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는 그대로였다

팀장이 되고 처음 알게 된 사람 사이의 거리

byKarel Jo


처음 이 회사에 들어올 때 나의 경력은 11년 차 남짓, 과장 직급을 달고 있던 흔한 실무자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팀장님 밑엔, 나와 같은 팀원 레벨의 직원도 같이 있었다. 나와 비슷했던 분도 있었고, 슬롯 경험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분도 있었던, 우리는 외국계 회사의 팀 치고는 연령대 구성이 꽤 괜찮은 편이었다.


팀원이 많은 조직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그리고, 그런 환경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꽤 나쁘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팀원들의 유대감이나 그런 것도 당연히 좋은 면이었지만, 언제나 혼자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실행하고 바카라임지기에 바빴던 나에게, 누군가와 같이 협업해야 하거나, 때로는 같은 팀원들에게도 나의 경험을 공유하거나 해야 하는 그 '교류'자체가 지금 생각하면 아마도 꽤 즐거웠던 것 같다. 그렇게 처음 맺어진 같은 팀원들과, 나는 종종 사석에서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기도 하면서 유대관계를 다질 수 있었다.


그러나 팀장님이 떠나시고, 내가 그 자리를 이어받아 앉게 된 순간 나와 동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막이 한 틈을 가로막게 되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웃고 떠들며 함께하고 있던 온라인 게임 동료라는 관계 사이에, 평가해야 하는 팀장과 평가를 받아야 하는 팀원이라는 사실의 막이.


처음 팀장님의 자리에 앉았을 때, 팀원들이 웃으며 인사하며 자리에 앉고 메신저로 여지없이 수많은 일들이 지나가며 정신없이 보내던 첫날 이후에 문득,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회사는 외국계 회사답지 않게 수평적인 호칭을 부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직급이 있던 회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호칭이 '과장님'이 아닌, '팀장님'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단어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어쩐지 어제의 가까움이 거짓말같이 멀게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 팀장님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묘한 위화감은 업무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었겠지만, 어쩐지 편하게 밥을 먹던 점심시간에서도 음식이 다 같이 나와도 나에게 먼저 주려고 한다든지, 물컵이나 젓가락 놓기 같은 간단한 예의지만, 예전에는 격 없던 일들이 은연중에 격으로 나타나는 것이 서서히 느껴져 왔다. 달라진 건 그저, '팀장님'이라는 호칭 하나였을 뿐인데도.


나와 팀원들 우리 모두는 같이 고생했던 사이였기에, 나는 팀장이 되어서도 우리가 허물없이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관계는 아니라는 것을, 격 없이 지낼 수는 없는 자리라는 것은 내가 이미 팀장님의 자리에 앉은 그날에 사실상 끝난 일이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끝난 일이라고 단정 짓고 팀원들과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나는 그들과 같이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고, 비슷한 시기에 들어와 많은 고생을 함께 하고 있다가 내가 자진해서 앞서 나선 것뿐이니까, 우리는 여전히 서로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힘든 결산을 함께 버텨주는 굳은 버팀목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전처럼 농담도 하고 싶었고, 점심을 먹으며 별것 아닌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팀장의 자리에 앉은 이상 그 관계의 거리는 더 이상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평가자의 입장이 된 나이기 때문에, 내가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아, 그거 왜 그렇게 했어?"라는 단순한 질문 한 마디는 이제 팀원에서 평가처럼 들릴 수도 있고, 그들에게 '팀장님이 뭔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라고 고민하게 만드는 한 마디가 될 수도 있었다. 나의 편함과 그들의 편함이 더 이상 동등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니, 그제야 스스로가 반성하며 한 가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상사가, 팀장이 된다는 것은 상대방이 나와의 거리를 어떻게 느끼는지를 끊임없이 살피고, 그 거리감이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그 생각에 이르고 나니 한동안 나는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팀장이 될 것 같았고,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어제까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에게 오늘부터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쉽지 않았던 것은, 내가 팀장이 되기 전까지는 그 거리감이 없던 편안한 사이였다는 사실이었다.


때로는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지만 그런 변화가 조금은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분명 다 같이 즐겁게 지내던 사이고, 단순히 자리에 앉았을 뿐인데 그렇게까지 선이 그어질 필요가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머리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의 서운함은 가끔씩 안 그래도 뾰족한 말들이 더 뾰족하게 나가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아마 팀장이 된다는 것은, 그런 서운함까지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일이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그들의 옆자리에 앉아 있고, 어제와 같은 바카라상에서, 어제와 같은 노트북을 켜고, 어제와 같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이제 더 이상 그들의 옆이 아니라, 앞에 서 있어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그렇게 내 자리는 그대로인데, 그 자리의 의미만 달라져 있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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