3학년이 입시에서 중요한 타이밍인가

by듀르크하임

안녕하세요!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입니다.

오늘은 8월 1일입니다.

중학교 3학년 아이들에게 8월 1일은 조금 애매한 날짜입니다. 여름방학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고, 2학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 같고, 고등학교는 아직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아이들이 자주 말합니다.

"고등학교 가서 하려구요."

"학교에서 애들 다 놀아요."

"선배들이 2학기가 마지막으로 놀 시간이랬어요."

학부모님들도 비슷하게 묻습니다.

"선생님, 중3 2학기는 좀 쉬게 해줘도 될까요?"

"중학교 성적은 크게 의미 없지 않나요?"

"고등학교 가기 전 마지막인데, 너무 몰아붙이면 안 되겠죠?"

저는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쉬는 것은 필요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정말 많이 지쳐 있기도 합니다. 중학교 3학년 1학기까지 달려오면서 시험도 치렀고, 수행평가도 해냈고, 학원 숙제도 견뎠고, 친구 관계 안에서도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그러니 여름방학과 2학기에 숨을 고르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가서 하면 되지"라는 말은, 꽤 위험합니다.

그 말은 아이에게 위로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도 잠시 안심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쉬고, 고등학교에 가면 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면 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등학생이 된다고 고등학교식 공부가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고등학교 가서 하면 되지"라는 말은 왜 틀린 말일까요?


Q. 중3 2학기에 아이들은 왜 “나중에 하면 된다”고 생각할까요?

중학교 3학년 2학기는 아이들에게 이상한 시간입니다. 중학교 생활이 거의 끝났는데 주변에서 와글와글 합니다. 지금 성적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필고사도 이제 슬슬 익숙해져가죠. 친구들과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부모가 고등학교 준비를 말해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현재를 '남는 시간'처럼 쓰기 쉽습니다.

"지금 조금 쉬어도 되지 않을까?"

"어차피 고등학교 가면 다시 해야 하잖아."

"지금 열심히 해도 뭐가 크게 달라지나?"

"고등학교 가면 분위기가 다를 테니까 나도 달라지겠지."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게으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3 2학기는 아이가 게을러져서 위험한 시간이 아니라, 현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이유가 약해져서 위험한 시간입니다.

중학교에는 이미 마음이 떠났고, 고등학교의 입시적 압박이 체감되지 않습니다. 이 공백이 문제입니다.

아이들은 이 시기를 '끝난 시간'처럼 느낍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무것도 끝난 것이 없죠.


고등학교에 가는 것은 새 출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습관까지 새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중학교 때 핸드폰을 붙잡고 자던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식 다음 날부터 갑자기 일찍 자지는 않습니다. 중학교 때 숙제만 겨우 끝내던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자마자 수업 복습을 스스로 하지는 않습니다. 중학교 때 틀린 문제를 실수라고 넘기던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자마자 오답 원인을 분석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가서 하면 된다'는 말은 사실상 지금의 습관을 그대로 데리고 고등학교에 가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고등학교 가서 새로 태어난다? 그런 경우를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시도는 해보겠지요, 그러나 전부 무너져요.


고등학교 첫 학기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입학하고, 담임 선생님과 과목 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과 적응하고, 학교 규칙을 익히고, 수행평가 안내를 받고, 학원 일정을 조정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중간고사를 맞습니다. 그때 가서 공부 방식을 처음 바꾸려고 하면 무조건 늦습니다. 고등학교 첫 시험은 연습장이 아닙니다. 중3 2학기에 최선을 다 해 평가를 준비하는 연습하지 않은 아이에게는 첫 시험이 곧 충격이 됩니다. 물론 중3 2학기 성적 자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시기의 성적표가 아니라, 이 시기에 만들어지는 공부 방식입니다. 중3의 마지막 시험은 점수를 위한 시험이라기보다, 이전과 다른 전략과 습관 적용을 연습할 수 있는 마지막 리허설입니다.


정리해보면,

시험 3주 전부터 범위를 나누는 일.

