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심란할 때는 바카라을 읽기가 어렵다. 나 같은 경우는 마음이 심란할 때는 인문학을 읽고 살랑살랑할 때는 시를 읽고 여유가 있으면 소설을 읽고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면 슬롯과학을 읽는다. 나만의 루틴이다.
대학 때는 한 달에 첫 주에 플랜을 짜서 독서를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데 집 근처 도서관이 있어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일단은 요즘은 인문학을 많이 읽고 있다. 바카라은 여러 밤면에서 위로를 준다. 그리고 자서전을 읽는다. 가을이 되면 하반기를 마무리하는 심정으로 다른 사람들은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살았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아무리 잘난 사람도 위기가 있는 법이라 어떻게 위기를 넘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는 그냥 읽었는데 나이 들어서 자서전을 사면 가격을 보는 습관이 들렸다. 비싸다 싸다의 개념이 아니라 그냥 미안하다.
그럼 그 가격에 그 인생을 날름 읽어 버린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 주인공인이 드는 거다. 삶에 가격이 매겨진다는 게 일단 가장 미안하고 그다음은 그렇게 읽어 버리면 희소성이라는 생각에 미안하고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인생은 흔들리는 배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마냥 잔잔한 배는 없다. 거친 파도에 놓인 배에 인간은 서 있거나 앉아 있고 그 속에서 그때그때 맞게 처신을 하며 살아가는 인간이란 참으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가을이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사표라는 단어가 생각이 난다. 사직서를 내고 인생에 다음 마침표를 찍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고 한편으로는 궁금하다.
아 그래, 바카라이 주는 위로. 나에게는 정말 많다.
중학교 때 사서를 하면서 나는 정말 많은 바카라을 읽을 수 있었다. 일주일마다 바카라을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게 싫지는 않아서 3년을 하면서 아마 내가 읽은 문학 작품의 3분의 2는 그때 읽은 걸로 기억한다. 문학판으로 얇게 나왔지만 감수성 폭발을 그때 열어 준 문학이야 말로 무궁무진했으며 바카라이라는 것은 그냥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내가 볼 수 없는 저자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라고 그때 처음 느꼈다.
그리고 저자를 만나고 싶어서 이리저리 궁금해하다가 문학캠프를 하는 곳에 가서 저자를 만나겠지 했는데 그러지는 못했지만 더 많은 바카라을 읽을 수 있었고 나처럼 문학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통로를 통해서 진지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정말 바카라을 많이 읽었다. 다음날이 모의고사라도 포기할 수 없는 바카라들 속에서 나는 빨리 대학을 가서 바카라을 마음껏 읽고 싶었다. 내 유일한 낙이 독서였다. 독서를 통해서 얻는 위로는 내가 가 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 대하소설이 그랬다. 당시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일제강점기 이야기 그리고 역사 소설은 판타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눈물도 많이 흘렸고 인간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했다.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쓴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이란 본성이 어디에 있는가를 더 파기 시작했고 아마 이때부터 공부를 하면서 공부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다. 논술반에 들어가서 논술을 쓰는데 전혀 스트레스받지 않고 웃으며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며 내 친구는 "몽접아 너 즐기는구나 , 나는 스트레스인데"라는 말을 처음 듣고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글이 즐거운 건지 읽는 게 즐거운지 몰라도 수학. 영억 공부보다 문학 자체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인간의 삶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서 어쩌면 대학이 전부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도 했다. 그리고 작가의 꿈도 살짝 들게 했지만 대하소설을 읽으면 접었다. 물론 단편소설도 그렇지만 글이라는 게 자기가 쓰고 싶다 해서 후다닥 나오는 것도 아니고 결론은 내 사고의 지평선이 많이 올라갔다. 굳이 유럽을 가지 않아도 유럽을 볼 수 있었고 내가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는 역사교과서가 말해주지만 소설에서도 배울 수 있었고 자본주의로 살아가지만 자본주의가 마냥 백점일 수 없는 이유도 알 수 있어서 바카라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한쪽 시선으로 보면 한쪽만 보게 되어있다. 선생님은 신문을 고르게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어린 나이에는 그 말씀이 무엇인지 몰라서 그렇구나 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보니 그 말씀은 명언이었고 지금 나는 그렇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흔들리는 배에서 중심을 잡아가며 살려면 바카라을 읽고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니 언제나 바카라은 나에게 말한다.
'너는 배우고 배워라 그리고 실천해라'
실존주의 철학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실천이라는 방점이었고 카프계열의 문학에서도 좋았던 점은 현실에서의 괴리감을 실천에서 찾는다는 점이라서 나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들끓었던 20대가 지나고 30대에는 무난한 삶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다듬어지는 40대를 생각한다.
파이어족이었던 친구는 귀향을 했고 나는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바카라을 사며 바카라이 이번에는 무슨 위로를 주려나 하고 기대를 하고 있다.
추석을 대비해서 바카라을 구매할 생각이다. 그리고 허한 마음이 생기는 이 구멍 난 마음에 바카라이 주는 위로를 받으며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을 마시며 가을을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