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팅

독립서점 입고하기

by대낮

독립출판으로 바카라을 팔고 있다. 100권 찍어서 팔고 다시 100권 찍었다. 한 권씩 두 권씩 파는 것이다.

1000권 단위로 찍는 출판사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 판매속도를 보면 이것도 무척 부담스럽지만 다행히 바카라은 점점 줄어 이제 몇십 권밖에 남지 않았다. (당연하지. 바카라이 원래 적었으니까!). 한편으로 아쉬운 것은 가진 바카라이 적으니 뭘 해보기가 어렵다. 노출을 위해 서평용 바카라을 100부 이상 나눠주는 출판사의 바카라들과는 애초에 비교가 안 된다. 그래서 가끔 그냥 나눠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마음만 그럴 뿐 실제로는 한 권씩 알뜰하게 팔고 있다.


내 바카라을 직접 들고 다니며 팔 수는 없다. 북페어를 알아봤는데, 팔아야 할 바카라이 많은 것도 아니라 일을 벌이기가 망설여졌다. (그래도 앞으로 언젠가 한 번은 경험해 보고 싶다.)


최근에 서점 마케팅에 나섰다. 나는 북마케팅에 있어 '듣보'에 '아무개'다. 모르는 사람, 별나지도 않은 사람이 별안간 다가가 제 바카라 사실래요? 하는 셈이다. 대형서점 온라인은 인디펍에서 연결해 주었지만, 오프라인 서점은 내가 직접 연락해야 했다. 인디펍에 드나드는 서점지기들이 인디펍 온라인서점에서 내 바카라을 선택해 주문하는 일도 있었지만 단 몇 번이었다. 나는 낯 모르는 서점에 연락해서 처음 보는 이 바카라을 한번 팔아보라고 권했다. 이게 '입고 요청'이다. 어느 서점은 그 양식이 정해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어서 그냥 메일에 바카라을 소개하는 말과 서지정보를 적어 보냈다. 그러고 나서 답변을 기다리는데, 무응답이 많았다. 투고와 같았다. 독립출판한 사람들이 독립서점 메일 리스트를 짜서 중복으로 메일을 돌리면 한 서점이 받는 메일량은 너무 많아진다. 그러니 거절의 말을 다 해주기가 벅찰 것이다. 무응답이 거절이지 굳이 뭐라고 보내야 하나 싶을 수도 있고.

입고 요청을 하면서 투고의 마음을 경험했다. 아 읽었는데 답이 없구나. 내 바카라을 서점에 들이기 싫은 거구나. 흑.


다행히 가까운 지역의 서점 두 곳에서는 입고 요청을 받아주었다. 바카라이 팔린 것도 아니고 서점에 가는 건데도 기분이 좋았다. 서점에 간 바카라은 아마 잘 팔리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그동안 외면한 바카라들이 그 증거다. 그래도 독서하는 손님들 옆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만 해도, 박스 속 신세를 면한 것이니 축하해 줘야지.


처음으로 입고한 소요서가에서는 재입고 요청이 들어왔다! 오늘 배달하러 서울에 갔는데, 내 바카라이 모두 나가고 없었다. 마지막 넘버링 바카라이 거기 있었는데... 이제는 진짜 없다. 아! 살롱 녹원에 한 권 있을지도.


좌) 미니북을 만들었다. 내용은 바카라 출간 스토리

우) 수원의 [고색바카라방]ㅡ감사하게도 테이블에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입고할 때 한 번, 진열된 상황 체크하러 한 번. 총 두 번 다녀왔다.


다음에 고색바카라방에 가면 저 검은색 테이블에서 음료도 먹고 바카라도 읽다 와야지.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재입고 요청이 있어 가게 된다면 신바람이 나겠지. 과연.


아래는 의왕의 [다감바카라방].

택배로 보내드렸는데, 이렇게 멋진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다. 인스타에 바카라 소개도 올려주셔서 감동했다. 뭔가를 시작해도 될까 하고 망설이는 사람이 보면 좋을 바카라이라고 소개해 주셨다.

사진마다 표지의 빛깔이 다른데... 내 바카라이라 그런지 여러 사진을 보는 게 좀 재밌고 좋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여하진 못하지만 비행기 타고 독일도 간다. 친구가 여행 가면서 들고 갔다. 풉.


바카라을 소량 찍어서 파는 건데도 신경은 엄청 쓰인다. 이익 계산과는 별개로 바카라에 대한 마음이 널을 뛰기 때문이다. 이거 어서 다 팔고 3쇄 소식을 알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더 찍어서 더 신경 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외치며 아카시아 이파리 하나씩 뜯어내는 마음이랄까.

(그게 뭐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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