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라는 바카라 속 구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시점에 와 있다.
어느새 나는 1년이라는 시간 안에 엄청난 변화가 찾아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간다.
그래서였을까. 한때 당연하게 그려보던 10년이라는 거대 양산을 더 이상 그리지 않게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고 하지만,
2026년의 내가 바라보는 10년과 2027년의 내가 그리는 10년이 다르듯
10년 후의 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보다
그때 내 곁에는 누가 있을지가 궁금해지는 걸 보면,
20대의 내가 궁금했던 미래와 지금의 내가 궁금한 미래도 조금은 달라진 모양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미묘하게 변해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놓인 변화는 너무 작아서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그 작은 변화들이 쌓여 어느새 지금의 내가 되어 있다.
나의 삶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만 더 큰 변화를 기다린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할 것 같고,
어딘가에 도착해야만 지금의 시간이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고단하다고 쓰러지지 않기를.
아무도 이대로 괜찮다고 말해주지 않는다고 허무해하지 않기를.
이뤄야 할 것만 같은 세상에서
아직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나를 바라보는 일이 가장 고단할 때도 있지만,
그럴수록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람이 내가 되었으면 한다.
일상은 익숙해지고, 미래는 설렘으로 가득하기를.
미래만 기다리며 설레는 사람이 아니라
익숙한 오늘에도 설렐 수 있는 사람이기를.
생각과 행동이 연결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여전히 있다.
그런데 머리와 마음과 행동이 모두 따로 움직이는 것 같은 날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나를 미완성이라고만 부르고 싶지는 않다.
막연하게 품어온 나의 꿈이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어쩌면 훗날에는 지금의 꿈을 추억처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적어도 지금은
무언가가 되기 위해 잠시 머무는 시간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이 시절을 즐겨보기로 했다.
평범해서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던 오늘이
돌아보면 가장 그리운 시간이 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