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렇게 불러 주실래요?

by오성진

일본 사람들은 외부로부터 대표를 찾는 전화가 오면 비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장은 지금 부재중입니다."

사장님이라고 절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응대했다가는 분명히 잘릴 것입니다.

사장이 분노하기 전에 전화 건 사람이 분노할 것이기 때문이죠.

문화의 차이라서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름을 지을 때는 이름에 의미를 새깁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요?

그런데 두 나라가 작명하는 철학은 상당히 다릅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귀한 아이일수록 이름을 천하게 지었습니다.

그래서 "개똥이, 소똥이"란 이름이 적지 않았지요.

이름을 귀하게 지으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미신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이스라엘의 경우는 우리와는 반대인 것 같습니다.

다만,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이해하기 힘든 매우 험한 이름들을 붙이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아마도 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들의 신의 명령을 기억하도록 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나를 이렇게 불러 주세요


우리나라의 온라인 게임에서 자기 아랫사람을 부를 때 정중하게 부르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존중하기보다는 얕잡아 보면서 부르는 상사들이 많습니다.


내가 국내에서 수련을 받았던 시절에 수련의에 대한 호칭은 "닥터 오"였습니다.

그런데 유학을 갔을 때, 교수님이든 누구든 나를 "오선생님"이라고 불러 주더군요.

심지어는 학위 취득 후에는 교수님께서 나에게 서신을 보내실 때는

"오박사 님"이라고 겉봉에 쓰셨습니다.

"님"자가 반드시 붙었습니다.


가끔 교수님 댁에 전화를 드리면 사모님께서 받으셨습니다.

"기노시타는 지금 없는데요.(木下はるすです。)"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기노시타 교수님은 지금 안 계시는데요"라고 대답할 것이 분명하지요.


사제지간의 관계가 우리보다 더 엄격한 슬롯인 일본에서 이런 이유가 이해가 안 되더군요.

그래서 일본 선생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상사를 소개할 때 왜 이름이나 직바카라 뒤에 존칭을 안 붙이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상대방을 높이기 위해서죠."라고 답을 하더군요.


좋은 부하를 가지려면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격랑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겪어 온 많은 일들이 사람에 대한 불신을 마음에 새기게 해 주었다고 생각이 되기는 합니다.

열심히 직원을 키워서 쓸 만큼 되면 연봉이 조금 높은 곳에서 스카우트해 가버리는 일이 잦다 보니

있을 때 열심히 부려 먹고, 나가면 새로 뽑으면 된다는 생각이 많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온라인 게임은 오로지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 되어 버리니, 즐거움을 느낄 기회란 대박이 한 번 터졌을 때 정도일 겁니다.

좋은 부하가 있으면 성취하고 싶은 일이 많아질 텐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유학 2년 차가 되었을 때, 하와이에서 학회가 있었습니다.

일본어가 많이 부족할 때였는데, 교수님께서 나에게 지시를 하신 것이 있었습니다.

동문회지에 학회참가 보고서를 내가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참 당황스러웠지요. 일본 선생님들이 쓰면 훨씬 실감 나게 쓸 텐데 왜 나에게 시키셨는지.

서투른 일본어라고 생각을 했지만, A4 한 장에 가득 작성을 해서 제출을 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고 생각을 해 보니, 그것이 내가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학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거의 매달 발표할 일이 생겼습니다.

아무리 일본어를 잘했더라도, 일본 선생들보다 잘 쓸 수는 없었을 텐데,

내가 쓴 글을 그대로 동문회지에 실어 주신 뜻이 늦게 깨달아집니다.


기회만 있으면 나를 부르셔서 일을 주셨습니다.

교수님이 강연하실 때 통역도 시키시고, 국제학술대회의 통역실에서도 동시통역을 하기도 했지요.

우리나라에 오실 때는 늘 나를 부르셔서 통역을 시키셨습니다.

그렇다고 내 통역이 멋져서는 아닙니다.

한참 통역하다 보면, 교수님이 일본어로 하신 것을 나도 그대로 일본어로 말할 때가 때때로 있을 정도였지요.


늘 나를 존중해 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교수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호칭이 귀(貴)하면 듣는 사람도 귀해집니다


상사란 아무리 다정하게 대해 주더라도 어려운 존재죠.

그런 상사로부터 존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솟아납니다.

"누구누구 팀장님, 저에게 잠깐 와 주시겠어요?"

이렇게 불림을 받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오늘 온라인카지노에서 따뜻한 글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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