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 이야기 시즌 3 - 여덜번쨰 이야기
아침 햇살이 멍곰이의 눈에 비치자
스르륵 눈을 떴어요.
거실에서 대순이와 복순이와 엄마의
부산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런 다른 날보다 늦게 일어났잖아.”
통통 부은 듯 잘 잔 표정으로
멍곰이는 침대에서 내려와요.
그리고 거실로 나갑니다.
대순이와 복순이는 너무 잠이 와서
아직 움직이지 않고
널브러지듯이 누워있는 소파에
멍곰이도 눕습니다.
멍곰이의 몸이 복순이에 부딪히자
멍곰이가 농담합니다.
"아이코 아프잖아.”
"뭐 멍곰이 네가 부딪혔잖아."
"어 그냥 그래서 살짝 아프다고.”
"너 지금 네가 부딪혀놓고
내 잘못으로 하려는 거지.”
복순이는 화가 난 눈 빛으로
멍곰이를 쏘아봐요.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닌데
아침부터 이런 상황이 생기니
눈물 나는 것 같아.‘
멍곰이는 터벅터벅 다시
대순이 방 침대로 갑니다.
침대에서 눈물을 흘리며 생각해요.
‘그래도 내가 화해를 해야겠지?
이런 상태로 계속 있는 건 찝찝하잖아.'
대순이가 먼저 학교로 가고
등교시간이 조금 늦은 복순이가
학교로 가면서 엄마에게 말해요.
"엄마, 나 모두 다 있는 상점에서
색종이 사줘.
색종이가 필요하거든.
접고 싶은 게 생겼어.”
엄마는 알겠다며 복순이를 배웅해요.
멍곰이는 일어나 핸드폰으로
강아지 체크카드의 잔액을 확인합니다.
"이 정도면 내가 사줄 수 있을 것 같아.”
엄마가 방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멍곰이는 얼른 침대에 다시 누워서
귀로 눈을 가린 채 슬픈
표정으로 있어요.
"멍곰아. 괜찮아?”
"엄마 괜찮지 않아.
난 그냥 한말인데
복순이가 너무 예민하잖아.”
"멍곰아 아침에는 복순이 건드리지
말아야겠어.
학교 가는 시간이 되면
조금 예민하니깐 말이야.”
"엄마는 왜 복순이 편만 드는 거야?”
"아니야 엄마 복순이 편만 드는 게 아니야.
멍곰이가 걱정되어서 복순이 등교하고 나서
바로 왔잖아.
복순이한테도 멍곰이한테
너무 화내지 마라고 말했어.
엄마가 고구마 삶아놨으니
얼른 아침 먹자.”
"고구마?”
멍곰이는 살짝 눈꼬리가 꿈틀거려요.
고구마를 먹고 싶었거든요.
화가 나려다가 다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침을 먹고 10시가 되자
멍곰이는 엄마에게 허락을 받고
모두 다 있는 상점으로 향합니다.
모두 다 있는 상점을 멍곰이는 좋아해요.
그곳에는 주방용품, 학용품, 강아지용품 등
없는 게 없어요.
가격도 저렴합니다.
멍곰이는 자신을 닮은 눈에 멍이 있는
강아지 열쇠고리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거 사고 싶어.
내가 뭐 사러 왔더라?”
한참 열쇠고리를 지켜보던 멍곰이는
생각합니다.
"아참! 색종이 사러 왔지?”
체크카드 잔액 2035원
열쇠고리 2000원
멍곰이는 순간 고민합니다.
"그래도 날 닮은 강아지 열쇠고리를
사주는 게 낫겠지?
복순이가 나를 그래도 좋아하니까
날 닮은 열쇠고리를 정말 좋아할 거야.”
멍곰이는 자신을 닮은 강아지 열쇠고리를 사서
집에 와서 예쁘게 노란색 오리가 그려진
포장지에 포장을 했어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복순이를 기다립니다.
‘사과는 확실하게 해야지.
좋아하는 친구나 가족을 위해서
선물을 사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아
비록 지출이 생겨서 슬프긴 하지만
그래도 선물을 주었을 때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너무 행복하잖아.
비록 내 카드 잔액이 35원이라도 말이야.‘
강아지 형사가 강아지 마을에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라디오도 들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였어요.
"삐삐삐삐”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현관문이 열립니다.
복순이가 학교를 마치고 돌아옵니다.
멍곰이는 털이 쭈뼛거려요.
복순이가 또 화를 낼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사과를 해야 해.
