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편했는데, 이젠 혼자만 남았다

내 온도가 변했을 때, 세상이 문을 잠갔다.

by이뻔뻔

반석 씨의 콜백이 없던 그날 오후, 무거운 마음이 왈칵 밀려들었다. 누군가를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시절은 이미 다 지나가 버렸다. 이제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 노력을 채 채우기도 전에 만남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사실이 나를 짓눌렀다.


20대와 30대의 나에게는 다가오는 사람이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을 만나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진지하지도 않았다.


지금의 나는 만남 자체가 성사되지 않는다. 또,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무작정 만나보고 싶어 하고 있다. 이런 내 모습과 상황이 낯설고 서글펐다.


살면서 내 인생이 마음같이 풀리지 않았던 적은 당연히 많다. 하지만 이성 문제로 이토록 기분이 가라앉은 적은 처음이었다. 내 마음에 온전히 드는 사람도 아니고, 나를 향한 마음이 확실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 이를 만나보려 애써 용기를 내야 했다는 것,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마저 초라했다는 것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나는 평생 혼자 살아야 하는 걸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예전의 혼자가 내 발로 걸어 들어간 독방이었다면, 지금의 혼자는 밖에서 문이 잠겨서 나갈 수 없는 독방 같았다.


점점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더 어려워질 텐데, 나갈 수 없는 방에 영영 고립될 것만 같은 두려움이 밀려웠다.

마음은 바닥을 쳤고, 이 복잡한 감정을 어디에도 털어낼 곳이 없었다. 지독한 적막감이 내 나이를 실감 나게 했다.


몇 안 남은 친구들은 이미 십 년 전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저마다의 삶을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연애는커녕 썸조차 어려워진 나의 고민을 알아줄 사람도, 편히 털어놓을 곳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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