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터뷰
*내막1(內幕)「명사」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의 속 내용.
*주의: 어쩌면 자뻑 감상 있을지도.
누군가는 내가 출간한 인터뷰집보다는
그걸 내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고,
내 돈 얼마가 들었고,
어떻게 만들어서 유통했는지가 궁금한 것 같다.
그래서 준비한 안물안궁 10문 10답 셀프 인터뷰.
시작합니다.
1. 작년 여름에 시작한 인터뷰바카라, 왜 이렇게 오래 걸렸습니까?
답1_ 마감이 없고 이 일의 전권이 내게 있어서.
한가할 때 계획한 일이었는데 의외로 외주 일감이 많았다. 게을러서는 아니다.
답2_일을 할 줄 몰라서.
디자인과 제작을 처음 해봤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진행된 건 말랑북스와 윤준가 작가님 덕.
교훈: 독학으로 하더라도 반드시 물어볼 전문가가 옆에 있어야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인터뷰하고 쓰고 디자인하고 조판하고 인쇄 제작까지 걸리는 시간은 짐작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마감을 정해놓아야 진행이 된다. 작가님들과의 인터뷰 약속을 2주 간격으로 죽 잡지 않았다면 인터뷰도 얼마나 기간이 밀렸을지 알 수 없다.
2. 말랑북스와 윤준가 작가에게는 어떻게 허락을 받았습니까?
거절해도 몇 번 더 말함
원래 내 기획을 들은 윤준가 작가의 의견은 "해보세요"였다. 그러니까 "하자"는 아니었던 것. "저는 인터뷰 대상에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말랑에서 하기보다는 따로 출판 등록해서 하시는 게 깔끔해요." 나는 평소 캐릭터답지 않게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렸다. 윤준가 작가가 단호하긴 하지만 모질지는 않은 편이라 겨우 허락받았다.
3. 작가들에게 인터뷰 허락은 어떻게 받았습니까?
거절당할 각오로 부탁함
마찬가지로 작가들이 모두 모질지 못한 성격이라 나쁜 애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편집자가 뭘 해보겠다고 하니 그러라고 허락하신 것 같다.
4. 처음 보는 사람과 두 시간 정도 대화하는 게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오래 지켜본 분들만 인터뷰이로 선정함. 작가님들은 초면이겠지만 나는 몇 년에 걸쳐 작가님들 글을 읽어 왔기 때문에 내적인 친밀감이 있었음. 아마 작가님들이 더 불편했을 듯.
5. 무엇이 제일 어려웠습니까?
전부 다. 소심한 마음+부담+자격지심 등 마음의 일이 제일 많았고, 앞으로도 많이 남은 듯. 인터뷰에 대해 온라인카지노에 계속 적어서 질린 구독자 분명히 있을 것임. 2쇄 100권을 찍었으니 또 그거 판다고 어쩌고저쩌고하겠지. 시시각각 요동치는 마음을 잔잔하게 하는 게 힘들다. 이성의 힘이 많이 필요한 일 같다.
6. 돈은 얼마가 들었고 어떻게 팔고 있습니까?
의외로 이걸 내게 직접 물어보는 분이 몇 분 있었는데(직접 물어보면 알려주긴 했다. 얼마 들었다고.), 각 인쇄소 사이트마다 견적 옵션이 있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 정확한 액수가 궁금하다면 검색 품을 좀 팔아서 알아보시길. 사이트 내에서 견적서 쓰기가 막막하다면 AI가 아래 예시처럼 알려준다. 가격 확인용으로 넣을 수 있다.
규격: 신국판 (152mm × 225mm)
부수: 1,000부 (임의 설정)
분량: 본문 250페이지 기준
용지 사양: 표지: 스노우지 250g (4도 단면 인쇄, 무광 코팅 및 제목 영역 부분 에폭시 후가공, 날개 10cm 포함) 내지(본문): 미색 모조지 80g/100g (양면2도 먹인쇄/4도 양면 인쇄)
제본: 좌철 무선 제본(떡제본)
유통은 작은 서점 말고 대형 인터넷 서점은 인디펍 통해서 하고 있다. 여기서 알라딘, 교보, 예스 등에 넣어준다. 인디펍의 공급률 50%다. 신간 등록 시 등록비가 따로 있다.
