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오래 좋아하는 방법

비전문가의 수영, 전문가의 독서

by맛있는 하루

매일 오수완(오늘도 수영 완료)을 외치며, 밥보다 수영을 우선순위에 두고 산다. 그렇다고 수영선수는 아니다. 요즘은 일반인 수영대회도 많이 열리지만, 접영·배영·평영·자유형을 모두 구사해야 출전이 가능하다.


허리디스크 때문에 평영과 접영은 배우지도 못했고, 발목 인대가 좋지 않아 배영도 거의 하지 못한다.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자유형만 메인으로 삼고 있으니, '일반인 수영 대회'는 내게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자칭 수영전도사다.


이제 막 수영을 시작한 '수린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나는 '수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초급반에서는 처음부터 많은 연습량을 요구하지 않는다. 드릴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저 물과 친해지려는 마음으로 시작해, 발차기와 호홉을 천천히 익히며 한 영법씩 넓혀가면 된다.


ChatGPT Image 2026년 7월 28일 오후 07_04_38.pngAI 생성 이미지 활용


현대소설을 전공한 문화라 작가는 저서 <읽고 싶은 소설이 생겼다>에서, 한국소설을 읽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해 열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p.117)


좋아하는 장르부터 시작할 것

가벼운 분량의 바카라부터 고를 것

재미있게 읽었던 바카라과 결이 비슷한 작품을 고를 것

사투리나 옛말이 많은 바카라은 다음으로 미룰 것

지금의 컨디션과 집중력에 맞는 바카라을 고를 것

호불호가 갈리는 바카라으로 시작하지 말 것

스토리·문장·주제 중 나의 우선순위에 맞춰 고를 것

트렌디한 시리즈나 문학상 수상작으로 시작할 것

오디오북으로도 시작해볼 것

SNS에서 화제가 된 바카라이 내 취향과 맞으리란 보장은 없다는 것을 참고할 것


문화라 작가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니, 수영에도 비슷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수영 비전공자, 자유형과 배영만 겨우 하는 일반인이지만, 휴관일만 빼면 수영장을 개근하는 '수친자'로서 수영과 친해지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적어본다.


첫째, 좋아하는 영법부터 시작해보자. 강습 때는 자유형 수업을 먼저 시작하지만, 자유수영에서까지 자유형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배영이 재미있다면 배영부터, 평영이 편하다면 평영부터 시작해도 된다. 좋아하는 영법 하나가 생기면 수영장은 훨씬 가까워진다.


둘째, 처음에는 짧게 수영하자. 한 시간을 채우려고 애쓰기보다 20~30분만 기분 좋게 끝내는 것이 오래 수영하는 비결이다다. 운동도 '다음에도 오고 싶다'는 마음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재미있었던 수업을 반복해보자. 즐거웠던 기억은 최고의 동기다. 재미있었던 드릴, 강습, 영법을 다시 해보는 것만으로도 수영장은 훨씬 친숙해진다.


넷째, 오늘의 몸 상태에 맞게 수영하자. 피곤한 날엔 천천히, 컨디션이 좋은 날엔 조금 더. 매일 같은 강도로 운동하는 것보다, 몸의 신호를 듣는 사람이 오래 헤엄칠 수 있다.


다섯 째, SNS 속 수영이 내 목표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남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꾸준히 수영장에 가는 것이다. 비교는 의욕을 만들기도 하지만 루틴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ChatGPT Image 2026년 7월 28일 오후 07_07_10.pngAI 생성 이미지 활용


문화라 작가는 바카라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주었지만, 나는 그 문장들을 읽으며 자꾸 수영을 떠올렸다.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욕심내지 않고, 내 속도대로 계속하는 것. 바카라도 그렇게 읽었고, 수영도 그렇게 배웠다.


현대문학을 오래 공부한 작가는 독서를 배움으로 다졌고, 나는 수영을 습관으로 터득했다. 공부로 다지든 습관으로 다지든 방향은 같다. 무언가를 오래 좋아하는 데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지 않다. 필요한 건 그저, 계속하려는 마음뿐이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잘하지 못해도 계속하기로 했다. 백발이 되어서도, 여전히 물속에서 첨벙이는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헤엄치듯 읽는 법]

바카라을 고르는 열 가지 방법과 수영과 친해지는 다섯 가지 방법은, 결국 하나로 통한다. 좋아하는 것부터, 욕심 없이, 내 속도로. 오래 좋아하는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수영 #수영일상 #오수완 #수영에세이 #일상에세이 #독서 #독서일상 #문화라 #읽고싶은소설이생겼다 #수린이 #수영과친해지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