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로 시작하는 예술
어릴 때부터 나는 남들과 조금 다른 속도로 살아왔다.
다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것들을 나는 조금 다르게 경험했고, 남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일들이 내게는 당연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때는 내가 남들과 얼마나 다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 나는 가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누군가는 벌써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았고, 누군가는 한참 전부터 꿈꿔 온 일을 이루어 가고 있다. 누군가는 내가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진심으로 기쁘다가도 문득 마음이 복잡해진다.
'나는 왜 아직 여기에 있을까.'
분명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어째서 다른 사람들은 저만큼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일까. 내가 지나온 시간은 어디로 간 걸까.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은 그렇게 불쑥 찾아온다.
가끔은 나보다 먼저 출발한 사람들을 보며 생각한다. 누군가는 벌써 바카라을 출간했고, 누군가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누군가는 내가 아직 도전해 보지 못한 일들을 하나씩 해내고 있다.
그런 소식을 접할 때면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조금씩 복잡해진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저만큼 나아갈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성취를 보며 기뻐하는 마음과 내 자리에서 초조해하는 마음은 이상하게도 함께 찾아온다. 누군가를 질투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나 역시 이루고 싶은 것이 있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언젠가는 도달하고 싶은 곳이 있으니까.
그래서 가끔은 지금의 나를 보며 묻는다.
'나는 너무 늦게 시작한 걸까?'
이런 생각이 들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나아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출판사에 투고도 해 보고, 각종 프로그램에도 도전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더 잘해 보려고 애쓸수록 힘들고 지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다.
나는 그 사실을 한참 뒤에야 알았다.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조회수와 댓글을 확인하면서도 불안했고, 글을 쓰고 나서도 만족하지 못했다. 한때는 글을 계속 초기화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무언가를 해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에 더 많은 마음을 쏟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사람마다 자신의 속도가 있다는 것.
누군가는 빠르게 달릴 수 있고, 누군가는 천천히 걸어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먼저 도착했다고 해서 내가 가는 길이 틀린 것은 아니다.
나에게도 나만의 속도가 있다.
나는 이제 조금 천천히 가 보려고 한다. 무언가를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나는 그 종목을 산바카라으로 바꾸기로 했다.
꼭 누군가를 앞질러야 할 필요도,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할 필요도 없으니까. 가다가 잠시 쉬어도 좋고,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오래 바라봐도 좋겠다. 남들이 어디까지 갔는지 확인하느라 정작 내가 걷고 있는 길을 놓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을 알고서 카지노 게임에서 인터뷰도 하고 이곳저곳에 공모전을 나가는 걸음의 빌드업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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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일찍 작가가 되고, 누군가는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나 역시 아직 배우고 싶은 것이 많고, 써 보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지금 당장 원하는 곳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곳에 도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남들보다 늦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나를 재촉하고 싶지는 않다.
다른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잃고 싶지도 않다. 남들이 얼마나 멀리 갔는지를 확인하기보다 오늘 내가 쓴 문장 하나를 들여다보고 싶다. 그러니 이제는 나만의 속도로 가 보려고 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잠시 멈춰도 괜찮다.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
나는 아직 늦지 않았다.
적어도 나만의 속도로 내 삶을 살아갈 시간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