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맛 커피

by민비

녹신녹신한 햇살이
낡은 테이블에

살며시 내려앉을 무렵


바람에 떠밀린 나뭇잎 하나가
손가락 사이로 톡 떨어진다

발끝으로 걷는 구름이 가끔은

보고 싶다,라고

읽히지도 않는 편지를 쓰면


오랜 기다림으로

까맣게 식어버린 커피가
나는 슬펐다,라고 고백을 한다

입 속에 물고 있는

사탕 하나가 녹을 동안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으로
펄펄 울던 쓸쓸함이
심장을 기웃거리다

창백한 질소를 먹은 카페인과
기쁨을 탐닉하는 설탕에게
슬쩍 마음이 녹아내리면


때마침,

늙은 시인의 흰 머리카락에

애써 묻어둔 오래된 풍경이


쌉싸름한 그리움 하나를 품고

물구나무를 선다

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