아침에 부딪혀서 아프지도 않았는데
아프다고 한 내 잘못도 있으니 말이야.'
힘없이 복순이에게 걸어간 멍곰이는
슬쩍 포장한 열쇠고리를 내밀어요.
"멍곰이 이거 뭐야?”
"아침에 미안했어. 이거 내 용돈으로 샀어.”
"선물은 잘 받을게.”
복순이는 멍곰이의 선물을 뜯어봅니다.
"뭐야? 이거 널 닮은 열쇠고리잖아?
선물은 받겠는데
널 좋아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난 코끼리가 좋다고”
멍곰이는 복순이의 방을 둘러봐요.
코끼리 인형만 10개가 넘게 있습니다.
"내가 코끼리가 아니라서 미안해.
그래도 내 사과받아줘서 고마워.”
멍곰이는 복순이의 방에서 서둘러 나옵니다.
다시 텔레비전 앞에 않아요.
거인이 된 강아지가
마을에 있는 강아지들을 괴롭히는
만화를 보고 있었어요.
괴롭힘을 당하는 강아지들이 너무나 불쌍해서
멍곰이의 눈에 눈물이 맺혀있어요.
대순이는 하교한 후 바로 학원으로 가고
엄마는 저녁식사로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요.
"컴퓨터용 사인펜이 준비물이라고
미리 말했어야지.
엄마 지금 저녁 한다고 바쁜데.
저녁 먹고 나가면 너무 늦는단 말이야.
준비물은 미리미리 말해줘야지.”
"죄송해요.”
복순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뭐야. 복순이가 준비물 사야 하나 보네.'
멍곰이는 엄마에게 가서 말해요.
"엄마 내 체크카드에 돈 넣어주면
내가 지금 사 올게.
컴퓨터용 사인펜 사 오면 되지?”
멍곰이는 해가 질 무렵
아파트 단지를 나와서
문구점으로 향합니다.
"지금은 기분이 좋아.
랄라라라라라라라”
밖으로 나오니
저녁의 상쾌하고 시원한 공기가
너무 좋아서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며
걸어갑니다.
"아얏!”
신나게 가던 멍곰이가
오른 다리에 왼발이 걸려서 넘어져요.
무릎에서 피가 납니다.
"이런. 지혈해야겠어.”
멍곰이는 자신의 빨간 가방에서
흰 수건을 꺼내서 무릎을 감싸요.
꼭 누르며 문구점으로 갑니다.
"멍곰이 왔니?”
"사장님 안녕하세요.”
"무릎이 왜 그러니?”
"괜찮아요. 오다가 살짝 넘어졌어요.”
멍곰이는 인상을 쓰지만
억지로 웃어 보이며 대답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무릎이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내가 너무 바보 같아.
내가 내 발에 걸려 넘어진 거잖아.
그리고 복순이도 너무 싫어.
나는 복순이와 엮이면 싸우고,
뭔가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아.’
멍곰이는 집으로 들어가요.
그사이 복순이의 핸드폰이 울립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예쁜 강아지 병원입니다.
멍곰이가 방금 다쳐서
저희가 치료를 하고 있어요.
급하게 병원비가 필요합니다.
빨리 입금해 주셔야지
더 빠른 치료가 가능해요."
복순이의 목소리가 떨립니다.
"멍곰이가 많이 다쳤나요?”
"치료를 받으면 되긴 하는데
치료비가 원래 선납이라
입금해주셔야 해요.”
"엄마 바꿔드릴게요.”
"엄마 바꿔주러 가는 시간에
멍곰이가 치료를 못 받아서
많이 아플지도 몰라요.
지금 바로 입금해주셔야 합니다.”
"엄마가 거실에 있어요.”
"한시가 급해요.
지금 상처 때문에 많이 아파해요.”
"얼마를 입금해드려야 하나요. 아저씨.”
"많을수록 좋습니다.”
복순이의 통장에는 복순이의 전재산
12만원이 있었어요.
복순이는 초등학생이지만 한 번씩
자신의 용돈으로 물건을 사고 싶을 때
엄마에게 사달라고 부탁을 하고
엄마 통장에 바로 입금해 줄 수 있게
어플을 깔아났기 때문에
바로 입금이 가능힙니다.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뽀삐 은행 12345678 예금주 행복 병원입니다.
복순이는 통화를 하면서
바로 입금했어요.
"아저씨. 제가 바로 입금했어요.
저희 멍곰이 잘 치료해서
집으로 보내주세요.”
