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스프의 진짜 재료

음식의 맛을 만드는 것은 재료만이 아니다

by사유하는 밥상

식품영양학자가 동화를 읽는 방법 ⑥

제목 : 돌멩이 스프의 진짜 재료

부제 : 음식의 맛을 만드는 것은 재료만이 아니다


배고픈 한 여행자가 마을에 도착했다.

"조금만 먹을 것을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문을 걸어 잠갔다. 가난한 시대에는 남을 믿는 것보다 자기 것을 지키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때 여행자는 이렇게 제안한다.

"괜찮습니다. 저는 돌멩이만 있으면 최고의 스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 황당한 말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돌멩이로 스프를 만든다고?'


여행자는 마을 한 가운데 솥을 걸고 큰 돌멩이 하나를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끓이기 시작했다.

"음... 정말 맛있어질 것 같은데 당근 하나만 있으면 더 좋을 텐데."

그러자 누군가 집에서 당근을 가져왔다.

"양파가 조금 있으면 훨씬 깊은 맛이 날 텐데."

또 다른 사람이 양파를 가져왔다.

감자, 셀러리, 고기, 허브….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셋이 열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돌멩이 수프가 완성되었다.

문을 굳게 닫았던 사람들이 어느새 솥 주변에 모여 있었다.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완성된 스프를 함께 나누어 먹었다.

사람들은 감탄했다.

"세상에, 돌멩이 스프가 이렇게 맛있다니!"


하지만 정말 돌멩이 때문에 맛있었던 것일까?

혹시 돌멩이에서 미네랄이 우러나와 국물이 깊어진 것은 아닐까?

마법의 돌멩이가 만드는 진국이었을까?

그러나 우리는 다 안다. 그 스프를 맛있게 만든 것은 돌멩이가 아니라, 사람들이 조금씩 내어놓은 재료였다는 것을.

펄펄 끓는 돌의 은은한 열기가 재료의 우마미를 진하게 우려냈고, 무엇보다 마을 사람 한사람 한사람이 직접 보탠 재료가 만들어낸 참여의 맛이 최고의 조미료가 되었다. 당근과 양파, 감자와 셀러리, 고기와 허브가 하나씩 더해지면서 맹물은 어느새 제대로 된 한 끼의 음식이 되었다.


그렇다면 돌멩이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을까?

난 오히려 돌멩이가 사람들을 모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돌멩이라는 키워드를 던지니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냥 음식을 달라고 했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터이다.

그러나 돌멩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키워드’였고, 그래서 그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든 '브랜드'였다.

"돌멩이 스프"

좋은 브랜드는 제품을 설명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게 만든다.

돌멩이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상상력을 움직였다.

결국 세상을 바꾼 것은 돌멩이가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만든 이야기였다.


여행자가 마을을 떠난 뒤에도 사람들은 돌멩이 스프를 계속 만들었다.

이제는 돌멩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함께 모여 한 사람씩 재료를 가져오는 시간이 가장 소중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스프는, 가장 좋은 재료로 만든 스프가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든 음식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도 비슷하지 않을까? 거창한 설득보다 때로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은 아이디어(돌멩이) 하나가 단단한 빗장을 풀고,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위대한 기적을 만들고, 함께 공동제작자가 되어 참여하게 만드는 퍼포먼스가 기적을 만들 듯 말이다.

Image Created by Gemini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