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길고 길었다
숲에선 햇빛도 바람처럼 부는지
느릿느릿 걸으며
가만가만 그리움만 읊조리게 돼
속도 때문에 잃어버린 것들과
욕심 때문에 적막해진 것들이
한껏 게을러지고
오롯이 은밀해지며
긴 호흡으로 흐트러짐 없는 가을이 되어
오래된 성벽의 직선과
더 오래된 하늘의 곡선이
코스모스의 뺨을 슬쩍 간질이니
영원히 슬프지 않아 다행이야
영원히 오만할 수 없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다면 내 마음은
늘 요란했을 거야
머지않아 수척해질 가을에게
무심히 던지는 말
가장 아름다운 시간
그러나 아직은 더 고독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