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자예요?

by도리


"아 미치겠네? 본인이 힘들다잖아요?

사람이 중요하지. 시스템이 중요해요?

뭐가 바뀐 거 아니냐고요!"


"저희는 지침에 따를 수밖에 없어요.

해드려야 하는 건 다 해드렸습니다.."


"야! 어디 가! 아 잠깐 놔봐. 아니 잠깐만.

지금 내 말 무시하잖아."


도아야. 해줄 수 있는 건 다 했다잖니.

숨 한번 크게 쉬고 좀 진정 좀 해봐..



"아니! 저 사람이 지금 나 말하는데 그냥 가잖아!"



어휴.. 참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어쩜 그렇게 어렸을 때랑 똑같은지..



"우아~ 우리 출세했다요?"


"그러게? 대형마트에서 장도 보고.

우리 진짜 많이 좋아졌다."



네가 다섯 살 때였나?

처음이었어. 항상 동네 마트에서 제일 싼 거,

세일하는 것만 골라 사던 우리였는데.


엄마는 도윤이 손을 잡고, 카트에 너를 앉힌 채

끌고 있던 아빠.


어떻게 보면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닌데.

마치 인생 성공한 사람들 마냥 그렇게 설레더라고.



"이사하니까 좋아?"



결혼하고 쭉 살아온 집에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고 살 게 왜 그렇게 많은지.


전보단 형편이 좋아지긴 했지만

혼자 돈 나갈 걱정에 머릿속으로 수없이 계산을

돌리고 있는 아빠와는 다르게

마냥 해맑게 웃고 있는 엄마를 보니

티 내기 미안해지더라.



"웅! 도윤이도 신나지? 도윤이 왜? 저거 타고 싶어?"


"..."



엄마의 질문에 대답 대신

아빠가 밀고 있는 카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던

도윤이.



"그러게.. 카트 하나 더 끌자니까.."


"뭘 얼마나 산다고 카트를 두 개나 끌어.."



고개를 들어 카트를 빤히 쳐다보는 도윤이.

그런 도윤이를 내려다보던 너.



"아빠! 내려줘. 앉아 있기 힘들어"


"... 네가 배가 불렀구나."



결국 너를 안아 내리는데 갑자기

눈이 똘망해지면서 살짝 웃는 얼굴로 변하던

도윤이.



".. 탈래?"


"네!"


"말을 하지 인마.. 어렸을 땐 말도 곧잘 하던 놈이.

벌써 사춘기야 뭐야.."



카트에 올라타자마자 뭐가 그리 신나는지

손잡이를 만지는가 하면 고개를 양옆으로 흔들면서

장난을 치던 도윤이었지.


그래도 첫 대형마트 나들이인데.

너희들 장난감이라도 사줘야지 라는 생각에

장난감 코너로 가고 있는데



"아!"



네가 갑자기 소리를 꽥 지르는 거야.



"뭐야? 왜?"



신발이 벗겨졌는지 한 손은 아빠 손을 잡은 채

어딘가 응시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신발을

매만지고 있던 너.



"아! 아!"


"뭐야.. 다리 아파? 그래도 가야지. 인형 사러 갈 건데

안 갈 거야?"


팔을 잡아당기던 아빠.

그리고 질질 끌려오다시피 끌려오던 너.

그리고



"아! 아야!"


"애가 갑자기 왜 이럴까? 도아! 자꾸 이러면

아빠 그냥 집에 간다?"


"아! 잠깐마안!"


"왜?"



잡고 있던 아빠 손을 힘차게 뿌리치더니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던 너.



"잠깐마안! 저 아줌마가 내 신발 밟았다고오!"


"..."



조그만 게 목청은 어찌나 좋은지. 매장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의 너의 목소리에

사람들 시선이 우리에게 고정됐어.

물론 네 신발을 밟은 아줌마 시선도 함께 말이지.



"아빠! 왜 저 아줌마는 사과 안 해?"


"아.. 도아야.."



부끄러움은 아빠 몫이었고 말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 아줌마와 너를

번갈아 보며 당황하고 있는데



"어머.. 미안.."


"흥!"



그 아줌마도 적잖이 당황했는지 작은 목소리로

사과를 했건만,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직 팔이 짧아 잘 껴지지도 않는 팔로

팔짱을 끼며 '흥' 하고 소리를 내는 너였지.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돼 부리나케 자리를 떠서

도착한 장난감 코너.



"하나씩 골라봐... 다 사줄 건 아닌데..

일단 한번 골라봐.."



사줄 테니까 골라보라고 했는데 비싼 거 가져오면

어떡하나 싶어 미리 방어선을 구축해 놓는

아빠였어.


