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나를 만들어주는 실패의 경험
지금까지 제 실패담을 크게 네 개의 분야로 다루어 보았습니다. 여행, 인간관계, 온라인 게임생활, 그리고 재테크까지. 사실 그 외에도 많은 실패담이 있지만 그러면 이 온라인카지노북을 너무 질질 끌게 될 거 같았어요.
제가 첫 글에서 응원하고 싶어서 시작한 온라인카지노북이라고 했지만, 사실 세상에 성공담은 참 많은데 실패담이 너무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더 커요. 실패담보다 성공담이 많을 때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어떤 성공 뒤에 많은 실패가 있다는 걸 간과하게 한다고 느꼈습니다. 둘째, 그렇게 많은 실패가 있기 때문에 인간의 삶에서는 환희의 순간보다 낙담의 순간이 더 많은데 '나만 실패하는 듯한 소외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제 주변의 실패에 대한 생각을 관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어요.
저는 인생에서 실패가 꼭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라, 제가 생각하는 실패에 대한 글을 적으며 이 온라인카지노북을 닫으려 합니다.
요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발견했습니다. 예전에는 실패에 대한 부정적 '생각'으로 머물렀지만, 요즘은 그 생각이 AI를 통해 '회피하는 법'으로 간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여행을 할 때 그런 걸 느꼈어요. 남이 알려준 안전한 선택만 하려 한다는 거죠. 물론 여행의 경우는 AI가 등장하기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긴 합니다. 패키지여행이 대표적이죠. 그리고 자유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블로그나 여행 바카라자를 통해 어디를 가야 할지 체크하고, 트립 어드바이저나 구글 맵의 음식점 및 카페의 별점을 따져가며 맛집을 선택해서 일정을 짜죠. 지금은 더 간단해졌죠? AI에게 물어보면 일정 다 짜주죠.
그런데 그렇게 다녀오면 물론 그 순간에는 좋은 것만 보고 온 듯한 느낌이지만 여행에서의 경험과 감정이 흐릿해질 무렵에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느꼈어요.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여행은 내 돈 내고 고생하러 가는 체험이라고. 내가 살고 있는 안락한 장소에서는 못할 경험을 굳이 하러 가는 거라고. 저는 그 말에 동의하거든요. 뭔가 좀 헤매고, 고생하고, 예상하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해볼 때 그 기억이 오래가고 어떤 경우엔 내 인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이죠.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한다는 느낌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콕 집은 이유는 우리나라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요즘 초등학교에서 스포츠 경기 등을 할 때 무승부를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어렸을 때 사소하게 실패하는 경험을 해야 결과에 승복하는 방법도 알고 내 마음의 상처도 덜하다는 거, 이 글을 읽는 분이 성인이라면 다 느껴보시지 않았을까요?
작게, 사소하게 실패하는 경험을 여러 번 해봐야 궁극적으로 큰 실패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재테크에서 실패한 이야기를 보면 하나같이 소소해요. '야, 이런 걸 실패라고 글 썼냐?'라고 할 정도로요. 큰 빚을 진 적도 없고, 쫄딱 망한 적도 없고, 가장 크게 망한 사례가 천만 원 정도 잃은? 그런데 그렇게 소소한 실패를 해보지 않았다면 제가 냉방기기 속에서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로 이런 글을 쓸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작은 실패를 하면서 극복한 덕에 모든 걸 잃어버릴 정도의 큰 실패를 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하 작가님께서 아래와 같은 말씀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시련을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시련은 사람을 '녹슬게' 만듭니다. 시련을 이겨내고 강해지는 사람은 정말 드물어요. 잘못된 편견으로 '너 고생하고 있으니 강해질 거야'라고 하거나 '시련이 있어야 한다'라고 하면서 사람을 녹슬게 만드는 거죠.
저는 이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럼 위에서 실패가 필요하다고 해놓고 뭔 소리인가 할 수 있어 이 부분을 마지막에 꼭 얘기하고 싶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련과 실패는 다릅니다. 국어사전 및 영어사전에서 우선 뜻을 찾아볼까요?
시련: 겪어 내기 힘든 어려움, 의지나 사람됨을 시험하여 봄; trial(고난), ordeal(가혹한 시련), test
실패: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뜻한 대로 되지 않고 그르침; failure, fail
시련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에게 온 고난, 실패는 내가 내 의지로 선택하거나 시도했는데 잘 안 된 것- 이런 느낌이죠? 저 역시 이 온라인카지노북에서 제 의지로 선택한 행동이 실패로 이어진 이야기를 썼어요. 그리고 그중에는 극복하여 반전시킨 경우도 있고, 끝내 제가 두 손 두 발 들고 포기한 것도 있죠. 어쨌거나 각 경험에서 배운 게 있고, 그래서 다시 비슷한 선택을 해야 할 때 반면교사가 되어주었죠.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은 그분의 저서 <김경일의 마음 트래킹>에서 성공담과 실패담을 균형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기 성장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요. 저의 실패담이 모쪼록 독자 여러분의 자기 성장 연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른 곳에서 본 실패에 대한 몇 가지 글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제가 힘들 때 꺼내보는 글인데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렁차게 울었고 힘차게 패배했다. 힘내서 힘듦을 인정했다. 조금은 맑아진 정신과 눈빛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찾아냈다. 그들을 찬찬하고 은근하게 밀어냈다. 싫은 곳에서 도망칠 것, 유쾌하지 않은 것은 무시할 것, 나를 평안하게 만드는 것들로 내 일상을 구성할 것. 불행을 타파할 수 있는 행위에 힘을 쏟았다. 일련의 과정을 지나며 뭉근한 무기력은 은밀하게 자취를 감췄다.
마침내 승리했다. 패배함으로써.
- <흐릿한 나를 견디는 법> 중에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법
1. 러닝을 자주 한다. 숨이 찰 정도로
2. 고전과 전기를 읽는다. 고통을 견뎌낸 인물들로부터
3. 산바카라을 자주 한다. 뇌 피로 해소를 위해
4. 글쓰기를 한다.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하기 위해
5. 많이 시도하고 많이 실패한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1. 이번엔 아쉽지만, 다음엔 더 잘하면 되니까
2. 이 정도는 이겨낼 수 있어. 까짓 거 해보자
3. 실패도 경험이니까, 의미와 교훈이 있어
4. 노력할수록 운이 좋아지니까 해보자
5.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난 계속 갈 거니까
- <반복의 쓸모> 중에서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시련이 아닌 실패가 있기를,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성공에 이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