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아무런 눈물 없이
아무런 표정 없이
그러한 검은 느낌
나의 앞 저담장을 뚫지 못하고
거칠은 촉감 삼키며
담장에 살며시 기대어
내 눈감는다.
사방에서
담장의 웃음소리 들린다.
나의 마음속에
또 하나의 담장
너를
허물어 버리고 싶다.
부숴버리고 싶다.
두드려보지 못한
마음의 검은 담장
높고 두려워 저만 가는데
후회는 언제나 소용이 없는 것.
눈을 감고
내 눈감고
두 팔 벌리고
내 두 팔 벌리고
찬란한 아픔을 머금은 채
나의 눈물 얼룩진
거친 촉감
자꾸 어루만진다.
자꾸만 어루만진다.
88년.
88년인 것을 보니 고1 때 쓴 시인 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사춘기가 그만큼 성장하고 또 머릿속의 온갖 망상이
자라서 이제 담장처럼 자라났으리라.
지금 기억하면 형편이 좋지 않았던 집안의 여러 가지 사정에
많은 희망이 없는 과정을 보냈고 그에 따라서 고1 때부터 공부에는
담을 쌓는 시기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모든 게 검은 담장으로 둘러싸이고 그 밖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쪽으로 넘어가고 싶으나 포기를 하고 담장을 만지면서 어색한
화해를 해야 하는 시절.
하지만 그 기억조차 이제는 소중하고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