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자나라의 돈 많은 사람들에게

세금 냈나요? 세금 내세요.

by스제



큰소리 뻥뻥? 노우!

이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있는 문제 같다.


분명 불법인데도, 돈이 많다는 이유로 그냥 불법을 저지르고 그에 상응하는 벌금을 내겠다는 경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자택 사생활보호용 담장이 높이규정에 위반되어 매달 벌금을 내며 유지한다던데...


그런데 핀란드에서는 그런 짓이 안 통한다.

핀란드에서 만큼은 큰소리 뻥뻥치면서 ‘벌금 그까짓거 내고 말지!’ 같은 소리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면 핀란드에서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벌금을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핀란드에선 돈 많은 사람은 특별히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그냥 돈 많은 사람으로 여겨진다.




돈 벌었으면, 세금 내야지.

핀란드에서는 매년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사람들과 그 순위를 실명으로 발표한다.

그냥 그런 순위를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는데, 세금을 많이 냈다는 건 그만큼 돈도 많이 벌었다는 뜻이다.


내가 핀란드에 있을 당시, 확인해보니 세금 많이 낸 순위에서 1위와 2위는 슈퍼셀(SUPER CELL)의 창업자였다. 게임회사 슈퍼셀은 당시 클래시 오브 클랜, 브롤스타즈 같은 게임으로 크게 유명했다.


핀란드에선 이렇게 누가 많은 돈을 벌었는지, 누가 세금을 많이 냈는지가 전부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래서 당신이 진짜 돈을 많이 벌었다면, 그만큼 세금도 많이 내는 게 당연한 것이고, 당신이 돈이 많다면 그만큼 벌금도 많이내야 같은 만큼의 벌금(벌칙)을 받는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핀란드 정부가 세금을 열심히 걷으면 국민들이 불만을 가질법도 할텐데, 사실 이 나라 사람들은 세금에 큰 불만이 없다.


자신이 낸 세금이 올바른 곳에 쓰이고 있다는 믿음이 있고, 그 혜택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기에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예를 들면, 핀란드 정부는 대학까지 모든 국민을 무상으로 교육한다.

내가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핀란드 알토대학교의 강의실에도 70대쯤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있었다.

그분은 이미 은퇴를 한 뒤,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하고 싶다며 다시 대학에 다니는 거라고 했다.

나이가 어떻든, 경제환경이 어떻든 상관없이 공부를 하고 싶을 때 공부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세금을 내는 것에 큰 불만이 없었다.





북유럽 복지국가에선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외국인도 핀란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외국인들도 핀란드어로 수학하는 경우에는 대학 학비가 무료이고, 외국인도 직업을 잃었다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외국인인데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심지어 실업급여를 받는다던 그 한국분은 다른 나라에서 직업을 잃은 뒤 핀란드로 이주해 온건데도 핀란드 정부로부터 실업급여를 받았다. (참고로 그 분의 배우자는 핀란드에서 일하는 사람이었고, 정식으로 거주 비자를 발급받고 온 가족이었다.)




공평함의 대한 감각

사실 공평하다는 뜻은 모두에게 정확히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형편에 맞는 잣대로 평가해야 진짜 공평한 것일 것이다.


재산이 100만원인 사람과 재산이 500억원인 사람에게 벌금 50만원의 체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인데, 핀란드에서는 같은 액수의 벌금 대신, 같은 체감에 해당하는 벌금을 매기려한다.


내가 느끼기에 이건 공평함에 대한 감각이 살아있는 걸로 보였다.


이 공평함에 대한 감각이 있다면, 내가 많은 세금을 내거나, 나 이외의 누군가가 좋은 복지혜택을 받아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슬롯에서 사람들은 덜 억울하고 더 만족하며, 덜 조급해지고 더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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