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깃덩이

한 번의 어리석음으로 남을 판단하지 않기를

by사유하는 밥상

식품영양학자가 동화를 읽는 방법 ⑳

제목: 개와 고깃덩이
부제: 한 번의 어리석음으로 남을 판단하지 않기를


개가 고깃덩이를 발견했다.

개는 너무 좋은 나머지 개울물 다리를 건너 고기를 조용히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건너다 무심코 개울을 보니 또다른 개가 고기를 물고 있는 것 아닌가. 개는 그 고깃덩이마저 뺏고 싶은 마음에 입을 벌려 짖는 순간, 자신의 고깃덩이까지 물에 빠뜨리고 만다.

이솝 우화 「개와 고깃덩이」는 욕심을 부리다 오히려 가진 것까지 잃어버린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그 순간을 상상해보면,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혹시 그 개는 굶주림에 너무나 배고팠던 것은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발견한 고깃덩이 하나가 그날의 가장 큰 행운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눈 앞에 보이는 또 하나의 고깃덩이에 마음을 뺴앗겼던 것은 아닐까?

원래 개는 후각이 발달한 동물인데, 그런 감각마저 무시할 만큼 절박할 정도로 배가 고픈 마음에 욕심이 과해졌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한순간의 판단미스로 입에 물고 있던 고깃덩이까지 떨어뜨리고 말았으니, 자신의 어리석은 실수를 깨닫고 또 얼마나 자바카라했을까?


우리는 지금 이 우화에서 순간의 시간에 벌어진 단편만 보고 얘기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너무 배가 고팠던 개의 간절함과 순간적으로 고기 하나 더 먹을 욕심에 일을 그르친 그 사건 하나만 보고 그 개를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때로는 실수를 한다. 어느 순간엔 너무 욕심을 내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겁을 먹어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충분히 생각했다고 믿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고, 그때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돌이켜보면서 스스로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 우화의 뒷이야기를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아마도 그 날의 그 개는 그날의 기억을 너무나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을 것만 같다. 우리도 다 알지 않던가. 너무 큰 실수나 기억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고 뇌리에 남지 않았던가. 이토록 고깃덩이를 얻고 행운이라고 생각했던 기회를 어처구니 없이 실수로 기회를 잃어버린 그 개는 후회와 상실감에 더 또렷하고 선명하게 그때의 장면을 매일 떠올리고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겠다고 몇번이나 다짐했을 수도 있다.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떤 부잣집에서 충직하고 성실하게 일하던 집사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출근을 하지 않은 거다. 주인은 그럴사람이 아닌데 하면서도 연락도 없는 집사에게 배신감이 느껴져서 화가 치밀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집사가 나타난다. 알고 보니 그 집사의 어린 딸이 죽어서 장례를 치르고 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은 볼 수 있지만, 그 행동 뒤에 있는 사정까지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속담이 있다.

Don’t judge a man until you have walked a mile in his shoes.”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즉,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쉽게 판단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무엇이 그토록 간절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가 어리석다고 생각한 한 번의 행동 뒤에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정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 개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너무 자바카라하지 마. 이번에는 실수했지만, 다음에는 잘할 수 있을 거야.

나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