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랑과 우정사이.

by몽접

난 연애를 딱 한 번 했다.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 했다면 자랑은 아니지. 초등학교 다니는 조카는 연애를 너무 많이 해서 나는 걱정한다. 그러다 나중에는 정말 좋은 여자친구 못 만난다고 그럼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는 "이모가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이모 이모는 혼자 살아도 멋있게 사니까 그렇게 살아" 평점으로 하자면 조카는 나에게 5점 만점에 4점을 주는 훈훈한 녀석이다. 그렇다. 나는 혼자 산지 지금 30살에 헤어졌으니 거의 10년 넘게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 아니 못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기대치도 없고 연애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혼자 사는 것도 힘든데 내가 굳이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고 누군가는 연애를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래 그건 맞다, 달라지기는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한 명을 만나고 헤어지는데 거의 100명을 만난 기분이었어서 지금은 그냥 혼자가 편하다.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을까? 텔레비전에 나오는 수많은 커플들과 부부들을 보면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그런 부부들을 보면 부럽다. 나도 노후에는 그렇게 살겠지라고 생각하고 만났으니까.

나는 친구였다. 4학년 때 같은 반이었을 때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고 6학년때는 라이벌이었다. 뭐든 그랬다. 공부도 운동도 , 하얀 피부에 피아노를 잘 치는 남학생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연필 글씨체도 범상치 않은 그런데 그때는 정말 친구였다. 많은 친구들이 화장실에 낙서를 해서 나와 이 친구를 사귀는 사람으로 연결을 해 줬지만 우리는 서로 싸우기 바빴다. 그럤다.


우리는 그렇게 친구로 잘 지냈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달랐지만 거리에서 보면 서로 인사를 했고 그때 사춘기는 서로 없었기 때문에 또 공부로 서로 누가 이기나 이야기를 하며 지냈고 평범했던 친구는 정말 노력파로 남들 모르게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대학을 가고 싸이월드가 유행을 하면서 우리는 처음으로 겨울방학에 친구들이 함께 모이게 되었다. 이 친구를 좋아했던 여자 아이들을 다 모였고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어서 마무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원하는 대학을 떨어지고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각자 다른 대학을 놀러 가서 거기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인생이 뭔가 이야기를 하며 다녔고 친구는 열심히 연애를 했다. 겨울방학에 만나면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할 거라고 해서 그러라고 하면 여름방학에 만나는 여자친구가 바뀌어 있어서 매번 그런 친구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연애 그만하고 공부 좀 하라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친구는 나름 일탈을 그런 식으로 했던 것 같다. 얼굴값이라고 해야 하나 친구는 어딜 가도 인기가 많았고 신촌 옥탑방에 놀러를 갔더니 무슨 편지가 그렇게 많은지 편지가 한 꾸러미인데 정리를 하지 않아서 잠을 자고 있길래 몰래 보니 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였지만 누가 먼저 시작을 한지 알 수 없는 편지들과 알 수 없는 파일로 가득 채운 컴퓨터도 난장판이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집으로 가는 친구에게 정리를 하자고 말을 했고 친구는 겨우 눈을 뜨며 신촌은 살기 불편하다고 투덜대서 나는 네가 피곤하다고 말을 하며 웃으며 짐을 정리했다.


친구는 휴학을 했고 나는 학교에서 방학에 고향을 가면 친구는 귀신같이 그날 자주 가는 동동주 집으로 자리를 잡아서 그동안 미뤄왔던 이야기를 쏟아내기 바빴고 나 역시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자주 공부 이야기를 했다.

티베트 역사에 대해서 친구는 이미 교수님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내가 공부를 하고 물어보면 본인이 알려주었고 친구는 문학을 공부 헤서 물어보면 내가 알려주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동동주 주인아저씨는 "어이 알아서 가" 하시며 우리에게 열쇠를 맡기고 가셨다. 헤어지는 시간이 새벽 4시 오후 6시에 만나서 그렇게 헤어지는 시간이 되어도 우리는 다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날 다시 만나서 하자고 정말 뜨겁게 이야기를 했고 헤어질 때는 "몽접아 잘 가"라고 하면 나는 꼭 뒷모습으로 인사를 날렸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잘 지내다가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았다.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즈음 친구 한 명을 버스에서 만났는데 이 친구가 군대를 갔다고 했다. 그럴 거면 이야기를 하고 가야지 이런 배신감에 있을 때 즈음 나에게 메일을 보냈다. 자신이 급하게 군대를 오게 되었다고, 장교로 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하원을 가고 싶어 했던 친구는 군대를 갔고 나는 대학원을 갔다. 그리고 친구는 또 연락이 끊기고 나는 그렇게 언젠가는 연락이 오겠지 했을 때 연락이 왔고 군대에 있으니 잘 먹고살겠지만 바카라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바카라을 보냈다. 그게 인연이 되어서 친구는 정확하게 중위 임관식일 때 나에게 결혼을 하자고 했다.