로봇들이 진열된 곳을 무슨

계약 서류 들여다보듯이 신중하게 둘러보던

도윤이.


그리고

한번 슥 쳐다보더니 1분도 안 돼서



"아빠 이거!"



마법소녀 지팡이를 들고 오던 너였지.



"우리 집은.. 아들하고 딸이 바뀐 것 같아.

보통 여자들이 고르는 데 더 오래 걸리지 않나?"


"헤헤 애들이 뭐 그런 게 있나? 너무 맘에 드나 보지.

참! 아까 보니까 당신이 좋아하는 회 싸게 팔던데.

도윤이하고 고르고 있어. 도아랑 갔다올게.

저녁에 그거랑 소주 한잔 하자요! 파티해야지!"


"회 좋지~"



그렇게 엄마와 네가 떠나고 망부석처럼 한곳에

한참 동안 머물러 있던 도윤이.



"그게 맘에 들어?"


"..."



어린애 몸통만 한 박스로 포장된

커다란 로보트 장난감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도윤이.


아빠가 묻자 말없이 집어 든 건

그 옆에 조그만 미니카 박스였어.



"왜? 저게 맘에 드는 거 아냐?"


"..."


"너 붕붕이보다 로보트 더 좋아하잖아"



한참 동안 손에 든 미니카를 보며

말이 없던 도윤이는 이내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어.



"저거.. 너무 커요. 큰 건 비싸지요?"


"..."



순간 든 생각은 도윤이가 기특하다거나

그런 따위의 문제가 아니었어.


그날 아빠는 도윤이의 모습에서 예전의

아빠와 엄마를 본 것 같아.



/

"모자랄 것 같은데... 라면 뺄까...?"


"기저귀는 사야 되는데..."


"한 개만 사자..."


"그럼 이거 샘플 주는 거 사자. 5개 더 주네!

조으다!"


"미안해"

/ 시즌 1. 1화 네가 처음 아빠라고 불러준 날



"아빠가 인마 너 로보트 사줄 돈은 된다.

빨리 집어"


"진짜요?"



아빠의 말에 고개를 들며 놀란 표정을 짓던 도윤이.

입가엔 미소가 한껏 드리워져 있었지.



/

"가난은 죄가 아니다 라는 말 알지?"


"네.."


"아니야. 가난은 죄야. 안 되면 될 때까지 어려우면

쉬울 때까지 더 열심히 살아라 가난은 죄악이다."


/ 시즌 2. 25화 관계.



오래전 권과장이 했던 말이.

그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지.



"맘 바뀌기 전에 빨리 사라.."



결국 자기만한 로봇을 품에 안고

세상을 얻은 듯 집에 도착할 때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던 도윤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단다.



"아직 짐을 다 안 풀어서. 오늘은 치킨이랑

회 파티다요!"



마트 쇼핑 후 이사 온 새집에서 치킨과 회로

시작된 파티.


한동안 이사 갈 돈 모은다, 이사 비용 준비한다 해서

변변한 외식도 못했던 우리에게는

그만한 상이 없었지.



"도씨 아저씨. 물 나오는 거 봤어?

여기저기 다 틀어도 이제 졸졸졸 안 나온다요?"


"그게 그렇게 좋아?"


"웅! 방충망도 튼튼하고 창문 닫으면

바람이 뭐야? 사람 소리도 안 들려!"


"전세였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더 열심히 할게.

다음엔 전세로 가자.."



전 집보다 조금 더 넓고, 조금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한 우리였지만.

아직은 넉넉지 않은 형편이라. 보증금을 올려서

월세로밖에 올 수 없었던 상황이었거든.



"이 동네 치킨집도 잘한다요! 한번 무거봐!"



닭다리를 집어 아빠에게 내밀던 엄마.

그 모습을 말없이 빤히 쳐다보던 도윤이.



"아빠."


"응? 왜 안 먹어? 치킨 좋아하잖아 도윤이."


"..."



뭔가 말을 할 듯 말 듯 계속 쳐다보며

혼자 우물우물하던 도윤이.

잠시 후 치킨을 집어 들어 입에 넣으려다 말고

나에게 물었어.



"우리 부자예요?"


"..."



뭐라 말을 해야 할까?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그 짧은 순간에 머리에 든 생각들은

엄청 많았지만



"다리 먹어 인마. 다리가 더 맛있어."



결국 이번에도 도윤이의 질문을 회피하는 아빠였지.



"난 물고기!"



그 와중에 자기는 물고기를 먹겠다며 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입을 벌리던 너.



"집어 먹으면 되잖아."


"먹여주면 되잖아. 빨간 거 조금만"


"빨간 거? 아.. 초장.. 야무지게도 먹네..