개별 포장은 내가 집에서 손으로 하고 있다. 초판 찍을 때 빵봉지를 200매짜리 샀는데 나머지를 쓸 수 있어서 기쁘다.
7. 작가가 된 소감이 어떻습니까?
작가 호칭이 불편하다고 주변에 여러 차례 말했다. 나는 편집자로서의 작업으로 이 일을 벌였고, 작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으며 앞으로 출판을 또 한다면 아마도 다른 사람이 쓸 바카라일 것 같지만 그럴 확률은 매우 낮다고. 그런데 바카라을 팔면서는 그것이 좀 비겁한 변명처럼 느껴졌다. 내 의도와는 상관없긴 하지만, 그 모양새만 보자면, 실패한 작가가 되고 싶지 않아서, 버젓한 바카라을 만들려고 애쓴 마음을 배반하고, 이 바카라을 편집자 작업에 대한 결과물이니, 작업물이니 하며 뒤로 내빼는 모습처럼 보인달까. 그럼, 대체 이 바카라의 작가는 누구냐고 스스로 되묻게 됐다. 맞다. 내 돈 내 바카라이고, 내가 이 바카라의 작가다. 독립출판이며 자비출판이다. 그러니 내가 바카라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대낮'이라는 아이디를 지을 때처럼 좀 당당한 마음으로 외치고 다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좀 힘들다.
8. 해보니 어떻습니까?
좋다.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좋다. 누군가 시키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게 여행 준비 같은 면이 있었다. 간 적 없는 곳에 가기로 했을 때 드는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간이랄까. 또 할지는 모르겠다.
9.독자 반응은 어떻습니까?
많지 않다. 안 읽은 것도 같고. 작가는 독자의 일에 개입할 수 없다. 내게 전해진 것 몇 개를 적자면 한 명은 조금 읽어보니 쓰고 싶어질까 봐 바카라을 읽기 두려워졌다고 했다. 한 명은 전혀 안 쓰던 사람인데, 쓰는 사람 일곱 명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도 좀 쓰는 일에 몰두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인터뷰집을 읽고 쓸지 말지를 정할 수는 없다. 출간을 할지 말지 결심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바카라 날개에도 적고 본문에도 적었지만... 사실, 어떤 바카라이 마음의 결정까지 내려주기는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 바카라이 그 고민에 동행해 줄 수는 있을 거라 믿는다.
10. 이 경험이 어려운 것 말고 안 좋은 점은 없습니까?
바카라 홍보한다고 스레드, 인스타, 온라인카지노 스토리 등 돌아다니고, 수시로 글 발행하고, 바카라 판매량 확인하고, 서점 둘러보고 있다.(리뷰 있는지 보지만 없다. 없지만 또 안 보기도 그렇다) 이것이 어려워서 힘들다기보다는 인터넷 중독, 폰 중독에 걸릴 것 같다. 안 좋은 점이다. 조회수 라이킷수 댓글 수 다 신경 쓰이고 이웃 온라인카지노에는 흔적 남기기가 조심스럽다(이유는 말 안 해도 아는 그것). 안 좋은 점이다. 그래서 그런 거 신경 안 쓸 것 같은 마봉 작가 온라인카지노 가서 장편소설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밌다. 세라비 캐릭터 굿.마봉 작가가 이 사람 내 꺼 이제와 왜 읽나 할까 봐 밝힘. 그리고... 아무말 카지노 게임에 이런 거 올린다고 혼날까 봐. 이름 언급함(봐 줘요). 이렇게 적는 것이 이성의 발현이며 자기 관찰력이라고 우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