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소복이 쌓은 눈 위를 덤덤하게 걸어 간다. 모든 것을 덮어버린 흰 눈에 방향감을 상실한 채 푹 숙인 고개 위로 떨어지는 흰 눈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 속에서 무언갈 찾고자 걸음을 내딛지만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눈이 단단해진다. 한 참을 걷다 고갤 들어 지나온 길을 보니 다시 소복이 쌓은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고갤 숙이고 걷는다. 언제쯤 끝날지도 모르는 눈이 내린다. 이 작은 공간에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