5살이 회.. 이거 흔한 일이냐?"



혹시나 맵지 않을까. 초장을 살짝만 찍어서

입에다 넣어주는데 오물오물 어찌나 잘 먹던지.



"도씨 아저씨 닮아서 그런가 보다.

당신도 회 좋아하잖아."


"그치.. 근데.."



마트에서 산 저렴한 회가 양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니.

이건 씹지 않고 그냥 삼키는 건지. 몇 번 먹여주고

하다 보니까 벌써 반 정도밖에 안 남은 거야.



"도아야.. 아빠 술안주하게 몇 점만... 남겨줄래?"


"응!"



너와 협상을 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며

재밌다는 듯이 활짝 웃고 있는 엄마였어.



"당신은 안 먹어?"


"놉! 회 좋아하는 두 분이 많이 드셔요~"


"도윤이는?"


"전 치킨이 더 좋아요."


"야야 도아야 남겨준다며.. 이만큼 아빠 꺼.."



7점 정도를 빼서 아빠 쪽으로 가져온 회를

잠시 쳐다보더니 인심이라도 쓴다는 듯이

말을 건네던 너였지.



"응. 내껀대 아빠 줄게. 아빠 많이 먹어~"


"많이는.. 뭐가 많아야 많이 먹지.."



그렇게 식사는 계속 이어졌고. 어느새 술병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지.



"하.. 갑자기 좋은 걸 먹어서 장이 놀랐나?"


"으..응? 배 아파?"



밤새 배가 왜 그렇게 아픈지. 몇 번이고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다가. 침대에 걸터앉아

엄마를 깨웠어.



"속도 미식거리는 것 같고. 당신은 괜찮아?"


"체했나? 기다려봐 약 줄게."



부스스 일어나서 구급상자를 뒤적거리더니

약을 건네는 엄마.



"병원 갈래?"


"지금 가면 응급실이잖아. 진료비 비싸.

약 먹으면 괜찮겠지."


"이그.."



그 후로도 몇 번을 화장실을 들락거렸는지.

나중엔 다리까지 후들거리더라고.



"도씨 아저씨 일어나봐."


"으..아오 배야.. 한 시간도 못 잔 것 같네."



6시반.

새벽 내내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느라

한잠도 못 자다가 5시쯤 겨우 잠든 것 같은데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어.



"흐아암.. 무슨 일이야.. 아오.. 배가.."


"도아 토하고 난리 났어."


"도아가?"



후다닥 일어나서 너에게 달려갔는데

평소 왈가닥 같은 모습은 어딜 가고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참..



"도아 아파?"


"..."



아빠를 힘없는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 대답을 안 하던 너.



"도아 배가 아프대요."



그런 너 대신 너의 상태를 얘기해주던 도윤이었지.



"어떡해.. 당신도 배 아프다 했잖아.

어제 먹은 게 탈 났나?"


"다 같이 먹었잖아. 도윤이 너도 아파?"



아빠의 질문에 고개를 양옆으로 젓던 도윤이.



"당신은?"


"나도 괜찮은데.. 아 회! 그거 도아랑 당신만

먹었잖아."


"일단 병원.. 아.. 당신 오늘 이브 근무지?

바꿀 수 있어?"


"나.. 좀 어려운데.. 당일 바꾸는 건.. "



"하아.. 도윤이는 어린이집 보내야지? 그럼

도윤이만 당신이 좀 어떻게 해봐. 난 팀장님한테

전화 좀 해볼게."



방법이 없었어. 바로 팀장님께 전화를 걸었지.



"뭐냐 이 시간에."


"저 팀장님.."


"야.. 써.. 써.. 니 휴가인데.. 며칠? 애가 아프냐?"


"네? 어떻게..?"


"니가 이 시간에 나한테 전화할 일이 뭐가 있어.

갔다 와서 휴가서 제출해. 끊는다? 그리고 인마

시간이 이르면 문자를 남기든가. 다시 자기도

애매한 이 시간에 전화를 하냐.. 매너 없게."



천만다행이랄까?

휴가 신청은 생각보다 쉽게 진행됐어.



"어떻게 됐어? 팀장님이 뭐래?"


"휴가 쓰래. 하아.. 다행이지.."


"와.. 다행이다. 그럼 어떡해? 지금 응급실 가?"



엄마의 말에 잠시 멈칫하던 아빠.



"아니.. 지금 7시 거의 다 됐잖아..

준비하고 뭐 하고 하면

시간 좀 걸리지 않을까..?

한두 시간 차이면

그냥 일반 진료로 하는 게..."


"아..응.."



더 말하지 않아도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이

불안한 표정으로 더 이상 묻지 않던 엄마.


