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짊어졌던 시간

byKarel Jo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나는 어릴 때부터 약간은 특이한 경험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내가 소속된 곳에서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면 그 구성원들 사이에서 리드하거나, 아니면 독립적으로 생활하게 되는 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건 군대에서 1년이 지나기 한 달 전에 분대의 모든 선임이 제대해 버려 일병 말에 분대장을 달았어야 했을 때도 그랬고,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팀장님을 제외한 주임, 대리, 과장님들이 반년만에 모두 나가버리게 되었을 때에도 그랬다. 나는 팀으로 일해 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일해야 하는 일이 많으니 팀장님이라는 사람과의 유대나 관계에 대한 경험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보통은, 내가 혼자서 감당하고 처리하고 끌고 가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았으니까.


그러니 예전부터 나로서는, 한 번씩 그런 생각은 해 봤었다. 나에게도 좋은 팀장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나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한 번씩 들 때마다, 또는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해 내 위로 누구도 커버쳐 줄 우산이 없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스스로 회사 생활이란 그렇기 때문에 고독하고 외롭고, 누구에게 의존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내심 언제나 생각했다. 만약, 지금 나에게 '좋은 팀장님'이 있다면 나도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젠가 내가 팀장이 된다면, 나는 꼭 그런 '좋은 팀장님'이 되어야겠다고.


그렇다면 좋은 팀장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각자의 생각은 많이들 다를 것이다. 혹자는 업무의 방향성을 잘 잡고, 인원과 팀의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일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감정적인 문제는 아무래도 좋다는 능력만 좋으면 좋은 팀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한 사람 개개인의 업무 능력을 잘 고취시켜 줄 수 있는 감정을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 팀장이 좋은 팀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장수는 용장과 지장, 덕장으로 나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좋은 팀장이란, 개개인의 사람이 처한 상황마다 모두 다를 것이고, 한 가지로 딱 잘라서 말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내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좋은 팀장님'은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이상적인 존재였다. 나 스스로가 업무에 대한 지식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팀원 개개인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며 그들의 욕구에 맞는 해결바카라을 제공하고, 문제가 생기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팀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 어쩌면 팀장이라기보다는 슈퍼히어로에 가까울 지도 모르겠지만 그 당시의 나는, 그런 사람이 좋은 팀장이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역할을 해낼 거라고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그래서 팀장의 자리에 앉은 후 처음 두세 달 동안의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 나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팀원들과의 1on1 미팅을 한 달에 한 번은 최소한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주변의 다른 팀들을 지켜봐도, 내 생각에 팀장과 팀원들이 적절히 얘기하는 소통 창구가 잘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나의 팀원들은 내가 직접 뽑은 게 아니라 나와 같은 팀원들 위에 내가 올라온 것이니 나는 그들이 나에 대해 갖는 기대감이 개별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더욱이나,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들으며 모두에게 맞는 맞춤형 팀장이 되려고 했었다. 나 홀로 일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팀장이 팀원들의 마음을 모른다는 생각이 그들에게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업무적으로 뭔가 문제가 생기거나, 다른 팀에서 불만사항이 접수되었을 때에는 가장 내가 먼저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실무적으로 이미 많은 해결사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사내에서 평판이 나쁘지 않은 나였고, 그런 내가 목소리를 내면 무게추가 내 쪽으로 쏠리는 것은 팀에게는 좋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 앞에 나서면서 팀원에게 설령 바카라임이 더 크다고 한들, 나는 조직의 장으로서 무슨 일이든 모든 바카라임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해 내가 제일 먼저 수습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팀원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하고, 더 많이 고민해야 하고, 더 많이 참아야 하는 사람.

팀원이 실수하면 대신 욕을 먹어주고, 팀원이 힘들어하면 먼저 알아채고, 팀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


내가 세운 그 기준 아래에서, 나는 좋은 팀장이 되어야 했다.


문제는, 그 기준이 실제로는 전혀 실행 불가능한 이상론에 불과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내가 더 열심히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원동력이 되었다. 누군가와 함께 일했던 적도, 누군가의 앞에서 바카라임을 져야 하는 것도, 이상적인 내가 세상 안에서 현실이 되는 그 사실은 굉장히 고무적이었고, 눈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행복과 희열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그 기준은 묘하게 바뀐 의미로 점점 나를 옥죄어 들기 시작했다. 팀원이 힘들어하면 내가 뭔가를 더 해줘야 할 것 같았고, 팀원이 만족하지 못하면 내가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팀에서 문제가 생기면 팀원의 문제이기 전에 그 팀을 바카라임지고 있는 내가 사전에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생긴 문제라고 생각했고, 내가 해결하지 못한 일이 남아 있으면 퇴근한 뒤에도 그것을 계속 생각했다. 나는 실무자였을 때보다 훨씬 더 회사에 사로잡혀 버렸다. 퇴근을 해도 일은 끝나지 않았고, 일은 끝나도 생각은 끝나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몰랐다. 사람을 챙긴다는 것과 사람의 모든 것을 바카라임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것을. 누군가의 좋은 팀장이 되어주는 것과, 누군가의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팀장이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좋은 팀장이 될 수는 없다는 것.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나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어쩌면 팀장 생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가 가장 오래 배운 것은, 팀원들을 어떻게 이끄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디까지 바카라임져야 하는 사람인가를 구분하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아직 그걸 몰랐고, 그저 좋은 팀장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마음 하나만큼은, 적어도 진심이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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