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곰이 이야기 시즌 3 - 네 번째 이야기
평화로운 방학 아침
대순이와 복순이는 늦잠을 자고 있는데
거실에서 큭큭 거리는 소리가 들려요.
멍곰이는 잠이 오지 않아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강아지 채널에서 해주는
무서운 좀비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너무 무서운지 소파에 앉아있는 멍곰이의
발가락이 꼼지락거려요.
엄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멍곰이를 바라봅니다.
“멍곰아. 아침부터 무서운 거 보면
온종일 힘들 수 있는데 괜찮겠어?”
“엄마. 난 멍곰이라고
개버드 대학교를 나온 멍곰이야.
내가 세상에서 무서워할 건 없어.
아~~대순이 복순 엄마 아빠 가족들과
헤어지는 게 제일 무서운 일이긴 하구나.
하지만 우리는 헤어지지 않을 거잖아.”
멍곰이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영화를 보아요.
대순이 복순이가 일어나도
영화는 계속됩니다.
강아지 좀비들이 사람들과 강아지들을
좀비로 다 만들어 버린 세상에서
주인공 강아지 깽민이만 남아서
세상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꼭 시즌 2가 만들어질 것처럼요.
“엄마 너무 재밌었어.”
그렇게 좀비로 시작된 멍곰이의 아침은
더위 속에 각자의 할 일들을 하며
하루의 시계가 돌아가고 있어요.
“째깍째깍”
하지만 멍곰이의 하루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어요.
영화가 끝난 후 2시간쯤 뒤부터
멍곰이는 무섭다며
엄마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엄마가 외출할 때는
대순이와 복순이 옆에 꼭 붙어있어요.
“멍곰아 엄마가 분명히 무서울 거라고
보지 말라고 말했잖아?”
엄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아요.
“엄마 이러다가 말겠지?
좀비는 없잖아.”
멍곰이는 약간 겁먹은 표정으로
씩씩해 보이려고 말해보아요.
모두가 잠자는 새벽
대순이가 곤히 자고 있어요.
대순이 방에서 자는 멍곰이는
잠을 자지 못하고 대순이의 옆에서
실눈으로 발을 꼼지락거리며
땀을 흘리고 있어요.
“엄마 말대로 보지 말 걸 그랬어.
너무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창가에 비치는 나뭇가지들이 꼭
좀비가 움직이는 것 같잖아.
하늘에 떠 있는 달빛들이
좀비가 나타날 시간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고.”
뜬 눈으로 잠을 자지 못한 멍곰이는
아침이 되고 해가 떠서야 소파에서
엄마가 청소하는 소리에 안심하며
잠을 자기 시작합니다.
“띠리리리리리리.”
멍곰이의 핸드폰이 울려요.
곤히 자고 있는 멍곰이 옆 핸드폰을
엄마가 바라보아요.
같은 둥 위층에 사는
멍곰이의 친구 민수예요.
엄마가 멍곰이를 깨웁니다.
“멍곰아. 민수한테 전화 왔어.”
민수를 만나고 싶었는데
민수가 가족 휴가를 가서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터라
멍곰이는 자다 말고 반갑게 전화를 받아요.
“여보세요. 민수야. 뭐 오늘 놀자고?
엉 알았어. 한 시간 뒤에 1층에서 보자.”
멍곰이는 드디어 약속이 생겼어요.
"엄마 나 민수 만나고 와도 되지? "
덥다고 집에만 있는 멍곰이가
걱정되었던 엄마는
표정이 밝아지며
강아지 신용카드에 용돈도 넣어주겠다며,
실컷 놀다 오라고 말해요.
집을 나서는 멍곰이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덥다고 집에만 있었는데
오랜만에 민수 본다니 너무 좋다.”
멍곰이는 1층에서 민수를 기다려서
민수를 만났어요.
멍곰이는 엄마가 준 용돈으로
민수와 시원한 음료수를 사서 마시며
아파트 단지 앞 분수대에 앉아서
그동안 만나지 못해서 하지 못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때였어요.
갑자기 민수가 일어나더니
움직임이 이상해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엉덩이를 뒤로 빼더니
손을 약간 어설프게 벌립니다.
“킥 킥킥”
“민수야 왜 그래? 장난하는 거지?”
민수가 말을 하지 못하고
계속 엉덩이를 뒤로 빼며
킥킥거려요.
“민수야!”
꼭 민수가 좀비 같습니다.
멍곰이는 뒤로 발걸음을 몇 걸음 걷다가
줄행랑을 쳐요.
땀에 절어서 혼비백산이 되어온 멍곰이는
차마 엄마에게 민수가 좀비였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 말을 하면 민수와 같이 있었던 자신도
좀비로 감염됐었을 수 있다며,
가족들에게 쫓겨 날 것만 같았죠.
자신도 좀비로 변할 것 같아 너무 무서웠어요.
그날 저녁에 엄마의 핸드폰으로
민수 엄마가 전화가 왔어요.
“멍곰이가 많이 놀라지 않았나요?
민수가 그만 배탈이 나서 배가 아파서
엉거주춤 컥컥거리니
멍곰이가 놀라서 뛰어갔다고 하더라고요.
민수가 배가 아프고
응가를 거리에 쌀 것 같다고
전화가 와서 제가 급하게 민수에게 기저귀를 채우고
병원에 데리고 갔어요.
장염이라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멍곰이와 민수가
같이 음식을 먹진 않았다고 하니까.
멍곰이가 전염이 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혹시라도 멍곰이도 배가 아픈지
잘 살펴보셔야 할 것 같아요.”
그 말을 엄마에게 전해 들은 멍곰이는
얼음처럼 가만히 움직이지 못하고
엄마를 바라봅니다.
울면서 말해요.
"엄마 난 민수가 좀비가 됐는지 알았어.
그리고 같이 있었던 나도
감염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고."
“멍곰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좀비가 아니라 없는 좀비가 있다고 생각하고
일상생활도 제대로 못 하는
두려워하는 마음이란다.
좀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엄마는 멍곰이가 좀비를 무서워하니
좀비 영화는 보지 않고
다시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으면 좋겠어.
배려심 많은 개버드 대학교를 나온
씩씩한 멍곰이로 말아야.”
멍곰이는 한동안 엄마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생각해 보니 정말 좀비가 있다는 기사는
보지 못했어요.
민수의 행동을 보니
꼭 배탈이 났을 때
우리가 엉덩이를 빼고
제대로 설 수 없는 모습이
좀비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니
두렵다는 마음보다 키득키득 웃음이 났어요.
‘난 좀비를 무서워 하니까
좀비 영화는 자제해서 보아야겠어.
세상에서 내가 나약해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없어.
나는 더 이상 나약하지 않아.
가족들과 함께 있다면
좀비가 세상에 존재할지라도
그 어떤 좀비도 이겨낼 수 있을 거야.’
그날부터 멍곰이는
아빠에게 좀비에게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놀이터에서 배우기 시작하고
강아지 추천 도서 독서도 읽으며
다시 일상으로 젖어들기 시작했어요.
‘나 멍곰이는 나약하지 않아.
좀비가 와도 이길 수 있다고!!’
아빠의 특훈으로 멍곰이는
다시 씩씩해졌어요.
하지만 가끔 새벽에 깨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무서울 때가 있다는 건
가족들에게는 비밀이에요.
씩씩한 멍곰이가 되고 싶으니까요.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
2주 동안 글쓰는 멍의 개인 사정으로 멍곰이 이야기 연재를 하지 못했어요.
멍곰이 이야기가 이번처럼 갑자기 연재 중지가 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주 동안 연재를 하지 못해서 죄송하며, 많은 이해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