술을 마시고 말을 하는데 얼마나 마셨는지는 모르나 많이 마셨다고는 하는데 혀가 꼬이지 않으니 나는 "술 깨고 그때 이야기 하자"라고 했고 친구는 "당장 대답해"라고 해서 한 달을 숙고하고 받아들였다.


참 좋은 남자친구였다. 세심했고 나에게는 첫 연애였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나 그냥 진심이면 되는 거 아닐까? 하고 살았다. 여행도 다니고 사진을 좋아해서 로모 카메라의 매력을 알려 준 친구도 이 친구다. 그렇게 하루하루 알아가고 있을 때 균열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균열에서 남자친구는 헤어짐을 통보했고 나는 이유를 알 수 없어서 군대까지 찾아갔지만 만나주지 않아서 전역 한 달 앞둔 사람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닌 것 같아서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나는 그 후 매일 술을 한 병씩 적금하듯 마셨고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

일 년을 그렇게 살고 나도 뭔가를 해야지 할 때 즈음 절친이 나에게 알려준 그 후의 일들로 나는 내 사랑의 유통기한을 접었다.


나는 내 사랑을 너무 오래 잡았던 것 같다. 그래서 만년 천년 오래갈 줄 알았다. 그래서 내 눈에 눈물은 그와 함께 하면서 울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종소리 따위는 듣지 못했지만 그래도 적어도 나는 마음에 울림은 있었기에 진지했다.


그리고 그와 나의 차이점을 알아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애를 했고 나는 내 인생을 걸고 연애를 했다. 그러니 결과지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일을 할 때 임하는 태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결과지라면 나는 그렇다고 본다.


난 비혼주의자였다. 결혼에 대한 환상 따위는 없기에 결혼은 내 인생에 없었고 대학 때 연애 하면서 우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연애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내내 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인생에서 한 삶을 살아간다는 게 그리 단순하지 않은 삶이라는 생각에 혼자 살아도 퍽퍽한 삶인데 굳이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그냥 내 인생을 힘들게 할 뿐이라고 했다.

가끔 엄마가 왜 연애를 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엄마 혼자도 힘든데 내가 누군가의 삶을 공유하면 인생은 곱절이야"라고 말을 했다.

틀리지 않은 답변에 엄마도 더는 말씀하지 않으셨다.

사실 엄마는 나의 연애에 반대하셨다. 남자가 너무 곱고 따르는 여자 많을 것 같다고 어른의 판단에는 별로라고 하셨다. 허지만 나와 너무 오랜 친구였기에 믿는다고 하셨는데 해피엔딩이 아닌 슬픈 앤딩이라 죄송했다.


물론 연애의 끝이 결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친구라면 나는 강원도 산골에서 살고 싶었다. 사람들은 서울에 살아서 한강뷰에 살면 좋지 않냐고 했는데 나는 이 친구에게 "야 서울 뭐 좋냐? 그냥 강원도 헌 집 하나 리모델링해서 살자.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느끼면서 조용히 살자. 먹고 살 거 없으면 구황작물 먹으면 살면.. 뭐.."

그렇다, 바라는 게 없으면 마음도 편해진다고 우리는 다 계획을 하고 살자고 했다.

편하게 살고 싶어서 붕어빵을 어떻게 팔까를 고민하면서 누가 더 많이 팔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서 굳이 우리는 슬롯에 맞춰서 살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게 다였다.


나의 이런 모습에 친구들은 너무 낭만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이야기로 고개를 저었지만 이 친구라면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이 있었다. 하자만 친구의 말이 맞았다. 현실성이 없었다.

그렇게 뒤로 간 내 첫 번째이자 마지막 연애는 비극을 맞았고 누구를 원망하기보다는 인생수업을 제대로 했다.


그리고 누군가 연애를 한다면 나는 말한다. "인생수업이야 열심히"라고 말한다.

그때 결혼을 했다면 난 지금 행복할까? 뭐든 가정법에는 답이 없다. 그래서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한다.

답은 없다. 하지만 이건 있다. 그때 결혼을 했다면 행복은 했을 것 같다.

나와 정말 많이 닮은 사람이라 이해는 했을 것 같다.

하지만 닮아서 또 싸우기도 했겠지만 말이다.


사랑에 유통기한은 얼마나 갈까?

내가 아는 부부는 부부는 전우사이라고 했다. 그럼 나의 전우는 뭘까?

오래 살기 위해서 결혼을 하는 건 아니고 나도 가끔은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결국 인간은 혼자다. 그래서 다시 원론이다.

사랑의 유통기한 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싶다.

이전 02화2. 친구를 가장 빨리 잃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