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쉽게 나왔다.
사실은 전혀 괜찮지 않았는데
그 말을 꺼내는 게 더 귀찮았다.
설명해야 하고,
다시 묻는 질문을 받아야 하고,
마지막엔 애매한 위로까지 들어야 하니까.
그래서 그냥 괜찮다고 했다.
"괜찮아"는
요즘 가장 편리한 말이다.
대화를 끝내고
관계를 유지하고
상황을 넘길 수 있는 말.
하지만 그 말을 하고 나면
마음이 조금 늦게 따라온다.
집에 와서 괜히 생각이 많아지고
샤워하면서 뒤늦게 기분이 상하고
잠들기 직전에야
‘아, 나 별로 괜찮지 않았구나’ 하고 알게 된다.
괜찮다는 말은
상대에게 하는 말 같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신경 쓰지 말자고,
오늘은 그냥 넘기자고.
문제는
그 “오늘”이 자주 쌓인다는 거다.
괜찮아를 많이 말하는 사람일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길다.
할 말이 없는 게 아니라
할 말을 이미 다 삼켜버렸기 때문이다.
오늘도
전혀 괜찮지 않은 순간에
괜찮다고 말했다.
별일은 없었다.
다만 마음이 조금 남았다.
거 참 말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