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

나답게

by진화정


상대성 이론

(나답게)


2학년이 되어서야 나는 겨우 1학년 과목과 필수교양을 신청할 수 있었다. 대학의 수강신청 시스템에 변화가 있었고, 그런 부작용이 일부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는 차근차근 수업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은 학점 따기 쉬운 과목들 위주로 수강신청을 하곤 했는데, 나는 왠지 그러기 싫었다. 영화, 특허, 심리학, 행정, 민법, 중동, 미학 등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과목들을 선택했다.


물론 수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더 재밌고 유익했다. 내가 대학에 왔으니 누릴 수 있는 소중한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대학을 졸업해서 기업에 사원으로 들어가서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나는 그것이 내 길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글을 쓰는 것이었지만, 생활을 유지하려면 돈은 벌어야 했기 때문에 고민은 깊어졌다.


그래서 나는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좀 더 배우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돈도 벌기로 결심했다. 여유시간을 즐기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쓰고 가정을 이루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지금 실제로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그때는 겨울마다 계절학기를 열심히 들어서 1학년 때 학사경고를 맞았던 위기를 극복했고, 각 수업마다 성실히 리포트를 작성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학점도 나름 잘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그렇게 높은 학점은 아니었지만, 나는 나름 만족한다. 이어서 전공수업, 조별과제와 에세이 쓰기 등에서 창의적인 접근을 함으로써 교수님께 어필하기도 했다.


영어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문학 영역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나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학과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선후배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지냈다. 대학축제 때는 여자농구에 출전했고, 주점에서 음식도 만들었다. 학과 연극제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리는 것을 도왔는데, 몬테규 부인역을 맡았다. 대사 없이 계속 울기만 하는 역이었지만, 부끄럽게도 가장 큰 꽃다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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