암기과목을 시험 직전에 몰아치지 않는 일.

수학 문제를 많이 푸는 데서 끝내지 않고, 틀린 이유를 남기는 일.

영어 지문을 해석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 구조와 근거를 확인하는 일.

수행평가 마감일을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직접 관리하는 일.

시험이 끝난 뒤 '망했다' 또는 '잘 봤다'에서 끝내지 않고, 다음 시험에서 바꿀 행동을 하나 남기는 일.

이런 것들을 중3 시기에 반드시 해봐야 합니다.


고등학생이 된 뒤 처음 하려고 하면 안됩니다. 중학교 때와 비교도 안되게 템포가 빠릅니다. 이미 수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수행평가는 밀려오고, 시험과 시험 사이에 다른 시험이 줄줄이 있습니다.

그러니 중3 2학기는 쉬어도 되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리한 선행으로 가득 채운다? 두 배로 세 배로 억울해집니다.


Q. 마지막 학기에 무엇을 미리 연습해야 할까요?

중3 2학기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닙니다.

'고등학교 준비'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겁주자는 뜻도 아닙니다. 고등학교 수학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영어 지문을 과하게 늘리고, 학원 시간을 빼곡하게 채우자는 뜻도 아닙니다.

오히려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반드시 요구받게 될 몇 가지 행동을 미리 연습해보는 일입니다.


첫째, 복습을 '숙제 아닌 진짜 공부'로 해봐야 합니다.

중학생들은 복습을 숙제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생님이 내준 것, 학원에서 검사하는 것, 부모가 확인하는 것을 하면 공부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공부의 시작은 숙제를 끝내는 것이 아닙니다.

수업을 내 공부로 다시 가져오는 것입니다.

그날 학교에서 배운 것의 이해를 확인하는 공부,
수업 중 표시한 개념을 기억했는지 외워보는 공부,
선생님이 강조한 문제를 한 번 더 풀어보고 숙련된 풀이를 전개하는 공부,
모르는 부분을 다음 수업이나 학원에서 질문할 수 있게 표시해두는 공부.

이것이 복습입니다.

중3 2학기에는 이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하루에 오래 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 말고, 내가 수업을 다시 붙잡는 시간이 있는가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복습을 하지 않으면 수업이 그냥 지나갑니다.

수업은 들었지만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필기는 했지만 다시 꺼내 쓰지 못합니다. 문제는 풀었지만 시험장에서 다시 적용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중3 2학기에는 그날 배운 것을 그날 통채로 외워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둘째, 틀린 문제를 그냥 '실수'가 아니라 '실점하는 방식'으로 봐야 합니다.

중학교 때는 틀린 문제를 쉽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 이거 실수했네." "다음엔 맞히겠지." "해설 보니까 알겠네." "계산만 조심하면 돼."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같은 실수가 무조건 반복됩니다. 과장이 아니에요, 무조건입니다. 반드시 성적을 갉아먹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실수가 아니라 반복되는 방식이 문제가 됩니다.

문제를 잘못 읽는 방식, 조건을 놓치는 방식, 해설을 보면 알지만 혼자서는 못 푸는 방식, 지문에서 근거를 찾지 않고 감으로 고르는 방식, 암기한 개념을 사례에 적용하지 못하는 방식, 시간에 쫓기면 쉬운 문제부터 흔들리는 방식....

고등학생은 틀린 문제보다, 반복되는 틀림의 방식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중3 2학기에는 오답을 다르게 봐야 합니다. 틀린 문제를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가 왜 틀리는지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조건을 끝까지 안 읽고 식부터 세웠다."

"나는 해석은 했는데, 선지의 표현을 정확히 보지 않았다."

"나는 개념을 외웠지만, 문제 상황에 연결하지 못했다."

"나는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앞부분에서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다."

이런 문장이 남아야 합니다.

틀린 문제를 모으는 것과, 내가 틀리는 방식을 모으는 것은 다른 공부입니다.

모으면 공부가 끝나느냐? 당연히 아닙니다. 오답요인을 제거하는 연습도 적용해야합니다. 그러니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모든 것이 변해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점수가 오르지 않습니다.


