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byKarel Jo


팀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나 스스로가 생각하고 내린 결론은, 팀장이란 팀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팀장은 그 팀의 얼굴로서 나 자신이 스스로 일하기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나름의 기준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어, 필요한 경우에 방향을 제시하고, 다른 부서와 의견이 부딪히는 경우 우리 팀의 입장을 정확하게 대변하여 그들로 하여금 우리 팀에서 일한다는 것이 그들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처럼.


더 나아가서, 나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보통의 온라인 게임인들이 회사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겠지만, 먼저 돈을 보고 회사에 들어와 결국에는 팀장, 또는 리더로 인해 회사를 나가게 된다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팀장이란 결국 오래가는 단단한 팀의 관계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 팀장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단순히 조직문화를 좋게 만든다기보다는, 팀원들 간의 유대감으로 오래가는 팀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물론, 그 계획대로 모든 일이 잘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의 삶의 궤적은 제각기 다른 것이기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팀원이 이탈하는 경우도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나의 결정이 아쉬운 결정이 되어 외부에서 기회를 찾아야 하는 일도 생겼다.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나 스스로는 그저 그럴 수 있다. 나는 나 자신의 모멘텀을 지켜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경험이 쌓이면 지금보다 더 단단해질 것이며,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순간에 이 힘듦도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속에서, 팀은 점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 내가 들어왔을 때, 나 또한 팀장이 있었지만 한 사람의 실무자로서, 우리는 일거에 들어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우리 팀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하나씩 세워 나가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어떤 팀인지 잘 모르는, 원래 그런 일을 하는 팀이 아니었지만 나와, 나를 믿어준 팀원들의 주도 하에 점차적으로 우리는 팀의 정체성을 세워 나가며, 업무의 줄기를 구축해 나갈 수 있었다. 숫자를 다뤄 나가며, 결과와 차이를 분석하고, 영업팀에 여러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원인을 찾아 다음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매끄러운 연결고리. 팀은, 매년 나아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각자의 팀원들도 좋은 관계를 구축하며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게 되니 내가 없어도 팀원들이 알아서 일을 진행하는 순간이 생겼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일도 있었다. 팀원들의 성과가 기뻤고, 그럴 때면 팀장이라는 자리를 선택한 것이 나쁘지 않았다고 느꼈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회사에서 매년 실시하는 직원만족도 조사 결과를 받게 되었다. 나아지고, 잘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 속에 나온 결과물은 상대적으로, 여전히 발전해야 하는 일이 많이 남은 아쉬운 성적표였다. 물론, 내가 운영하는 조직은 소규모 조직이었기에 나 자신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재무실 전체의 평가에 가까운 일이었다. 질문들이 두리뭉실하다거나, 평가를 하는 대상이 팀장만을 향하는 것은 아니다는 여러 변명을 댈 수 있었겠지만, 중간관리자의 하나로서 나 또한 그 평가에서 반드시 벗어날 수만은 없는 것이었다.


그 결과가 나오고 난 뒤 상무님과 결과에 대해 이야기할 일이 있었다.


"조 팀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업무에 몰입하고 만족할 수 있는지 잘 생각해 봅시다. 조 팀장이 열심히 잘해주고 있는 건 알지만, 어쨌든 결과가 이러니 우리가 더 노력해야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오는 나의 머릿속은 그러나 대답과는 달리 그렇게까지 개운하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걸까, 왜 내가 이걸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여러 생각은 내 머릿속에 맴돌아 마치 찾을 수 없는 답을 헤매는 안갯속처럼 뿌옇게 나를 어지럽혔다. 내가 듣지 못한 다른 목소리가 있었던 걸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을까?


오래가는 팀을 만들기 위해 가장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팀원들이 나에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건 단순히 말을 편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언제나 나의 의견만 따르고 찬성하게 만드는 것을 지양하는 의미였다. 팀장이라고는 하나 나도 틀린 말을 할 수 있고, 나의 생각이 반드시 옳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팀이란,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고 팀장이란 그 소리를 하나의 방향으로 묶어 나가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비록 내가 편안하고 쉬운 사람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그 역할은 충분히 다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팀원들 또한 나에게 개선사항을 몇 번 이야기해 주기도 했었고.


그런데도 개선이 아직도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 속에, 내가 듣지 못한 소리가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내가 이야기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을까, 아니면 몇 번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나를 보며 이야기를 하더라도 달라지는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여 포기했을까, 그것도 아니면, 나의 생각이 원래부터 팀원들의 생각과 너무나 달라 좁혀질 수 없는 간극이 처음부터 있었던 걸까.


나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아니,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는 게 오히려 맞겠다.


직원만족도 조사라는 것이 모든 것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었다. 몇 개의 질문과 점수만으로 한 팀의 분위기나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결과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해석할 수도 없었다. 팀은 실제로 성장하고 있었다. 성과도 나아지고 있었고, 팀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경험을 쌓아 가고 있었다. 나는 그 사실들을 근거로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팀의 모습은 매우 분명했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고, 각자의 의견을 내며 필요한 경우 서로 도움을 요청하며, 누군가에게는 오래 있을 만한 마지막 정착지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잘 배워 새로운 도전을 향해 떠나가는 배움의 장소일 수도 있고, 그러한 인연의 헤어짐에 서로 아쉬워할지언정 함께한 시간에 좋은 기억을 추억하며 언젠가 다시 만날 때 웃을 수 있는, 그런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 왔다.


그러나, 내가 그런 팀을 만들고 싶어 했다는 것과, 실제로 내가 만든 팀이 그런 팀이라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나는 그 차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한 번쯤 실제로 그런 팀인지를, 생각해 보았을까.


어쩌면 팀원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팀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의 성장을 지켜보고, 함께 성과를 만들어 왔다는 경험이 오히려 나에게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었을 수도 있다. 그 확신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만 내가 보고 있는 모습이 팀의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결과를 받아 든 뒤에도 나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생각했다. 내가 조금 더 일찍 알아차렸다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내가 조금 더 잘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나는 여전히 답을 찾으려 했다.


팀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팀장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났을 때보다,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이 더 답답했다. 내가 놓친 것이 있다면 찾아내고 싶었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우고 싶었다. 다음에는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만족도에 대해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는 팀원들과 정기적으로 하는 대화에서 다시 한번 그들과 방향을 맞춰 보며 얘기를 나눴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 혹시 만족도 결과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으시냐고 물어본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생각을 먼저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모두에게 만족도 결과를 캐고 싶은 게 아니니, 그저 현 상황에서 각자가 원하는 방향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자고 다독였다.


그것이 바카라임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바카라임감에서 나온 생각 속에, 나는 여전히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팀장으로서 옳은 고민을 하고 있고, 지금의 문제 또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잠시 길을 벗어났지만 금방 돌아가 내가 생각한 대로 잘 끌고 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그날 이후로는, 내가 잘하고 있다는 확신만으로 충분한 것인지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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