"뚝~~”
복순이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전화가 끊어졌어요.
"멍곰이 치료하신다고 바쁘신가 봐.”
그때였어요.
"삐삐삐삐”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요.
"멍곰아 무릎이 왜 그래?”
멍곰이의 무릎을 본 엄마가 말해요.
멍곰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울어 버립니다.
엄마의 말에 놀란 복순이는
현관으로 뛰어갑니다.
대순이는 학원에 가고 없었어요.
"멍곰아 내가 입금한 돈 받고
치료가 잘 된 거지?
그런데 벌써 온 거야?
방금 전화를 끊었는데?”
멍곰이는 어리둥절합니다.
"나 치료 안 받았는데?
내가 스스로 수건으로 감았다고.”
그때 대순이도 학원에서 들어와요.
"내가 너 병원비 입금했잖아?”
멍곰이는 어리둥절합니다.
복순이는 당황스러워서 울었어요.
"복순아. 무슨 일이니 엄마한테 말해보렴.”
복순이는 자신에게
멍곰이가 다쳤다고 전화가 왔고
전재산인 12만 원을 치료비로
입금해 줬다고 말했어요.
빨리 입금해 줘야 멍곰이 가 치료를
빨리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너무 걱정되어서
엄마한테 말도 못 했다는 것도요.
복순이는 너무 속상해서
"이게 다 멍곰이 너 때문이잖아?
너 때문에 요즘 되는 일이 없어!”
라고 울면서 말했어요.
멍곰이는 대순이의 방 침대로 달려가
엉엉 울었어요.
몸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기분이 들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어요.
작고 가녀린 새의 날개 같은 손길에
스르르 눈물 맺힌 눈을 살짝 떠보았어요.
복순이가 자신의 상처를
만져주는 것 같았어요.
그 손길이 너무나 따뜻해서
잠이 들어버렸어요.
잠결에 들립니다.
"복순아 멍곰이한테 잘해줄 순 없어?
네가 보이스 피싱당한 게
멍곰이의 잘못은 아니잖니.
너 너무 툴툴대잖아.
그리고 요즘 보이스 피싱이 많다니까
복순이처럼 먼저 돈을 입금부터 하면 안 돼.”
아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빠도 멍곰이 한테 툴툴대잖아.
나랑 아빠랑 닮았다고.
난 멍곰이 때문에 12만 원을 잃었다고
빈털터리가 됐다고”
"너랑 아빠랑 같니?
아빠는 너희를 안전하게 키워야 하니
멍곰이가 옳지 못한 행동을 하면
알려줘야 하니까 그런 거고
보이스피싱 당한 것도
멍곰이가 의도해서 그런 건 아니잖니.”
"아빠! 엄마랑 언니가 멍곰이 좋아하잖아.
꼭 나까지 좋다고 해야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나도 멍곰이를 위해서 선물도 준비했다고.”
멍곰이는 살짝 눈을 뜨고 일어납니다.
작은 손길이 느껴졌던 곳에
강아지 형사 열쇠고리가 보입니다.
"이건 강아지 형사 한정판 굿즈잖아!”
멍곰이는 그동안 복순이의 모습을
멍곰이는 그동안 복순이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았어요.
요즘 뭔가를 사야 한다며
클릭 클릭을 하고 있었죠.
"그거 뭐야.”
"멍곰아 넌 몰라도 되거든.”
복순이가 멍곰이 한테 말하고
무시하듯 자신의 방으로 가버렸어요.
‘사랑은 꼭 말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때가 있어.
생각해 보니 복순이와 놀 때
왠지 난 심심하지 않았어
툴툴거렸지만 즐거운 기분이 들었거든.
그냥 대순이와 복순이는 성격이 다를 뿐이야.
복순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나도
걱정돼서 슬퍼하잖아.
그냥 우리는 가족인 거야.
딱히 잘 보일 필요가 없는 가족이잖아.‘
멍곰이는 복순이에게 카지노톡을 보냈어요.
"복순아 고마워.”
"고마우면 내 심부름 5번 하기다.”
"그래”
다음날이었어요.
학교에 다녀오던 복순이가 놀라서 뛰어와요.
"엄마, 확인해 보니 내 돈 12만 원이
출금이 안 됐어.
내가 마지막 단계에서
확인을 누르지 않았나 봐?
복순이의 통장에 120,001원이라는 숫자가
그대로 있었어요.
멍곰이는 너무나 좋아서 춤을 추다가
거실에서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엄마도 안도의 웃음을 지었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