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을 읽어보다 ⑤

내 감정을 읽어보다 ⑤

by신은정



열흘간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교육이 끝났다.

매일 여덟 시간씩 이어진 교육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7일째부터는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럼에도 끝까지 즐겁게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한 열한 명의 인연 덕분이었다.



교육 중 우리는 자연스럽게 '도시락 데이'를 만들었다. 하나씩 정성껏 싸 온 반찬을 바카라상 위에 펼쳐 놓고 서로 권하며 나누어 먹었다. 웃으며 한입씩 맛보다 보면 서른 분의 점심시간은 늘 아쉽게 끝났다.

다음 날도 반찬이 많이 남았다.

"찰밥만 사 오면 되겠다."

누군가의 말에 찰밥 하나가 더해졌고, 또 한 번의 도시락 데이가 이어졌다. 거창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함께 나누어 먹는 그 시간은 교육 기간 내내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 되었다.

점심을 먹던 어느 날 왕언니가 말했다.

"짜장면이 먹고 싶다."

길 건너 '청담'이라는 중국집은 입소문이 난 곳이었다. 우리는 수료증을 받는 날을 '짜장면 데이'로 정했다.

수료증을 받으러 간 날, 여덟 명이 함께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미리 예약해 둔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짬뽕, 울면, 꿔바로우를 나누어 먹으며 열흘 동안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어 갔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작은 케이크를 준비했다. 바카라상을 붙여 케이크를 올리고 초를 한곳에 모아 꽂았다.

"모닥불 같아서 더 예쁘다."

누군가의 말에 모두 웃었다.

나는 말했다.

"누가 축하해 주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축하할 일은 축하하며 살아요."

모두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누구의 생일도 아니었지만, 열흘 동안 함께 애쓴 우리를 위한 축하였다.



함께 배우고, 함께 웃고, 서로를 응원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 작은 해프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 열쇠를 잃어버린 것이다.

가방을 뒤졌다. 자동차 본네트 위에 가방을 올려놓은 채 물건을 하나씩 다시 확인했다. 그래도 열쇠는 보이지 않았다.

교육장에 전화했고, 중국집과 빵집, 빽다방까지 다시 찾아가 살펴보았다. 하나로마트 주차관리팀에도 도움을 요청하고 매직카에도 연락했다. 분실물센터까지 확인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차는 하루 더 주차해 두어도 된다는 말을 듣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보조키를 들고 다시 하나로마트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 위치는 A20.

내 차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차 키도 차 안에서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고 보니 기어를 드라이브에 둔 채 시동을 끄는 바람에 배터리가 방전되어 있었다. 결국 매직카를 다시 불러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웃음이 났다.

필라테스 수업에는 늦었다. 선생님께 상황을 전하고, 매직카를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조급함부터 앞섰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하나씩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해결하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글을 쓰며 보낸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내가 조금 달라졌구나.

교통사고 이후 다시 걷기 시작했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지나온 시간들이 어느새 나를 조금씩 바꾸고 있었다.

이번 교육은 자격증 하나를 얻기 위한 시간만은 아니었다.

조급함보다 여유를,
불안보다 해결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으로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만난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이제 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겨도 하나씩 해결하며 다시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교육에서 얻은 가장 큰 자격증은, 조금 더 단단해진 나 자신이었다.



*사진을 찍지 못했더라구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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