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by늘 하늘

소복이 쌓은 눈 위를
덤덤하게 걸어 간다.

모든 것을 덮어버린 흰 눈에
방향감을 상실한 채

푹 숙인 고개 위로
떨어지는 흰 눈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 속에서 무언갈 찾고자
걸음을 내딛지만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눈이 단단해진다.

한 참을 걷다 고갤 들어
지나온 길을 보니
다시 소복이 쌓은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고갤 숙이고 걷는다.

언제쯤 끝날지도 모르는
눈이 내린다.
이 작은 공간에
눈이, 내린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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