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신녹신한 햇살이
낡은 테이블에
살며시 내려앉을 무렵
바람에 떠밀린 나뭇잎 하나가
손가락 사이로 톡 떨어진다
발끝으로 걷는 구름이 가끔은
보고 싶다,라고
읽히지도 않는 편지를 쓰면
오랜 기다림으로
까맣게 식어버린 커피가
나는 슬펐다,라고 고백을 한다
입 속에 물고 있는
사탕 하나가 녹을 동안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으로
펄펄 울던 쓸쓸함이
심장을 기웃거리다
창백한 질소를 먹은 카페인과
기쁨을 탐닉하는 설탕에게
슬쩍 마음이 녹아내리면
때마침,
늙은 시인의 흰 머리카락에
애써 묻어둔 오래된 풍경이
쌉싸름한 그리움 하나를 품고
물구나무를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