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거품으로 가득 차 있다.
운으로 포장할 수 있는 시간은 거품이 터지기 전, 아주 잠깐 동안이다.
내게도 거품이 있다.
나이, 첫인상.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걷어지는 것들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를 한 단어로 함축한다면 나는 '거품'이라고 말할 것 같다.
거품이 걷어지고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꿈을 꾸어보았기에 부풀어 오른 마음이, 어쩌면 거품 같아서일까.
나는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학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면, 그 많던 꿈을 하나씩 다 해보는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정작 나는 두려움도 많고, 세상의 눈치를 보느라 주저했던 순간도 많다.
하고 싶은 마음보다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 앞설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주문을 건다.
"꿈을 기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뭐든 시작해봐야 한다!"
시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내가 바라던 모습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원하던 결과를 건네받지 못할 수도 있고, 당연한 듯 기다렸던 대답을 끝내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원하던 결과가 아니어도 절망하지 않고
기다리던 대답이 오지 않아도 실망에 머물러 있지 않는 나를 마주하는 것에 익숙해지고자 한다.
꿈을 꾸었던 시간까지 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거품은 결국 터지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올해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거품이 터지는 일이 아니라,
거품이 터진 뒤에도
계속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