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리 더워도 나가서 걸었는데 요즘은 쉬려고 한다.
추운 것은 참아도 더운 것은 못 참겠다는 길벗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도 하고, 하다 보니 3년에 1,000회를 공지하고, 4년 만에 누적거리 10,000km를 달성했기에 이제 초심을 놓아버려도 될 것 같다.
공지를 하고 같이 걷지 않으면 좀처럼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성격이라 운동 부족이 될까 걱정이다.
일어나기 전에 15분간 하는 스트레칭으로는 2~3시간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을 감당하지 못한다.
한 시간만 앉아 있어도 근육이 빠지는 느낌이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30대에 운전을 하면서부터였다.
버스를 타고 다닐 때보다 운동 부족이 되어 수영을 배우기도 하고 헬스장을 찾기도 했다.
한강변으로 나가 빠른 걸음으로 걷기도 했는데 퇴근해서 저녁 먹고 애들 챙기다 보면 보통 10시가 넘어서 나가게 된다.
어떤 날은 애들 자는 시간인 밤 11시나 12시에 나온 적도 있다.
지금은 늦은 밤에 드나드는 것을 싫어하는데 한때는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체중이 불어 밤이라도 걸을 수밖에 없었다.
여름에는 늦은 시간이라도 사람들이 많이 나와 괜찮았는데 겨울에는 전후방 100m 안에 사람 한 명이 안 보였다.
가끔 자전거가 지나가긴 해도 인적이 끊어진 강변을 걷는 것은 무서웠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서 성동구에서 한남동, 이태원을 거쳐 용산까지 걷기도 했다.
번화가라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녔지만 12시만 넘으면 점점 한적해지기 시작했다.
돌아갈까 하다가 이태원을 벗어나 용산 쪽으로 가고 있을 때였다.
누가 자꾸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겁이 나서 돌아보지도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그 사람도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여보세요?
네? 왜 그러세요?
나 나쁜 사람 아니에요.
그런데요?
저기서 놀다 갈래요?
그가 가리키는 곳에 붉은 네온사인 십자가가 보였다.
설마 전도?
그리고 경사로 아래 온천 표시가 보였다.
이게 나를 뭘로 보고!
나 그런 사람 아니에요.
나 바빠요.
바쁘다는 말을 하고 냅다 뛰어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 사람은 더는 따라오지 않았다.
주위가 어두워서 잘 안 보이지만 얼굴이 까무잡잡한 사람이었고 우리말이 서툰 것을 보니 외국 사람인 것 같았다.
그 이후로 혼자 밤에 나가서 걷지 않았다.
빨래를 널러 베란다로 나가니 어둑어둑한 시간에 사람들이 걷거나 뛰는 것이 보였다.
지금은 이 온라인카지노에 올릴 글을 쓰고 나가리라 생각하고 있는데 다 쓰고 나면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다.
이제 아무도 건드리는 사람 없지만 밤은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