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다는 불안함
잘하고 있는 걸까는 초조함
잘 살 수 있을까 싶은 공허함
우리는 왜 이렇게 애쓰면서 살아내야 할까?
실은 아무도 선택한 적 없는데.
우리의 생에 충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살아냄으로써.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존재가 아닌가.
뭘 해내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건
나 자신
구원의 시작은 타자가 아닌 주체라는 걸
무언가 되어야만
비로소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미
나로 살아가고 있음을
잊은 채 살아간다.
무가치함은 거기서 시작된다.
불만족, 몰이해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보단 오해가 더 쉬워지는 세상
끝에 마주하는 무력감.
내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비루한 영향력.
끝없이 초라하고 작은 나를 어디까지 포옹할 수 있을까.
결국엔 휘발되는 어떤 인연 앞에서
우리는 증발하고, 상실감과 회의감을 느낀다.
그것이 반복될수록 자기 불신적 반성을 이어가면서
"내가 잘못한 걸까."
"내가 부족했던 걸까."
"나는 왜 이럴까."
나는 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조금씩 이해의 폭을 넓혀간다.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고,
결국은 나를 이해하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순간은 무뎌지고
진심만 남는다.
이생의 끝은 어떤 결말일까.
알 수 없다.
그 또한 모르는 영역이다.
우리는 평생
모르는 것들 속에서 살아가니까.
내가 바라는 건
무가치함과 싸우는 날보다
무지함과 싸우는 날이 더 많아지는 것.
무가치함보단 무지함과 싸우는 날이 되길.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