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한숨지어 보면
나의 마음속에
소리 없이 자라고 있는
고목의 잎들은
조용히 하나 둘
퇴색한 낙엽으로
떨어진다.
싸늘한 느낌
아득하고
구수한 낙엽 내음
같이 걷던...
가을밤 가을달과 같던 그대.
나뭇잎 한 잎 한 잎마다
가을빛 가득한
추억이 가득 어려 있고.
마치
하이얀 겨울을 기다리듯
낙엽은 그렇게도
쌓여만 간다.
88년 가을
그 당시 가을에 사춘기 소년은
그때부터 많이 듣던 유행가의 가사를 생각했었나 보다.
그 어린 나이에도 마음속에 오래된 나무가 자라고 있었나 보다.
그리고 푸르던 나무가 고목이 되어 퇴색한 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나이에 누군가와 같이 걸었던 기억이 있었고
그 당시 봄과 가을을 좋아하는 아이는 지금 오십이 넘어서도 봄과
가을을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가을보다는 봄이 더 좋다.
뜬금없지만 기후 변화로 1988년에 느꼈던 가을과
2026년의 가을이 시간적으로 짧아지고
그에 따라서 낭만을 느끼는 시간이 줄어서 그러리라
아니면...
감성을 느끼는 마음의 시간이 짧아져서 그럴 수도...
2026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