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

멍곰이 이야기 시즌 3 - 세 번째 이야기

by글쓰는 멍


아침해가 아주 강렬한 여름날이에요.

멍곰이는 오늘따라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소파에서 뒹굴 거렸어요.

"멍곰아. 고구마 안 먹니?”

"엄마 입맛이 없어.”

"평소에 아침으로 고구마를 4개 먹는데

오늘도 두 개 밖에 먹지 않았구나.

며칠 전부터 그랬지?”

엄마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어요.


"어디 아프니?”

"아니. 아프지 않아. 그냥 입맛이 없어.”

멍곰이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소파에 뒹굴뒹굴 거렸어요.

누워서 본 큰 거실 창문 밖으로

펼쳐진 하늘은 너무나 맑았지만,

태양이 정말 강렬했어요.

외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해가 너무 강렬해서 집에만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엄마랑 병원 가자. 검진 한번 받아보자.

검진도 너무 안 받은 것 같고.”

"엄마 나 정말 괜찮다니까.”

"엄마가 멍곰이 걱정되어서 그래.

다른 건 몰라도 고구마가 맛이 없다고

한 적은 없잖아.”


멍곰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어요.

"엄마 그러면 나 혼자 갔다 올게.

나도 이제 혼자 갔다 올 수 있을 것 같아.”

"엄마가 같이 가야 마음이 편한데.”

"걱정하지 마! 나 할 수 있어.”

멍곰이의 간절한 부탁에 엄마는

빨간 가방에 병원비를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강아지용 신용카드를 넣어주었어요.

조심히 갔다 오라고 말하며,

현관 밖으로 배웅했어요.


아파트 밖은 생각보다 더 더워요.

멍곰이는 인상을 쓰며

강아지 병원 쪽으로 향합니다.

태양이 강렬해서

눈에 멍이 더 진해질 것 같았죠.


병원에 도착하자 오전 10시인데

벌써 많은 환자가 있어요.

개, 강아지, 사람 엄마, 사람 아빠 할 것 없이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네요.

멍곰이는 거의 뛰다시피 해서

접수를 먼저 했어요.

조금이라도 빨리 진료를 보기 위해서

서둘렀어요.


"멍곰이 왔니?”

"접수해 주시는 간호사 선생님이 방긋 웃었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환자가 많네요.”

"요즘 환자가 많단다. 더워서 그런지 말이야.”

멍곰이는 비어있는 소파에 앉았어요.

사람 엄마, 아빠와 같이 온 개와 강아지와

멍곰이 처럼 혼자 온 개와 강아지들이

앉아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어요.


‘병원은 왠지 무서워.

분위기가 어둡단 말이지.

아플 때는 아주 고마운 곳이지만

병원에서 아픈 친구들을 보면 나도 왠지 우울해지고

걱정이 많이 지는 것 같아. ’



그때였어요.

어디선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요.

멍곰이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둘러보았죠.

한 작은 하얀 강아지가

혼자 앉아서 훌쩍이고 있어요.

멍곰이는 그 강아지에게 갔어요.


"왜 그렇게 우는 거야? 무슨 일 있어?”

"병원이 너무 무서워서 울어요.

엄마와 같이 오면 그나마 나은데,

엄마가 회사에 가야 한다고

저 혼자 갔다 오라고 해서 오긴 왔는데

너무 무서워요.”

멍곰이 보다 많이 작은 동생이었어요.


"어디가 아파서 왔어?”

"귀가 아파요.”

"괜찮아 울지 마.~

내가 같이 진료실에 들어가 줄게.

나도 혼자 왔거든.”

"정말요?”


"경배”

이름을 부르자 훌쩍였던 강아지가 일어나요.

"네 이름이 경배구나?”

멍곰이는 따라 들어가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 멍곰아. 너는 조금 있어야 하는데?”

"아~경배가 혼자 들어오기 무섭다고

해서 같이 왔어요.”

"역시 우리 멍곰이도

경배도 둘 다 씩씩하구나.”


선생님은 경배의 귀를 살펴보시고

약을 발라 주셨어요.

"내가 약을 줄 테니

하루 두 번 귀에 넣도록 해. 경배야 알겠니?”

"네. 선생님”

경배는 진료를 받아서

무서운 기분이 사라졌나 봐요.

멍곰이를 보며 활짝 웃더니

가방에서 강아지 껌을 하나 꺼내

고맙다고 말하며 멍곰이의 앞발에

쥐여 주고 집으로 갔어요.


기다리는 동안 멍곰이도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아까 경배한테 무서워하지 말라고 했는데,

나도 무서워지는데?

병원에서 무서운 건 당연한가 봐.”

떨면서 1시간을 기다려 진료실로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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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요즘 이상한 것 같아요.

원래 고구마를 한자리에서 4개 먹었는데요.

요즘 입맛이 없는지 2개만 먹어요.

어디 이상이 있나요?”

선생님은 심각한 표정으로 꼼꼼히 살펴보아요.

멍곰이는 걱정이 되어 인상을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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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살짝 웃으며 말씀하세요.

"멍곰아. 원래 다른 친구들은 고구마를

한 번에 2개씩도 먹지 않는단다.

부족하게 먹는 게 아니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평소에 멍곰이가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많이 먹었던 거야.

그리고 진찰해 보니 이상이 없구나.

그냥 날이 더워서

입맛이 없어진 것 같구나.

입맛이 생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재료로

요리를 해서 먹도록 해보렴”

멍곰이는 안도의 숨을 쉬었어요.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수납을 하고 멍곰이는 자신보다 늦게 온

아픈 개들과 강아지들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어요.


병원 밖은 분위기가 달랐어요.

아주 환하고 건강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과 강아지들이

종종걸음으로 때로는

신나는 걸음으로 인도를 걸어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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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생은 뭘까?

병원에 가면 왠지 어두운 것 같고,

병원 밖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친구들을 보면

행복하고 즐거운 게 견생 같고

도대체 견생은 뭘까?’


멍곰이는 집에 와서 엄마에게

의사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를 말해주었어요.

엄마도 그제야 안심이 되었는지

안도의 숨을 쉬었어요.

"엄마. 그런데 견생은 뭐야?”

멍곰이는 병원에서 들었던 기분과

밖에 나와서 행복해 보이는 거리를 보며

들었던 상반된 느낌을 엄마에게 이야기했어요.


"멍곰아.

비록 병원에 가면 밝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의 인생이든 강아지들의 견생이든

밝고 행복한 거라고 믿어야 한다고

엄마는 생각한단다.

너무 어두운 생각만 하기에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과

강아지들이 너무 많잖니?

그리고 시간은 아주 소중하니까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엄마는 생각한단다.”

멍곰이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어요.

“엄마. 나 고구마 라테 만들어줘.

생각해 보니 너무 삶은 고구마만

먹어서 그런 것 같아.”

“멍곰아 편식하면 안 좋은데

다른 음식 재료로 한 요리는 안 되겠니?”

“엄마 난 고구마가 좋다고.”


엄마는 고구마 라테, 맛탕,

고구마 과자. 고구마수프 등에

다른 재료도 섞어서 요리해 주었어요.

멍곰이는 다시 입맛을 찾았어요.

다시 고구마 대식가로 돌아왔어요.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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