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도 원어민 영어 회화

멍곰이 이야기 시즌3 - 일곱 번째 이야기

by글쓰는 멍


대순이의 방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멍곰이는 대순이의 방에

매일 이 시간에는 들어갈 수 없어요.

원어민 선생님과의 화상수업이

진행 중이거든요.

대순이가 원어민 수업하는 동안에는

수업에 방해될까 봐 들어갈 수가 없어요.

살짝이라도 들어가 보려고 하면

엄마가 멍곰이를 데리고 가요.

살짝 열려있는 문에 기대어

멍곰이는 대화에 귀를 기울입니다.

"나도 개버드대학교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했었는데

영어 과목은 없었어.

그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고양이 언어 과목은 있었지.

전혀 못 알아듣겠는데?”

멍곰이는 축 늘어진 귀로 들리는 소리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내 귀가 쫑긋 섰다면 잘 알아들었을까?”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지

웃어 보입니다.


멍곰이는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는

엄마에게 갑니다.

"엄마 나도 원어민 화상영어 하고 싶어."

엄마가 살짝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여요.

"멍곰아. 화상영어를 하고 싶은

너의 마음을 알겠는데

사람들과 강아지들이 같이 어울려 사는

세상이 되었어도 강아지가 화상으로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운다는 말은

듣지 못해서 엄마가 조금

당황스럽단다.”

"나 정말 해보고 싶어.

개버드 대학교 나와서 똑똑한 거 알잖아?”

"그럼 멍곰아 영어로 인사할 때는

뭐라고 해야 해?”

멍곰이는 당황스럽습니다.

원어민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인사를 할 때는

뭐라고 해야 하는지

공부하지 못했어요.

"엄마 그러면 나 기본적인 회화가 되면

수업할 수 있게 해 줄꺼야?”

엄마는 잠시 생각합니다.

"그래. 유창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대화가 가능하게 되면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수업할 수 있게 해 줄게.”

멍곰이는 그날부터 영어 회화를 가르치는

유튜브를 보며 혼자 따라 합니다.


‘너무 열심히 공부했더니

잠이 오잖아.

평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텔레비전만 볼 때는

잠이 오지 않았는데

너무 피곤한지 이제는

유튜브 강의만 틀어도 잠이 와

열심히 한다는 건 좋은 것 같아.

그로 인해서 기분도 좋아지고

잠도 잘 자고

심지어 밥도 맛있게 느껴지잖아.'


멍곰이는 강의를 보며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얼굴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은

외국인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와요.

멍곰이는 열심히

자신도 알지 못하는 영어로 유창하게

선생님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잠에서 깼어요.

‘뭐야? 예지몽인가?

아님 꿈은 반대 뭐 이런 거?

열심히 연습해서 예지몽으로 만들 거야.'


며칠이 지났어요.

‘이제 어느 정도 회화가 가능할 것 같아.'

"엄마 나 영어 회화 공부 다 했어.

테스트해봐.”

"대순아 이리 오렴.

멍곰이가 얼마나 영어를 잘하는지

테스트하게 서로 대화를 나눠봐.

엄마도 영어 공부한 지 너무 오래되어서~~

엄마가 테스트하면 좋겠지만.”

"엄마 영포자잖아.”

멍곰이가 눈치 없이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의 눈썹이 약간 흔들려요.

‘내가 눈치 없이 심한 말 해서

오늘 잘해도 탈락하는 건가?

아~~ 엄마한테 좋은 말을 해야 했는데.'

멍공이가 생각해요.

"엄마 그게 아니고

영어를 포기할 줄 모르는~우리 엄마잖아. ”

멍곰이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대순이와 마주 보고 섰어요.

“Hello!”

대순이가 먼저 말합니다.

“What’s your name?”

멍곰이는 속으로 천천히 뜻을 생각했어요.

‘왓츠 유어 네임…

이름이 뭐냐고 묻는 거지?’

멍곰이는 가슴을 살짝 펴고 대답했어요.

“My name is Munggom.”

대순이가 웃으며 말했어요.

“Nice to meet you, Munggom.”

멍곰이도 따라 말했어요.

“Nice to meet you, too!”

이번에는 멍곰이가 용기를 내어 먼저 물어보았어요.

“What’s your name?”

대순이가 대답했어요.

“My name is Daesoon.”

멍곰이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대순이가 멍곰이에게 물었어요.

“How are you?”

멍곰이는 잠깐 고민했어요.

‘이건 알아!

잘 지내냐고 묻는 말이야.’

“I’m good!”

그리고 멍곰이는 한마디를 더 붙였어요.

“Thank you!”

대순이가 웃었어요.

잠시 후 대순이가 손을 흔들며 말했어요.

“Bye!”

멍곰이도 힘차게 손을 흔들었어요.

“Bye! See you!”

"멍곰이 연습 열심히 했구나.

기본적인 회화는 가능하겠는데?

엄마가 선생님께 테스트 수업을

해주시면 안 되냐고 말씀드려 볼게.

엄마도 영어 포기자라 영어 수업해 주는

사이트의 한국 선생님께

먼저 말씀드렸어요.

원어민 선생님께 확인해 보고

전화를 주신다고 하십니다.


"띠리리리리”

핸드폰이 울려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넵 선생님께 여쭤보셨나요?

하하하하 그렇지요.

강아지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게

당연히 황당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 멍곰이는

개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상의 1% 똑똑한 강아지라서요.