그런 엄마의 표정을 애써 외면하고

이제 병원 갈 준비를 하려고 너를 돌아봤는데.



"도아야~ 그거 그렇게 만지면 안 돼."


"싫어! 이쪽으로 돌려볼 거야."


"안 된다니까? 그럼 망가져."


"정말 망가지나 해볼 거야아!"


"야아 그럼 못 갖고 놀잖아!"



엄마는 씻으러 갔는지 안 보이고.

어제 사준 로보트를 갖고 너랑 씨름하고 있는

도윤이.



"... 도아야 너 아픈 거 맞아?"



아프단 애가 오빠 옆에 붙어서 바락바락 대들며

싸우고 있는 모습에 한숨 쉬며 작게 말을 건네는

아빠였지.



"아빠! 오빠가 나 로보트 못 만지게 해."


"... 해봐."



네가 아빠한테 이르자 너에게

로보트를 건네던 도윤이.



"야 그만들 하고 도윤이 너 어린이집 안 갈 거야?

도아 넌 아빠랑 병원 가야지"



"시러 로보트 갖고 놀 거야. 우웩..."



로보트를 갖고 놀겠다며 꽥 소리를

지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물 같은 토를 하던 너.



그대로 들어 올려서 욕실로 가 깨끗이 씻기고

옷을 입히고, 엄마는 토한 거 정리하고 도윤이

등원 준비시키고.. 성인 두 명이서 붙어서 하는데도

어찌나 정신없고 힘이 들던지..



"도윤이 등원시키고 올게. 도윤아. 다녀오겠습니다.

해야지?"



엄마의 말을 들은 건지 못 들은 건지

갑자기 도아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하던 도윤이.



"응!"



그걸 또 알아들었는지 힘없는 표정과는 다르게

해맑게 대답하는 너였지.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병원.



"도아 접수 부탁드려요."


"네 보호자분 성함이 도리 님 맞으세요?"


'가는 김에 당신도 진료 봐.

당신도 배 아프다며. 밤새 잠도 못 잤잖아'



이제 좀 괜찮아진 것 같기도 하고..

굳이 돈 내버리면서 나까지 진료할 필요 있나 싶어

엄마의 당부를 무시하고 결국 너만 접수했어.



"염증수치도 높게 나오고...

탈수도 좀 있네요?

수액 맞으면서 경과를 봐야 할 것 같은데...

어휴.. 입원하셔야겠는데요."


"아..."



검사 끝에 결국 들은 말은 입원해야 된다는 말이었지.



"하아.. 입원.. 진짜 돈 들어갈 일 투성이네..

회사는 어쩌지.."



웃기지. 사정이 좀 나아지고, 시간이 흘러도

결국 아빠는 변한 게 없더라고..



/

"애 병원 갔다길래.."


"그래? 많이 아픈 거야? 애 아프면 걱정되지."


"걱정되더라고요.. 돈이.."


/ 시즌2. 30화 살아봐, 살아지더라



"어떻게 됐어?"


"도아 입원해야 된대. 염증수치가.. 어..

몰라.. 말이 어렵네? 아무튼 입원해야 된대.."


"아.."



입원 수속을 위해 대기하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이야기했지.



"도아는 어쩌지? 당신 언제 쉬어?"


"나 4-2 이브 근무라. 이틀은 더 출근해야 되는데..

그 후엔 투오프야.."


"하아.. 못 바꾸지?"


".. 응.."



결국 또 팀장님께 전화를 걸어 2일 추가 휴가를

부탁할 수밖에 없었어.


팀장님 말마따나 내 휴가 내가 쓰겠다는데..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그렇잖니...

정식 휴가계획서를 내서도 아니고 전화로

3일이나 휴가를 낸다는 게..



"입원? 뭘 또 좋은 걸 먹였어. 뭐 회? 야 인마!

애한테 무슨 회야! 이거 정신이 있는 놈이야

없는 놈이야."



다행히 어린애한테 회 먹였다고 욕먹은 거 빼고는

쉽게 휴가를 승인해주던 팀장님이었지.



"도아야 올라가자."



간호사 선생님이 건네주는 입원 카드를 들고

입원실로 올라가려는데 네가 우뚝 서서는

한 발짝도 안 움직이려 하는 거야.



"얼른 가야지."


"..."


"왜? ... 너 우니? 배 많이 아파?"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결국 울음을

터트려 버리던 너.



"오빠가.."



한동안 말없이 울던 네 입에서 나온 그 말이.

어찌나 예쁘고 아프던지. 아빠 기억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단다.



"오빠가.. 병원 갔다 빨리 오라고 했는데..

어린이집 갔다 오면 로보트 갖고 놀자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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