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방학은 많이 힘들었던 시간

조금 아팠지만, 함께 자라고 있었던 여름

by쏘작가



너와 내가 중학교에서 처음 맞이하는 여름방학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고 버거운 시간이었다.

방학이 오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엄마는 많은 생각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아.

엄마도 새삼 세상살이라는 것이 내가 알고 있던 것처럼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걸 느꼈어.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사과하며,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살아가면 언젠가는 진심도, 진실도 알아주는 것이라고 믿었는데.

이번 여름은 엄마에게도 그 믿음이 참 많이 흔들렸던 시간이었어.


엄마가 너에게 늘 해왔던 말이 있잖아.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잘못했으면 인정할 줄 알아야 하고,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런데 정작 세상이 꼭 그렇게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마주하고 나니

엄마도 혼란스러웠어.

과연 너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 걸까.

세상을 살아가려면 때로는 모른 척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해야 할까. 억울해도 참는 것이 현명한 거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그래도 끝까지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라고 해야 할까.

엄마도 답을 찾지 못한 채

참 많은 밤을 보냈던 것 같아.


하지만 한 가지는 알겠더라.

세상이 언제나 우리가 바라는 모습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까지 그 모습을 닮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

바르게 산다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결과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닐지도 몰라.

진심을 말했다고 해서

모두가 그 진심을 알아주는 것도 아닐 테고,

때로는 억울할 수도 있고,

아무리 설명해도 내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순간도 앞으로 또 있을 거야.

그래도 엄마는 네가

그런 경험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아이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받았다고 누군가에게 똑같은 상처를 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아픔을 알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이번 여름방학을 지나며

너도 많이 힘들었겠지만

엄마 역시 너와 함께 조금은 자란 것 같아.

엄마라고 언제나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너보다 오래 살았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더라.

그래서 앞으로는

엄마가 앞에서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기보다. 네 옆에서 함께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이번 여름은 분명 우리에게 참 힘든 시간으로 기억될 거야.

하지만 언젠가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 네가 이 여름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면,
힘들었다는 기억 하나만 남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 시간을 지나면서도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던 여름이었다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엄마도 아직 배우는 중이야.

그리고 너와 함께라서 조금씩 다시 믿어보려고 해.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결국 아무 의미 없는 일은 아니라고.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진심은 진심으로 남는다고.

그렇게 이번 여름도 너와 함께 건너가 보려고 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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