넵, 오늘 오후요? 너무 빠르긴 한데.

아니에요.

그 시간에 맞춰서 수업에 들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엄마의 통화가 끝났어요.


멍곰이는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알았죠.


‘오늘 오후에 수업을 한다는 거잖아.

역시 잘됐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

기회조차 없었을 텐데.'


시간이 되자 엄마가

컴퓨터 세팅을 해주고

멍곰이는 컴퓨터 화면을 보고

앉아 있습니다.

눈에 멍이 더 반짝이는 것 같았죠.

‘두둥 두둥 두둥'


선생님께서 화면으로 들어오십니다.

“Hello, Munggom!”

대순이의 원어민 선생님께서

웃으며 인사했어요.

멍곰이가 활짝 웃으며 대답합니다.

“Hello!”

선생님께서 말씀하세요.

“How are you today?”

‘뭐야. 이 정도는 강아지 껌 씹기잖아.

너무 쉽잖아.

역시 개버드대학교를 졸업한

멍곰이는 영어도 잘한다고.'

“I’m good, thank you!”

멍곰이가 대답하자

선생님께서 살짝 놀라셨는지

밝게 웃으시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어요.

“Great! Nice to meet you.”

선생님께서 말씀하시자 멍곰이가 대답합니다.

“Nice to meet you, too!”

멍곰이가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였어요.

선생님의 말씀이 처음과는 달라집니다.

“So, Munggom,

what do you usually like to do

in your free time?”

“……?”

멍곰이의 실눈이 가늘게 떨렸어요.

‘왓 두 유…… 뭐라고?

라이크는 좋아한다는 거고……

타임은 시간인데…….

뭐야? 뭐라고 하신 거야?'

선생님은 멍곰이의 대답을 기다렸어요.

“Munggom?”

멍곰이는 점점 당황하기 시작했어요.

표정이 일그러져요.

“Umm…….”

선생님이 조금 천천히 다시 물었어요.

“What do you like to do

in your free time?”

멍곰이는 머릿속으로 생각했어요.

‘프리 타임?

시간이 공짜인지 물어보시나 보다.'

"Yes, Time is free.

I'm rich.

I have a time."

선생님의 표정이 일그러졌어요.

선생님이 잠시 멈칫했어요.

평정심을 가지고 다시 질문하십니다.

“Can you tell me about something

interesting you did last weekend?”

"아 인터레스팅은 재미있는 뭐 그런 거 아니야?

아~웃겨보라고 하시는구나!"

멍곰이는 뒤로 돌아서 엉덩이를 보이며

멍곰이라고 한글로 엉덩이로

이름을 적었어요.

‘아 맞아. 선생님이 외국 분이시니

영어로 적어야지.'

멍곰이는 선생님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

munggom이라고 엉덩이로 이름을 쓰자

선생님께서 당황스러워하십니다.

하지만 잠시의 침묵이 지나고 선생님이

상황을 이해했는지 웃어 보이세요.

이제 선생님이 동작으로 어떤 물건을 설명합니다.

멍곰이가 대답해요.

"star”

멍곰이가 무언가를 타는 흉내를 냅니다.

"bicycle”

선생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몸으로 말해요로 순식간에 바뀐 수업은

30분이 지나서야 끝이 났어요.


"엄마 아직 안 왔어?”

"엉 아직 오지 않았어.”

"다시 한번 확인해 봐.

나 수업 너무 잘했다고

계속 수업하고 싶다 뭐

그런 내용이 올 거야.”

멍곰이는 해맑게 웃어 보입니다.

대순이의 원어민 선생님께서는

수업이 끝나면 항상 이메일로

피드백을 언급해 주십니다.

멍곰이는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어요.

3시간이 지난 후 메일이 도착했어요.


"munggom, good bye”


딱 한 줄이 적혀있었어요.

아마 길게 적어도

멍곰이가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아서

선생님께서 배려를 해주신 것 같아요.

멍곰이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어요.


원어민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된 멍곰이는

기분이 너무 우울해서

하천에 산바카라하러 갔어요.

"역시 밖에 나오니 기분이 좋아지는데?

다리가 아파. 잠시 앉아서 쉬자.”

저 멀리서 50대 정도의

남자 외국인이 멍곰이 쪽으로 와서

벤치에 앉습니다.

‘나 영어 울렁증 생겼나 봐.

옆에만 앉았는데 울렁거려.'

그런데 외국인이 멍곰이에게 말합니다.

"오늘 날씨 너무 좋지 않니?”

"한국말할 줄 아세요?”

"난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말 공부를 많이 했단다.

한글 너무 좋지 않아?

발음하기도 편하고 쓰기도 쉽고.”

외국인 아저씨는 정말 유창하게

한국말로 멍곰이에게

주변 맛집 소개와

주말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 주며

인사를 하며 일어났어요.


"뭐야?

생각해 보니 난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불편한 게 없었잖아.

세종대왕님이 만드신 한글이 얼마나 좋은데.

이왕 이렇게 된 거 한글 공부를 더 해볼꺼야.

멍곰이는 한글에 자신 있으니까.”


멍곰이는 그날부터

경상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

제주도 사투리까지

지역별 사투리를 공부했어요.


대순이 방에서 멍곰이가

사투리를 공부하는 소리가 들려요.


"안녕하이소! 잘지내십니꺼! 어데요.”

방에서 흘러나오는 사투리가 너무나 귀여워서

가족들은 텔레비전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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