셋째, 수행평가를 부모가 챙기는 일에서 아이가 관리하는 일로 바꿔야 합니다.

고등학교에 가면 수행평가는 단순한 과제가 아닙니다.

마감일, 평가 기준, 발표, 보고서, 수업 참여, 제출 형식이 모두 연결됩니다. 그게 생기부에 남지요.

그런데 중학교 때까지 부모가 수행평가 일정을 계속 챙겨준 아이들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제출이야?" "준비물 챙겼어?" "발표 자료 만들었어?"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어?"

이런 질문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3 2학기에는 조금씩 넘겨야 합니다. 고등학교에 가면 부모가 모든 수행평가를 따라다닐 수 없습니다. 아이가 직접 관리해야 합니다.


아... 관리형 컨설팅이요?
관리형 컨설팅은 의대를 지망하는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절대 받지 마십시오. 99.9% 사기꾼들에게 돈만 갖다 바치는 꼴이 됩니다.


중3 2학기 수행평가는 점수보다 마감 감각을 기르는 기회입니다.

수행평가 날짜를 직접 적고, 평가 기준표를 확인하고, 제출 3일 전에 초안을 만들고, 발표나 보고서에 자기 문장을 남기고, 마감 전 스스로 점검하여 퀄리티를 높힙니다. 이런 연습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대신 챙겨주는 아이는 당장은 덜 놓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대신 챙겨주면 아이는 고등학교에서 더 크게 놓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학기에는 누군가가 전부 관리하는 방식에서, 아이가 자기 일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옮겨가야 합니다.


넷째, 쉬는 시간을 진짜 회복으로 바꿔야 합니다.

고등학교 준비는 문제집으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쉬는 법도 준비해야 합니다.

중3 2학기에 아이들이 쉬는 시간을 전부 핸드폰, 쇼츠, 게임, 밤샘으로 보내기 시작하면 고등학교 1학기에서 바로 흔들립니다. 고등학교 공부는 생각보다 체력전입니다. 수면이 무너지면 수업 집중이 무너지고, 수업 집중이 무너지면 복습이 밀리고, 복습이 밀리면 시험기간에 모든 것이 몰립니다.

쉬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분 전환과 회복은 다릅니다. 놀이와 휴식도 다릅니다.

핸드폰을 보고 웃었다고 몸이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쇼츠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머리가 정리되지 않습니다. 게임을 했다고 죄바카라감 없이 다시 공부로 돌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더 지친 상태로 효율이 낮은 나쁜 지능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해요. 놀면, 더 지칩니다.


중3 2학기에는 쉬는 방식도 연습해야 합니다.

학원 다녀온 뒤 바로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는 대신, 씻고 밥을 먹고 10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부 사이의 10분 휴식에는 쇼츠를 보지 않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잠들기 1시간 전에는 핸드폰을 침대 밖에 두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런 작은 루틴이 고등학교에서 아이를 지켜줍니다.


고등학교 준비는 선행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복습하는 법, 틀린 문제를 보는 법, 마감을 관리하는 법, 쉬는 법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복습 습관이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교복을 입었다고 핸드폰 습관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학교가 바뀌었다고 오답을 분석하는 힘이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입학식이 끝났다고 자기 공부가 시작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3 2학기는 분명 고등학생이 될 자신을 미리 연습하는 일입니다.

그날 배운 것을 다시 보는 연습, 틀린 문제의 원인을 말하는 연습, 수행평가 마감을 직접 관리하는 연습,
쉬는 시간을 회복으로 바꾸는 연습, 중3의 마지막 학기는 그렇게 보내야 합니다.

고등학교는 나중에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습관을 몽땅 데리고 시작됩니다.




본 글은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 컨설턴트 박태찬의 교육상담 기록과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저작권은 컨설턴트 박태찬에게 있으며, 무단 전재, 복제, 재배포, 2차 가공 및 상업적 활용을 금합니다.

이전 12화Q011. 학원을 많이 다니면 친구가 없어진다는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