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비

by민비

당신이 자주 가던 그 길을 걷다가
비에 젖은
단풍잎을 보았습니다


그냥 끝까지 모른 척할 걸 그랬어요


가까이는 있지만

만날 수 없는 당신을 닮아
괜스레 마음이 슬퍼집니다


맨발로 순례를 떠난 수도사처럼
스스로 고통을 짊어진 당신에게도
이제 사랑이 보이나요?


보는 것만으로도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에 빠지는

당신이니까


그런 당신이기에,
당신이 자주 걷던 그 길에


한 겹이 모자라

흔들흔들 단풍잎이 떨어진다 해도


내내 그렇게,


바람을 품어 어지러운
그리움의 비가

하루 종일 내립니다

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